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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74. 국악기 분류하는 방법이 다양하다

 

 






우리나라에 현재까지 전해지는 국악기는 약 60여종에 달한다. 이렇게 전해지고 있는 수많은 악기가운데는 음악 연주용이 아닌 의식에 필요한 의물(儀物)에 가까운 것도 있고, 사용법을 잃고 보관되어 있는 악기들도 포함되며, 문묘제례악(文廟祭禮樂)과 같은 음악에 상징적으로 편성되는 악기들도 상당수 있다.

따라서 이런 종류의 악기들을 제외하면 약 20여종의 악기가 오늘날까지 활발하게 쓰이고 있는 셈이다. 이 국악기를 분류하는 방법으로는 전통적으로 해 오던 계통에 따른 분류와 재료에 따른 분류가 있고 현대의 분류법에 따라 연주법(演奏法)에 의한 분류방법, 민족음악학적인 분류법 등 네 가지 방법에 의하여 구분하고 있다.

첫째의 분류방법은 음악의 계통에 따라 구분하는 분류이다. 음악의 계통이라 함은 과거 우리 음악의 갈래를 의미하는 말로 중국 고대의 아악(雅樂)인가, 중국의 속악인 당악(唐樂)인가, 한국땅에서 생성된 향악(鄕樂)인가 하는 분류에 따라 그 악기가 어느 계통의 음악에 편성되어 쓰였는가 하는 즉, 용도에 따른 분류방법이다.

≪악학궤범(樂學軌範)≫의 분류에서는 <향부악기>로 거문고, 가야금, 향비파, 대금, 향피리, 소관자, 풀피리 등 7종이 있고 <당부악기>에는 방향, 박, 장구, 당비파, 해금, 아쟁, 당적, 당피리, 퉁소, 태평소를 포함하여 13종이 있으며 <아부악기>에는 편종, 편경, 훈, 지, 약, 적을 포함하여 45종이 있다. 그래서 이를 악학궤범에 의한 분류라고도 말한다.

둘째의 분류방법은 악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주요 재료에 따라 분류하는 방법이다. 재료라 함은 대나무나, 가죽, 실, 쇠, 돌, 나무와 같은 악기의 원재료를 말한다. 즉 그 악기가 무슨 재료로 만들어 졌는가 하는 점에 따라 분류하는 것이다. 재료에는 쇠붙이(金), 돌(石), 실(絲), 대나무(竹), 박(匏), 흙(土), 가죽(革), 나무(木) 등 8종의 재료가 있다. 이 8종의 악기 제작재료를 일러 팔음(八音)이라 부른다. 쇠붙이로 만든 금부악기로는 편종, 방향, 운라, 나발. 등이 있고, 돌을 깍아 만든 석부악기로는 편경, 특경이 있다.

또한 명주실을 얹어 만든 사부악기에는 거문고, 가야금을 비롯한 현악기들이 포함되며 , 대나무로 만든 죽부악기에는 피리, 대금을 포함한 관악기의 대부분이 여기에 속한다. 박으로 만든 포부악기에는 생황이 유일하고, 흙을 구워 만든 토부악기에는 훈과 부가 있으며 가죽을 씌워 만든 혁부악기에는 장구와 좌고를 비롯한 대부분의 북종류의 악기가 포함되며 나무로 만든 목부악기에는 박이나, 축, 어 등이 포함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에 따른 분류라고도 한다.

이상, 계통에 따른 분류와 재료에 따른 분류 방법은 주로 옛 문헌에 의해 분류해 오던 전통적인 분류법이라 하겠다.

셋째의 분류법은 연주법(演奏法)에 의한 방법이다. 연주법에 의한 방법이란 입으로 불어서 소리내는 관악기, 줄을 울려 소리내는 현악기, 치거나 울려서 소리내는 타악기 등으로 구분하는데, 비교적 널리 쓰이는 분류방법이 되고 있다. 관악기에는 대금, 소금, 피리, 태평소, 생황, 나각, 나발처럼 가로로 불거나 세로로 부는 악기들을 포함하고 있고, 현악기에는 거문고, 가야금, 아쟁, 해금, 비파, 공후 등이 있으며, 타악기에는 편종, 방향, 운라, 편경과 같은 음정이 있는 유율타악기와 자바라, 박, 축, 어, 장구, 좌고와 같은 음정이 없는 무율타악기로 분류하는 성능 분류법이다.

넷째의 분류는 작스(C.Sachs)와 호른보스텔(Hornbostel)의 분류체계에 따라 악기를 나누고 있는 민족음악학적인 방법인데,  각 악기의 음향학적 진동을 유발하는 방법에 따라 분류하는 이 체계는 관악기현악기타악기의 3분법에서 타악기를 악기의 몸체를 울려 소리내는 체명악기(體鳴樂器)와 가죽을 진동시키는 피명악기(皮鳴樂器)로 세분한 점이 특징이다. 그리고 줄을 울려서 내는 현명악기(絃鳴樂器)와 바람을 불어 넣어 소리내는 기명악기(氣鳴樂器) 등으로 분류하는 방법은 위의 연주법 분류와 동일하다.

앞으로 이 난에 전통음악에서 주요하게 쓰이는 악기들을 중심으로 생성과정이나 쓰이는 곳, 연주법, 음색의 특징 등을 소개해 나가고자 한다. 우리음악에 관심 있는 독자 여러분의 애독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