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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312. 내 구멍이 더 크다, 엿치기의 추억 - 그때를 아십니까 (17)

   

“야 내 구멍이 크다!”
“아냐 내 구멍이 더 커!”“뭐야 내 것이 더 크다니까”
동무끼리 자기 엿에 난 구멍이 더 크다고 싸웁니다. 그러면 엿장수 아저씨가 심판이 되어 줍니다. “오늘도 내가 졌네! 재수 없어.” 투덜거리는 아이. 하지만, 소박한 엿치기에 동무들의 우정은 깊어집니다.

70년대만 해도 곳곳에서 벌어졌던 엿치기. 엿을 동강 낸 다음 엿 속에 난 구멍이 더 커야 이기는 놀입니다. 진 사람은 엿값을 내야만 하지요. 지금은 인사동 또는 민속행사장이나 가야만 볼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컴퓨터가 없던 시절에는 엿치기도 아주 중요한 놀이의 하나였죠. 그런데 엿치기를 하려면 엿값이 있어야 합니다. 용돈이 없던 아이들은 엿장수의 가위질 소리만 들리면 잽싸게 집 뒤꼍에 숨겨뒀던 떨어진 고무신짝이나 구멍 난 양은그릇을 들고 뜁니다.

예전 아이들에겐 엿치기 말고도 자치기, 못치기, 구슬치기 같은 놀이도 있었습니다. 자치기는 긴 막대기로 짧은 막대기를 쳐내는 것이고, 구슬치기는 구슬 하나를 손톱으로 튕겨서 다른 구슬을 맞추는 놀이지요. 지금 돌아보면 참으로 순박한 놀이였습니다. 이러한 놀이를 되살리고 싶어도 시멘트 환경에서는 어렵습니다. 예전에 "치기"가 붙은 놀이는 마당이 있어야 하고 그 마당에는 흙이 깔렸어야 가능한 놀이였습니다.

같은 '치기' 가운데 유일하게 마당과 상관없는 게 '엿치기'지만 지금은 엿도 모두 1개 단위로 포장되어 파는 것이 많고 설사 이것으로 엿치기를 한다 해도 구멍 크기가 견주기 어려울 때 엿장수 아저씨가 심판도 서주지 않지요. 혹시 슈퍼 아저씨에게 심판을 자청한다면 아저씨는 "얘 바쁘다. 저기 가서 놀아라." 하실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