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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은 이색의 고향 괴시리 전통마을

영덕에서 대게 먹고 전통마을도 둘러보자

[그린경제=김영조 문화전문기자]  이색은 타고난 자질이 밝고 슬기로웠으며, 학문이 정박(精博)하고 마음가짐이 관대하였다. (중략) 후학을 가르치는 데에도 애를 쓰고 부지런하여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문장을 짓는 데는 붓만 잡으면 즉시 쓰되 사연이 정밀하고 간절했었다. 문집 55권이 세상에 나왔다. 집을 위해서는 재산의 유무(有無)를 묻지 않았으며, 평시에 경솔한 말과 갑자기 노여워하는 얼굴빛을 보지 못했다. (후략)” 

   
▲ 해촌 남극만이 조선 영조 51년(1775년)에 지었다는 괴시마을 해촌고택(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199호)

이는 고려 말 대학자인 목은 이색(牧隱, 李穡: 1328~1396)의 졸기(卒記)로 태조실록 9(1396)에 있는 기록이다. 그는 경상북도 영덕 괴시마을에서 태어났다.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곳은 고색창연한 기와집이 즐비한 곳으로 영양 남씨 집성촌이다. 괴시리의 다른 이름은 호지촌(濠池村)인데 그런 만큼 주변에는 동해로 흘러드는 송천(松川) 주위에 늪이 많다. 

목은 선생은 뛰어난 문장가로 원나라에서 이름을 떨쳤으며 고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들른 중국 구양박사방(歐陽博士坊)이란 마을이 호지촌과 풍경이 비슷하다 하여 그 이름을 따 괴시마을(槐市)로 부르기 시작했다. 

   
▲ 고려말 대학자 목은 이색을 기리기 위한 "목은기념관" 괴시마을 안쪽에 있다.

괴시마을은 고려말 목은 선생의 외가인 영양 남씨 외할머니가 처음 이 마을에 입주한 이래 영해 신씨(申氏), 신안 주씨(朱氏)등 타성(他姓)이 일부 살다가 인조8(1630)부터 타성이 점차 이주해 나가고 조선 중기 이후부터는 영양 남씨의 집성촌으로 바뀌었다. 

마을 앞은 동해안의 3대 평야인 기름진 영해평야가 펼쳐져있고 남동쪽의 망일봉(望日峰)에서 뻗어 내려오는 산세가 마을을 입()자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다. 이러한 자연 지형에 맞추어 대부분의 고택들이 서남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마을을 가로 지르는 기와토담 골목길을 중심으로 2~3백년 된 자형 구조의 집이 배치되어 있어 영남의 양반촌에서도 쉽게 보기 어려운 전통한옥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영덕의 괴시 전통마을은 경북민속자료 제75호인 영양 남씨 괴시파종택(槐市派宗宅)을 비롯한 많은 문화재가 있으며 특히 근대에는 1919년 영해지방의 3·18독립만세의거를 주동한 남세혁 애국지사 (신돌석 의병 적극 후원, 협창학교 설립 항일사상 고취, 만주 망명 독립군 모집, 건국훈장 애국장)를 시작으로 남진두, 남효직, 남응하 등 수많은 항일운동에 투신한 애국지사를 배출한 마을로도 유명하다 

   
▲ 괴시마을 대남댁 안내판. 남준형이 조선 영조 42년(1766년) 지었다는 설명으로 이 마을에는 이렇게 300년 가까이 된 옛집들이 많다.

   
▲ 아름다운 괴시리 영은고택

이곳에는 문중수호를 위해 지은 추모제(追慕齊)와 같은 제사(齊舍) 6곳에서 해마다 유가의 규범과 행의(行誼)를 지키는 제사를 행해오고 있으며 괴시마을 위쪽에는 이곳 출신 목은 이색 선생의 기념관도 들어서 있다. 이곳에서는 격년제로 목은 이색을 기념하기 위한 목은 문화제도 열리고 있다. 시간의 흐름이 대도시와 다르게 흘러가는 곳! 영덕의 괴시전통마을과 목은 기념관을 돌아보면서 새롭게 떠오르는 영덕의 명소 괴시전통마을의 의미를 새겨보자

   
▲ 마을 들머리 괴정의 멋스러운 "槐亭(괴정)" 편액

   
▲ 입춘축 "신도울루(神荼鬱壘)"가 붙은 괴시마을 한 집의 대문. 신다와 울루는 귀신을 잡는 귀신으로 이 집에서 악귀를 쫒아내기 위한 염원이 담겨 있는데 이 "신다울루"를 써붙인 집은 이제 보기 드물다.

 

   
▲ 괴시마을의 아름다운 한옥담장길

   
▲ 또 다른 한옥담장길

   
▲ 괴시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엔 현대식 집도 있는데 장미와 빠알간 우체통이 아름답다.

   
▲ 멀리서 본 괴시마을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