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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읍 풍수와 통일수도 2

진용옥 교수의 통일생각 6

[그린경제/얼레빗=진용옥 명예교수]  평양은 역사의 흐름에 따라 그 명칭도 달라졌다. 왕검성(王儉城)·기성(箕城),낙랑, 서경, 호경(鎬京) 유경(柳京) 등이다. 단군이 이곳에 도읍을 옮겨 정하고, BC 813년에는 기자(箕子)가 후조선의 도읍으로 삼았고 BC 194년에는 위만조선의 도읍으로 계승되었다. 한때 낙랑군의 중심지였지만 고구려의 영향권으로 다시 편입되었다. 427년(장수왕 15)에는 도읍을 이곳으로 옮겨와 지금의 평양 동북의 안학궁(安鶴宮)이 중심에 자리 잡은 이후 522년(양원왕 8)에 지금의 평양을 중심으로 장안성(長安城)을 쌓고 586년(평원왕 28)왕궁을 이곳으로 옮겨, 전후 240년 동안 고구려의 정치·경제·문화·군사의 중심지로 삼았다고 한다.

고려시대에는 묘청이 서경 천도를 주장하면서 난을 일으키고 결국은 실패하게 되자 반역의 땅으로 낙인찍혔다. 조선시대에는 평양부에 관찰사를 두었지만, 1896년 8도에서 13도(道)로 분할하게 됨에 따라 평안남도의 도청 소재지가 되었으며, 광복이후 현재까지 조선인공의 수도이다.

 

   
 

이런 역사성 때문인지 평양이 한반도의 중심지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내친김에 역사적 정통성에 따라 통일수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과연 그래야 할 당위성은 무엇인가? 삼국유사에서 인용된 《위서》의 기록에는 고조선의 첫 번째 수도는 아사달이다.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은 이 아사달은 개성동쪽 백악궁이라고 고증했다. 그러나 아사달은 “해뜨는 언덕”이란 뜻이고 가장 먼저 해 뜨는 벌판이라면 그곳은 역시 백두산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고기에 나오는 삼위태백의 신시가 첫 수도로 보는 입장이다. 이곳에서 남행 천도를 몇 번 단행하면서 평양으로 옮겨 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편 고구려는 부여에서 발흥하여 졸본과 국내성을 거쳐 평양으로 천도한다. 그러므로 고조선 멸망부터 장수왕 천도까지 거의 5-600년 동안 평양은 수도가 아니었다. 따라서 이런 기록들만 보면 평양은 국가의 발원지가 아니라 남행천도의 일시적 대상지이거나 멸망의 이미지가 강하다. 아사달(백두산). 계림(경주), 오녀성(고구려 발상지)처럼 개국의 신화나 신성함보다는 전략적이고 정치적 이미지가 보다 강하다.

평양의 지형조건은 기본적으로 평원지역으로 반도 서북에 치중된 5개의 평야(용천, 재령, 안주박천, 연백) 가운데 하나이다. 서쪽으로는 오석산 줄기가 좌청룡을 형성하여 해안 방어가 비교적 용이하다. 북쪽으로는 묘향산 줄기의 끝자락으로 이어진 진산격이 된다. 서쪽으로는 백두대간의 지류인 언진산 줄기가 뻗어 내려 백호가닥으로 감싸인다. 남쪽으로는 멸악산이 목멱의 형태를 취하고 있어 서울로 보면 거역의 지세를 형성한다. 이러한 지세가 바로 서북의 반골 지역이라고, 차별에 대한 풍수지리걱 근원인지도 모르지만 아마도 지세보다는 편견에서 비롯되었을 공산이 더 크다.

이러한 지세는 위성사진으로 크게 본 형국이지만 고지도에 근거한 작은 시각으로 보면 평양성은 전체적으로 행주(行舟)득수의 형국이라 한다. 풍수에서는 이런 자리는 불안정하다고 본다. 이 때문에 연관정 깊은 물에 닻을 가라앉히고서야 안정을 찾았다는 풍수적 전설이 전해온다. 진산은 금수산이며, 대성산 남쪽으로 뻗어내려 모란봉이 되고 고지도에는 목멱산(서울의 남산처럼)이 바싹 연이어 있다.

 

   
▲ 평양성 형태

평양의 수도적 위치와 함께 우리시대의 화두 가운데 하나는 통일 국가에서 수도문제이다. 고려연연방공화국이나 연합제 국가형태가 제시된 바 있지만 수도를 거명한 사례는 없었고, 남북 어디에서도 구체적 대안 제시가 없었다. 다만 얼마 전 한나라당에서 휴전선 부근에 통일수도를 건설하자는 제안을 내놓는 정도이지만 행정수도 이전 논란으로 수면이하로 잠복한 상태다.

나는 10년 전 어느 토론 석상에서 철원-금화-평강의 3각 지대를 통일수도로 제시한 바 있으나 없던 이야기로 하자는 선에서 이 역시 묻히고 말았다. 하지만 철의 삼각지대에서 6.25때 피투성이로 싸웠던 곳에다 해원상생의 상징으로 통경(統京)을 건설하고, 개천(開天)의 수도 이름 아사달이 통일수도의 이름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리고 평양을 서경, 경주(부산)는 동경, 서울은 중경(中京), 연기공주(세종시)는 호경(湖京), 원산은 북경, 완도(광주)는 남경 등 5소경을 두고 통경 아사달에서 통일한국의 미래를 설계해 두어야 한다.
 

 

   
▲ 천하제일의 풍수도읍지 한양도성

 

– 정한수와 여인의 은밀한 곳을 많이 닮았다. 인간은 땅에서 나와 땅으로 둘아 가지만 실제로는 어머니의 자궁에서 나와 결국 어머니에게로 돌아간다. 대진여신 가이거의 품으로 한국 도읍풍수는 모두 어머니의 품이었고 모국(母國)이었다. 통일은 그렇게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