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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식

오정화 애국지사, 국립대전현충원에 잠들다

[독자얼레빗 115]

[그린경제=이한꽃 기자] 

“임진년 행주대첩 아낙들 / 행주치마 돌 나르며
왜군 물리친 땅 / 즈믄 해 흐르는 강
행주나루 동막상리 흥영학교 / 스무살 처녀 선생
가갸거겨 가르치며 / 조국의 민족혼 심던 이여"


   
 

위는 오정화 애국지사에게 드리는 헌시인 “고양 동막상리의 만세운동 주동자 오정화”라는 제목의 시 가운데 일부입니다. 오정화 애국지사(1899. 1. 25~1974. 11. 1)는 1919년 3월 5일 당시 경기도 고양군 용강면 동막상리에서 일어난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하여 유관순 열사와 함께 서대문 형무소에 투옥되었던 분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분입니다.

지난 7월 3일은 오정화 애국지사의 새로운 무덤을 대전국립현충원에 마련하는 날이었습니다. 그간 오정화 애국지사는 대구에 무덤이 있었으나 이번에 미국에 거주하는 팔순 따님과 사위 그리고 손자 손녀들을 비롯한 십여 명의 후손들이 고국에 와 무덤을 이장하게 된 것입니다.  

어머니의 무덤 이장을 보기 위해 고국나들이를 한 팔순의 따님 내외와 칠순의 아드님 등 제가 이 가족과 알게 된 것은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집 《서간도에 들꽃 피다》3권에 오정화 애국지사를 다루면서였습니다.

특히 손녀인 아그네스 안 씨는 미국 보스톤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활약하면서도 틈틈이 일본의 역사 왜곡사실을 밝히고 자라나는 교포자녀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분으로 해마다 미국의 역사교사들을 인솔하여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러 오는 열성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분입니다.

오정화 애국지사는 후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새로운 곳에서 영원히 잠드셨습니다. 뜨거운 7월의 태양이 내리쬐고 있었지만 가족들은 미동도 않고 오정화 애국지사 무덤에 봉토를 마쳤고 뒤이어 저는 오정화 애국지사께 드리는 헌시를 낭송했습니다. 누구라 할 것 없이  눈가에 뜨거운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렸습니다. 하지만 이내 눈물을 거두고 기쁜 얼굴로 오정화 애국지사의 영면을 빌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오 애국지사의
뜨거운 나라사랑 정신을 잊지 말자고 가족들과 함께 다짐하며 발길을 돌렸습니다.

                                     이윤옥  / 시인, 《서간도에 들꽃 피다》 지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