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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322. 비췻빛이 아닌 흑갈색 청자를 아시나요?

   

국립중앙박물관에는 보물 제340호 “청자철채백화삼엽문매병(靑磁鐵彩堆花蔘葉文梅甁)”이 있습니다. 이 도자기도 역시 청자의 하나입니다만 보통의 청자가 비췻빛인데 견주면 흑갈색을 띠는 특이한 청자입니다. 이 도자기는 청자 바탕흙으로 매병을 만든 다음 어두운 흑갈색 물감인 철사를 바르고, 몸체 양면에 3개의 잎이 붙은 무늬를 얇게 판 뒤 백토를 발라 청자유를 입혀 구운 것으로 높이 27.5cm 크기입니다.

이 잎 무늬 매병은 자연스러운 붓자국이 잎맥처럼 남아 있는데 휙 꼬부려서 내리그은 줄기 끝 부분이 특히 아름답고 전체적으로 보면 단순 소박하게 그려 대비와 조화가 잘 이루고 있다는 평을 받습니다. 또 목이 짧고 각진 입을 가진 이 매병은 풍만한 어깨로부터 몸체에 이르는 선이 과장되지 않고 아름답게 표현되었지요.

같은 기법으로 만들어진 도자기로 높이 35.2cm인 청자철재퇴화운학문매병(靑磁鐵彩堆花雲鶴文梅甁)도 있습니다. 이 청자가 위 작품과 다른 점은 잎새 무늬가 아닌 구름과 학 무늬가 새겨졌다는 점입니다. 고려청자 하면 무조건 비췻빛이라고 생각하던 분들은 흑갈색 청자도 있음을 이해하셔야 할 것입니다. 천여 년 전에 만들어진 비췻빛 청자와 흑갈색 청자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러 냉방이 잘된 박물관 나들이는 어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