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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거리

한여름 밤, 선비들의 낭낭한 책 읽는 소리

[공연] “송서∙율창 꽃 피우다”

[그린경제=김영조 기자]  송서(誦書)와 율창(律唱), 분명 국악의 한 장르다. 예전엔 마을에 아이들 울음소리와 함께 들려야했을 소리가 바로 송서와 율창이라고 했다. 그런데 최근엔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책 읽는 이가 없는 것도 물론이려니와 송서와 율창은 일제강점기 그 맥이 끊어져버렸기 때문이다. 


   

                     ▲ 대학,중용 등 송서 공연을 하는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1호 유창 명창


하지만 이를 부여잡고 몸부림치는 아니 온 겨레에 알려내고 다시 부활시키고자 애 쓰는 이가 있다. 바로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1호 유창 명창이 그다. 그 유창 명창과 제자들이 지난 24일 서울 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민속극장 풍류에서 ()서울전통문화예술진흥원 주최, 송서율창보존회 주관으로 송서(誦書)율창(律唱) 꽃 피우다공연을 펼쳤다.  


이날 공연이 시작되자 객석은 그야말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기자가 자주 와봤던 이곳 민속극장 풍류는 공연 때마다 빈자리가 많았었는데 이번 공연은 서서보는 사람이 십 수 명이 되었고, 공연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거의 뜨지 않는 완전 성공작이었다 


   

▲ 인사말을 하는 서한범 전통음악학회 회장(왼쪽)과 해설을 하는 김영운 한양대 교수


   

                                 ▲ 삼설기(위)와 격몽요결 공연


   

                                 ▲ 영남루(위)와 사임당 신씨 향수시 공연


공연을 시작하자 한국전통음악학회 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는 고대 문장가들이 애독 애창하던 진귀한 시문(詩文)이나 수려한 문장내용이 달빛 고요한 밤에 선비의 낭랑한 목소리로 골마다 울려 퍼지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그리고 어린이들이 목청을 높여 천리(天理)와 진정(眞正)을 깨닫게 되는 명심보감을 부른다고 상상해 보라! 사라져가는 민족혼을 되찾자는 진정한 메시지로 들리지 않겠는가!”라고 격려의 말을 한다.  


그리고 한양대 김영운 교수가 나와 맛깔스러운 해설로 청중들에게 송서(誦書)율창(律唱)의 진정한 의미를 전해준다. 


이후 유창 명창과 40여 명의 제자들은 혼신을 다해 송서(誦書)율창(律唱)의 진면목을 보여주려 최선을 다한다. 특히 공연은 그동안 익히 들어왔던 삼설기, 등왕각서, 짝타령, 적벽부 만이 아니라 유창 명창이 법고창신(法古創新)하는 마음으로 새롭게 발굴해낸 명심보감, 대학, 중용, 계자제서 등과 율창의 효좌, 경포대 등을 선보여 수많은 청중들로 큰 환호성을 받았으며 끊임없는 정진하는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해준 무대였다고 청중들은 입을 모았다. 


   

                       ▲ 거문고에 맞춰 적벽부를 부르는 유창 명창


   

                            ▲ 경포대시(위)와 등왕각서를 공연하는 모습


   

                           ▲ 촉석루(위)와 만경대시를 공연하는 모습


이날 공연을 보러온 윤수애(주부, 서울 종로구 효자동) 씨는 정말 훌륭한 공연이었다. 한국인이면서 이런 훌륭한 공연을 모르고 있었다는 게 부끄럽다. 송서율창 같은 훌륭한 우리의 전통문화가 있음을 주위에 많이 알려 좋은 공연 한번 못 듣고 저 세상에 가는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해 함께 온 이들이 크게 공감했다. 


이번 공연의 중심인 유창 명창은 우리 선비문화의 대표적 음악유산으로 고품격의 멋스러움이 묻어나는 격조 있는 소리인 <송서율창>은 단순히 눈으로만 읽는 글 읽는 소리가 아니라 고전의 내용을 음미하고 행동으로 실천하기 위한 위기지학(爲己之學)의 총체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앞으로 저는 우리 전통성악 유산인 <송서율창>이 더욱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고, 동시대적인 음악 흐름과 호흡할 수 있도록 더욱 매진할 것이다.”라고 마음을 다졌다. 


이제 온 나라에 우렁찬 <송서율창>의 소리가 울려 퍼지길 기대해본다.

  

   

                       ▲ 민속극장 풍류를 가득 메운 청중들


   

                            ▲ 추풍감별곡(위)와 죽서루 공연


   

                     ▲ 짝타령(왼쪽)과 계자제서를 부르는 유창 명창


 

   

                                              ▲ 이무성 화백 작품 송서율창 공연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