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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집이건 6~70년대 마루 풍경은 닮았습니다. 북쪽으로 난 창 위쪽에 큼지막한 액자가 걸려있고 그 속에는 크기가 제각각인 빛바랜 사진들이 시간을 잊은 채 서로 살을 대고 걸려있습니다. 한가운데는 할아버지 할머니 환갑 사진이 자리하고 그 옆에는 부모님의 흑백 결혼사진이 있습니다. 그리고는 막내 삼촌이랑 나이가 같은 큰 형의 빡빡머리 중학생 시절 증명사진도 보입니다.
사진과 앨범이 귀하던 시절 대부분 집에서는 마루 벽면 위 또는 안방 뒷문 위쪽에 큼지막한 액자를 걸어두고 기념될만한 사진이 생길 때마다 그때그때 액자를 내려 사진을 추가하거나 바꾸던 때가 있었지요. 올망졸망한 아이들이 커 나가면서 하나씩 찍어 나르던 사진과 그 아이들이 커서 결혼한 사진 그리고 손자들이 태어나면서 찍어 보내온 사진은 빠짐없이 그 액자로 올라갔기에 액자 속 사진은 흐르는 물처럼 고여 있지 않고 수시로 교체되곤 했습니다.
“경성부 공평동 종로에 새로 설립한 금옥당은 가옥과 기계를 새로 완비하고 우수한 기술로 일반의 순응에 응하는데 경성시내 현재 조선사람이 경영하는 유일한 사진관으로 설비가 완전하다더라.” 동아일보 1920년 5월 24일자에는 “금옥당 사진관 개업, 유일한 조선인 경영사진관”이란 제목의 기사가 보입니다. 말하자면 한국 최초의 사진관인 셈이지요. 지금은 손말틀(핸드폰)로도 사진을 찍을뿐더러 동영상을 찍는 시대라 집집이 있던 큼지막한 액자는 내려온 지 오래입니다만 아직도 시골집 마루에는 파리똥이 묻은 낡은 액자 속에서 웃고 있는 가족들의 화목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집이 있습니다. 드물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