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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385. 추석이라는 한자말 보다 토박이말 한가위로

   

며칠 뒤면 우리 겨레의 가장 큰 명절 한가위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보통 한가위가 아니라 추석이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그런가 하면 중추절, 가위, 가윗날, 가배절, 가붓날이라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 말밑(어원)은 무엇이며, 어떤 말을 쓰는 게 바람직할까요?

먼저 중국에서는 가을을 셋으로 나눠 음력 7월을 맹추(孟秋), 8월을 중추(仲秋), 9월을 계추(季秋)라고 불렀는데 그에 따라 8월 보름을 중추라 한 것입니다. 이 말 말고도 추석이라는 말이 있는데 추석은 5세기 송나라 학자 배인의 ≪사기집해(史記集解)≫의 “추석월(秋夕月)”이란 말에서 유래합니다. 여기서 “추석월”의 뜻은 천자가 가을 저녁에 달에게 제사를 드린다는 뜻이었으나 중국 사람들은 이 말을 거의 쓰지 않습니다.

“한가위”는 "크다"는 뜻의 '한'과 '가운데'라는 뜻의 '가위'라는 말이 합쳐진 것으로 8월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뜻입니다. 또 '가위'라는 말은 신라에서 유래한 것인데 다음과 같은 삼국사기의 기록이 있습니다. "신라 유리왕 9년에 나라 안 부녀자들을 두 편으로 갈라 음력 7월 열엿새 날부터 8월 보름까지 길쌈을 짜게 하였다. 그리곤 짠 베로 승부를 가름하고, 진편에서 술과 음식을 차려 이 날 달 밝은 밤에 길쌈을 한 부녀자들이 밤새도록 ‘강강술래’와 ‘회소곡’을 부르며, 춤을 추고 흥겹게 놀았다. 이것을 그 때 말로 ‘가배→가위라고 하였다.” 한가위를 가위, 가윗날, 가배절, 가붓날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서 유래한 말이지요. 따라서 말밑이 불분명한 추석보다는 신라에서부터 오랫동안 쓰인 토박이말 “한가위”를 쓰는 게 좋을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