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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349. 집들이 선물로 최고였던 양초 - 그때를 아십니까(25)

   

자신의 몸을 불태워 세상의 빛이 되는 양초가 있습니다. 그 양초는 이제 효용성이 줄어 추억의 저편으로 사라지고 있지만, 예전엔 어느 집이나 꼭 있어야 하는 것이었지요. 지금과 같지 않고 심심하면 정전이 되던 그때 “얼른 초를 찾아 불을 켜라.” 하시던 어머니 말씀이 아직도 제 귀에 생생합니다.

양초는 파라핀이나 밀랍처럼 적당한 온도에서 녹는 가연성(可燃性) 고체를 원통형 모양으로 만들어, 가운데에 무명 같은 심지를 넣은 불을 밝히기 위한 연료였지요. 양초가 언제부터 쓰였는지는 잘 알 수 없지만 옛날부터 밀랍이 알려졌으며, 뭄바이나 그리스의 유적, 중국의 옛 무덤에서 청동으로 만든 촛대가 발견된 것으로 보아 아마도 기원전 3세기에는 이미 썼을 것으로 봅니다.

그 양초는 예전 60~70년대 까지만 해도 집들이나 개업 선물로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촛불이 주변을 환하게 밝히듯 집이나 가게가 크게 일어서기를 바랐던 것이지요. 최근엔 정전이 거의 없어서 양촛불을 켜고 자다 불이 났다는 뉴스 같은 것은 별로 없지만, 그대신 촛불집회 이야기는 한동안 자주 듣곤 했지요. 국외로 눈을 돌리면 일본대지진이 난 이후 양초 수출이 크게 늘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또 배우 전지현이 결혼식 답례품으로 양초를 주었다는 훈훈한 소식도 있지요. 이제 추억의 저편으로 사라지고 있는 양초지만, 흔쾌히 세상을 위해 자신의 몸을 내주는 양초를 닮은 사람은 찾아보면 의외로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