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나기 무섭게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9월 15일 전국 곳곳에 사상 초유의 정전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예고 없는 정전사태에 전국이 일대 혼란에 휩싸였고 피해도 속출했다. (생략) 이번 사태의 시초는 전력 사용량의 폭주였다. 9월 15일 오전만 해도 예비전력은 600만㎾로 넉넉했지만 오후 2시 이후 최대 전력수요로 예상했던 6,400만㎾를 320만㎾ 이상 초과하면서 불안한 조짐이 보였다. 오후 3시 무렵 상황이 심각해지자 전력거래소는 예고 없이 순환정전을 실시했고, 전국 곳곳에서 정전사태가 속출했다. 약 5시간 동안 벌어진 동시다발적 정전사태에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위는 <일요신문> 2011년 9월 21일 자 기사입니다. 물도 그렇고 전기도 펑펑 써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줄 알았던 시민들은 예고 없는 갑작스러운 정전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요. 이후 전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절전형 전기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전기 절약 시대에 들어선 것입니다.
“지금 전기를 절약하지 아니하면 나중에는 아주 없어진다. 필요치 않을 때는 불을 끄자. 전기를 절약하자.”와 같은 구호가 나붙었던 적이 있었지요. 해방 직후 한국의 전력 설비와 발전량의 90% 이상이 38선 이북지역에 편중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다가 화력발전 중심의 이남지역 발전소들은 일본으로부터의 유연탄 공급 중단, 일본인들의 설비 파괴, 보수 미비에 따른 설비 노후와 고장 따위로 전력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었기에 이러한 절전 캠페인을 벌였던 것입니다. 지금은 당시보다 월등히 좋아진 환경이라고는 하지만 전기 부족 현상은 여전하지요. 절약하는 길이 가장 좋은 길일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