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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419. 각국 정상을 대접한 최고급 음식 '과즐'

   

지난 3월 뉴스를 보면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한식 메뉴로 김치전, 녹두전, 잡채처럼 우리 식탁에서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음식과 함께 궁중신선로, 한차와 과즐 등을 포함해 한식의 고급스러움까지 더했다.”는 내용이 보입니다. 여기서 각국 정상들을 대접하는 최고급음식에 꼽힌 “과즐”은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전통과자를 흔히 “한과(韓菓)”라 하는데 이는 중국의 “한과(漢菓)”와 헷갈릴 염려가 있고, 서양과자 "양과(洋菓)"와 구별하려고 만든 말이어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원래 한과를 우리는 “과즐”이라 불렀고, 과즐은 흔히 유밀과(油蜜菓)를 뜻하지만 정과(正果, 각종 과일이나 생강 ·연근 ·당근 ·인삼 따위를 꿀이나 설탕에 재거나 조려서 만든 과자), 다식(茶食), 숙실과(熟實果, 밤·대추와 같은 과실을 꿀로 달게 하여 만든 음식), 과편(果片, 신맛이 나는 앵두, 모과, 살구 따위의 과육에 꿀을 넣고 졸여서 굳힌 음식) 따위를 포함한 전통과자를 뜻합니다.

이 과즐 곧 유밀과는 통일신라 때 불교 행사의 제물로 쓰기 시작한 것인데 고려 충렬왕 22년(1296년) 몽고의 공주를 왕비로 맞을 때 잔칫상에 올렸다는 기록이 보이고, 고려 때 귀족층에서 기호품으로 크게 유행했다고 하지요. 그런데 명종(재위 1170∼1197) 때에 와서 이 유밀과 재료인 기름과 꿀이 동이 나자 유밀과 금지령을 내리고 과일을 쓰도록 했습니다. 이후 조선 태조 때는 중국 사신을 접대하는 연회 이외에는 금지하도록 임금께 건의하는가 하면 조선시대 법령의 집대성인 ≪대전회통(大典會通)≫에도 “헌수(환갑 잔치 따위에서 술잔을 올리는 것), 혼인, 제향 말고 조과(유밀과)를 쓰는 사람은 곤장을 때린다.”고 규정할 정도였습니다. 예전에 고급음식이었던 과즐을 다시 즐겨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