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9일부터 20일까지 폭우가 억수 같이 내리고 태풍이 심하게 불어 사람이 서있지 못하였고 지붕의 기와가 모두 날아갔으며, 모래가 날리고 나무가 뽑혔으며, 낮인데도 어두컴컴하였다. 논의 올벼와 늦벼는 이삭이 패었다가 모두 떨어졌으며 논밭의 각종 곡식도 모두 손상되었다. 이는 근고에 없던 변으로 가을에 추수할 가망이 없어졌다. 부의 아래쪽 들판 1천여 섬지기나 되는 논밭이 매몰되었고 크고 작은 민가가 전부 떠내려가 사람들이 의지할 데가 없게 되었다. 대관령 아래서부터 해변에 이르기까지 논밭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흰모래만 가득히 널려 있으며 익사한 소와 말도 부지기수이다.”
위 내용은 선조실록 38년(1605년) 8월 8일 강릉지방의 태풍 피해 기록입니다. 그런가 하면 영조 17년(1741)에는 "호남에 큰 홍수가 져서 7백 78호가 표류(漂流)하였으며, 큰 바람이 불어 나무가 꺾어지고 가옥이 무너졌다. 관서(關西)에는 크게 역질(疫疾)이 돌아 사망한 자가 무릇 3천 7백여 명이나 되었다"는 기록을 포함하여 조선왕조실록에는 무려 큰바람(大風) 707건, 큰비(大雨) 960건을 비롯한 자연재해의 기록이 많이 있습니다.
이번에 한국을 덥친 2개의 거대한 태풍이 지나간 자리마다 아름드리 나무가 뽑히고 수확기를 앞둔 농작물과 특히 과수원의 배,사과 따위의 과일 피해가 커서 농민들의 마음을 아프게했지만 일부 대형 마트에서 농촌을 돕는 뜻에서 낙과(떨어진 과일)를 파는 행사를 마련하여 시민들의 호응이 크다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어려움을 보고 외면하지 않는 마음이야 말로 우리 겨레가 오랫동안 지켜온 아름다운 덕목이자 이웃사랑을 실천하던 마음 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