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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한글 누가 지켜왔을까?

서평 《한글을 지킨 사람들》, 김슬옹, 아이세움

 

   
▲ 《한글을 지킨 사람들, 김슬옹, 아이세움》 표지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세종대왕은 오랜 연구 끝에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글자를 창제했다. 그리고 훈민정음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 위대한 훈민정음, 28개의 글자만 익히면 소리 나는 대로 글자를 적을 수 있지만 세종대왕이 만든 훈민정음은 명나라를 받들었던 사대부 양반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사대부들은 조선을 세우는 데 아주 큰 공을 세운 데다 조선의 지배계층을 이룬 집단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뜻을 꺾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한글이 스러지지 않고 오늘날 우리가 아주 편하게 쓰는 우리글이 된 것은 한글을 지켜 낸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글을 직접 만들고 널리 펴기 위해 노력한 세종대왕부터, 선왕의 뜻을 받들고자 한 세조와 성종, 최초의 한글 소설을 쓴 허균, 한글 문법의 뼈대를 세운 주시경 등이 있다. 한글을 지킨 사람들을 통해 한글이 왜 위대한 글자인지, 한글을 만들고 지켜 온 과정은 어떠했는지, 그리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다. 

세종대왕은 왜 한글을 만들었을까?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한글로 글을 적고, 읽으며 세상 만물과 소통한다. 그럼 이전에는 어땠을까? 우리 조상은 한글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그리고 널리 쓰이기 전까지 입으로는 한국어를 말하면서 글은 한자로 써야 했다. 한자는 아주 어렵고 오랫동안 공부해야 했기 때문에 양반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글을 읽고 쓸 수 없었다. 글자를 모르니 교육을 받을 수도, 지식수준을 높일 수도 없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세종대왕은 훈민정음을 만들었다. 글로써 백성들을 가르치고, 소통하고자 했던 것이다. 절대군주의 지극한 백성 사랑이 빚은 위대한 글자인 것이다. 

위대한 문자, 한글을 지킨 사람들 

   
▲ 책 내용 가운데 한글을 지킨 사람들 그림(헐버트, 김만중, 최현배 등)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은 신하들의 반발을 우려해 비밀리에 식구들과 실험을 했다. 절대 반대를 했던 사대부들을 따돌리고 훈민정음을 차제하기 위해서는 비밀리에 창제를 할 수밖에 없었다. 절대 음감이었던 정의공주는 세종의 소리 실험을 도왔다. 왕이 된 세조와 성종은 세종이 만든 훈민정음을 널리 알리기 위해 여러 책을 펴내고, 직접 한글을 사용했다.  

한편 집현전 학자들은 세종을 도와 훈민정음해례본을 만들었다. 훈민정음해례본은 새 글자인 훈민정음에 대해 설명한 해설서이다. 신숙주는 여기에 많은 이바지를 했는데 우리 소리의 표준을 정한동국정운을 집필하기도 했다. 최세진은 훈몽자회라는 책을 통해 한글 교육의 길을 열었다. 최초의 한글 소설인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과 구운몽을 지은 김만중은 민중과 소통하는 한글의 힘을 잘 알고 있었고, 우리글로 문학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또 주시경, 최현배, 이극로는 일제강점기, 우리 말글을 일제로부터 지키기 위해 한 몸 바친 분들이다. 우리말 문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민족의 얼이 담긴 우리 말글을 잃지 않기 위해 일생을 바쳤다. 특히 주시경 선생은 한복을 입고 주보따리란 별명처럼 보따리를 싸가지고 다니면서 수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해방 뒤 최현배 선생은 우리말 문법을 완성했고, 한글전용을 이루어냈다. 미국인 헐버트는, 한글과 조선을 한국인보다 더욱 사랑한 외국인으로, 최초로 한글로만 쓴 교과서를 직접 펴냈고 한글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선 사람이다.  

한글을 지킨 사람들에서는 이렇게 한글을 지키는 데 노력한 12명의 인물들을 만나 보면서, 한글의 우수성과 과학성, 그리고 이를 지켜 온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계가 인정한 한글의 우수성

   
▲ 책 내용에는 이량덕 작가의 그림이 친근감을 더해준다.

 

한글은 누구나 인정하듯 매우 짜임새 있고 조화롭게 만들어진 과학적인 글자이다. 훈민정음이 만들어졌을 때에는 28개의 글자였고, 오늘날에는 자음과 모음을 합쳐 24자를 쓰는데, 24자로 무려 11,172개의 글자를 만들 수 있다. 상상하기 어려운 글자 표현이고, 그래서 세계 어떤 말도 표기할 수 있다. 24개의 기본 글자들도 만들어진 원리가 우리의 발성 기관과 비슷하여 직관적으로 익힐 수 있는데다가 모양이 반듯하고 대칭을 이루어 읽고 쓰기도 쉽다. 이렇게 과학적이고 우수한 한글은 이제는 세계의 석학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이 책을 쓴 김슬옹 박사는 김슬옹 선생님은 철도고등학교 1학년(1977) 때 한글 운동에 뛰어들어 우리 말글의 슬기롭고 옹골찬 옹달샘이 되고자 슬옹이라 이름을 지었고 아예 호적이름까지 슬옹으로 바꿨다. 35년간의 한글 운동과 연구 공로로 문화체육부장관상(2012)을 받았고 EBS 한글 지킴이로 뽑힌 바 있다. ‘동아리라는 말을 백기완 선생님과 함께 처음으로 퍼뜨리기도 했다.  

연세대 국어국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쳤으며 상명대학교에서 훈민정음 연구로 문학박사, 동국대에서 맥락 연구로 국어교육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종한말글연구소 대표, 한글학회 연구위원, ()외솔회 이사, 문화체육관광부 국어심의위원, 한글박물관 자문위원, 을 맡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28자로 이룬 문자혁명 훈민정음37(공저 포함)이 있다.  

이 책은 한글 사랑을 가진 어른이 읽어도 좋을 책이다. 엄마가 아이와 함께 친근감 있는 글과 그림을 통해 세종대왕부터 헐버트까지 한글의 위대한 위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있게 접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글자 한글을 가진 겨레답게 오늘의 한글이 있게 한 위대한 인물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