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서울시 대표 전통문화명소인 ▴남산골한옥마을(중구 퇴계로34길 28)과 ▴운현궁(종로구 삼일대로 464)이 올 한 해 동안 시민과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남산골한옥마을은 조선시대 후기 상류층부터 서민까지, 다양한 계층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한옥 5채를 남산 기슭으로 이전·복원해 조성한 전통문화공간이다. 도심 속에서 조선시대 주거문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야외 박물관’으로 국내외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운현궁은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사저이자, 고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까지 거주했던 ‘잠저’로 조선 후기 정치의 주요 무대다. 특히 노락당은 고종과 명성황후가 혼례를 올린 공간으로 역사적 의미가 깊다. 올해 두 문화명소는 전통 세시풍속과 역사성을 살린 기존 프로그램을 계속 이어오면서도 MZ세대 중심의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했다. 특히 전통예술작품 전시와 광복 80주년을 맞이 특별 기획공연 등을 다수 마련하여 의미를 더한다. 먼저 올해 새롭게 시작되는 프로그램들이 눈길을 끈다. 운현궁은 ‘운현궁에서 쉬라궁’ 프로젝트를 새롭게 시작한다. 시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고흥군(군수 공영민)은 오는 5월 3일부터 6일까지 나흘 동안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 일원에서 '제15회 고흥우주항공축제'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는 '위대한 인류의 비상, 지구문명에서 우주문명으로'라는 구호 아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우주항공 축제로서 고흥의 위상을 널리 알리기 위한 우주를 향한 인류의 끊임없는 도전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담아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밀 계획이다. 축제의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나로우주센터 발사장 견학, 누리호 1단 엔진 클러스터링 등 연구개발품 전시, KAIST 우주로봇 기술 시연, 우주인 카니발, 우주식량 시식 체험 등이 준비돼 있다. 또한, 초대형 우주터미널 조형물을 제작ㆍ설치해 축제의 상징물로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온라인 참여 프로그램으로 우주인 아이디어 공모전, 우주여행 사생대회 등이 진행되며, 우주항공 관련 전시로 인공위성, 나로호 인양엔진 등 87종이 소개된다.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별자리 관측 등 30여 종의 과학 체험이 마련되며, '바가앤본드'의 코믹 퍼포먼스를 비롯한 다양한 우주인 공연도 펼쳐질 예정이다. 또한, 고흥군 특산품을 활용한 향토음식관을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삼현수간첩(三賢手簡帖)》은 1599년(선조 32) 구봉(龜峯) 송익필(宋翼弼, 1534~1599), 우계(牛溪) 성혼(成渾, 1535~1598), 율곡(栗谷) 이이(李珥, 1536~1584)가 주고받은 친필 편지를 모아 만든 첩으로, 원(元)ㆍ형(亨)ㆍ이(利)ㆍ정(貞) 4책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 첩은 세 선비가 나눈 솔직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어 그들의 우정과 관심사뿐만 아니라 세 선비의 필체(筆體)까지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삼현수간첩》의 구성과 전래 송익필의 문집인 《구봉집(龜峯集)》 「현승편(玄繩編)」에는 《삼현수간첩》과 동일한 내용의 편지가 여럿 실려 있습니다. 이를 통해 세 선비가 주고받은 편지를 모은 첩의 제목이 원래 ‘현승편’이었고 후대에 ‘삼현수간’이라는 이름이 붙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삼현수간첩》은 원첩 23통, 형첩 26통, 이첩 26통, 정첩 23통 등 모두 98통의 편지로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구봉집》, 성혼의 문집인 《우계집(牛溪集)》, 이이의 문집인 《율곡전서(栗谷全書)》에서 살펴볼 수 없는 내용의 편지가 15통이나 실려 있습니다. 첩의 각 쪽에는 ‘황강사계창주고가(黃岡沙溪滄州古家)’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미스 K는 사뿐사뿐 걸어서 계산대로 가더니 명함을 석 장을 가져와서 나누어 주었다. K 교수는 예쁜 디자인의 명함을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정통 이태리 음식점 파스타 밸리. 대표 K은정. 전화번호 031-xxx-xxxx. 찬찬히 명함을 들여다보던 K 교수는 갑자기 운명 같은 만남이라는 생각이 퍼뜩 스치고 지나갔다. 봄꽃은 오래 가지 못한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열흘 넘게 피어 있는 꽃은 드물다. 그것은 마치 인생에서 아름다운 청년 시절이 10년 이상 지속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청년 시절처럼 힘이 넘치고 모든 일에 자신이 있는 질풍노도의 시간은 10년을 넘지 못한다. “몸은 늙어도 마음은 청춘이다”라는 말은 과장법이요 소망일 뿐이다. 몸이 늙으면 마음도 따라서 늙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청춘 시절에 일도 열심히 하고 놀기도 열심히 놀고 후회 없이 보내야 할 것이다. 며칠이 지나자 이제 연분홍 진달래꽃은 지고, 노란 개나리 꽃잎도 져 울타리 아래에 어지러이 흩어져 있다. 새색시처럼 화사하던 목련은 커다란 꽃잎이 뚝뚝 떨어져서 목련나무 그늘에는 시들고 변색한 꽃잎이 수북하였다. 목련은 피어 있을 때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예조 판서 이후원(李厚源)이 아뢰기를, "장악원(掌樂院)에 있는 《악학궤범(樂學軌範)》 세 권은 성종(成宗) 때 성현(成俔)이 지은 것입니다. 조정의 음악은 다 이 제도를 쓰는데, 이것은 여염집에 있는 책이 아니므로 임진란 뒤에 장악원이 고쳐서 펴냈고 판본(板本)이 본원에 있으니, 교서관(校書館)을 시켜 여러 건(件)을 박아 내게 하여 사고(史庫)에 나누어 보관하소서." 하니, 그대로 따랐다. 위는 《효종실록》 14권, 효종 6년(1655년) 3월 8일 기록으로 《악학궤범(樂學軌範)》을 추가로 찍어내도록 했다는 내용입니다. 《악학궤범》은 먼저 성종 때인 1493년 예조판서 성현, 장악원제조 유자광, 장악원주부 신말평 등이 왕명으로 펴낸 악서(樂書)지요. 그 내용은 12율의 결정(決定)과 여러 제향에 쓰이는 악조(樂調)에서부터 악기의 차림, 정재춤(궁중춤)의 나아감과 물러남, 악기ㆍ의물(儀物, 의식에 쓰이는 여러 가지 도구)ㆍ관복(冠服)에 이르기까지, 제향(나라에서 지내는 제사)ㆍ조정의 조회ㆍ궁중 잔치에서 쓰일 음악 연주에 필요한 사항들을 빠짐없이 망라하였습니다. 성종 당시의 음악 전반을 자세히 기술한 이 《악학궤범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행복나눔재단은 시각장애 아동을 위한 점자 학습 장난감 ‘슬라이닷(Slidot)’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슬라이닷은 시각장애 아동의 ‘점자 모양 구별’ 연습에 특화된 교구다. 사용자가 점자 문제카드를 슬기전화(스마트폰)에 대면 안내 음성이 나오고, 점자를 읽고 키보드로 정답을 입력하는 퀴즈 게임 방식으로 작동한다. 연습 모드를 포함해 2,200여 개의 학습 콘텐츠와 시각장애 아동의 흥미를 돋우는 다채로운 음성 반응이 탑재돼 있다. 행복나눔재단이 시각장애 학생과 학부모, 특수학교 교사 등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점자 모양 구별’은 점자 학습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단계로 꼽힌다. 이는 손끝으로 점자를 반복적으로 만지며 감각을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습 적령기 아동들을 위한 재미있고 효과적인 교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복나눔재단은 2023년 7월 슬라이닷의 시제품(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사용자 되먹임(피드백)을 반영한 끝에 2024년 12월에 상용화 버전을 내놓았다. 브릭(brick)과 중고 슬기말틀을 활용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시각장애 아동의 눈높이에 맞춘 인터페이스를 구축한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새로운 책장을 넘기듯 봄기운이 깃든다. 남원은 춘향전의 이야기가 녹아있으며 아날로그 감성과 벚꽃길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남원 중심부를 흐르는 요천의 서쪽에는 광한루원, 동쪽에는 남원관광단지가 자리한다. 3~4월에는 요천벚꽃길에 벚꽃이 터널을 이루며, 밤이면 청사초롱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든다. 광한루원과 남원관광단지 두 곳 모두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다. 광한루원은 춘향전의 공간적 배경으로, 삼신섬이 있는 연못과 오작교가 동양적 자연미를 자아낸다. 춘향사당과 월매집 등 춘향전 관련 명소가 곳곳에 자리하며, 밤이 되면 조명과 함께 완월정의 야경이 황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저녁 6시 이후에는 무료로 개방되어 잠시 들러보기 좋다. 요천을 건너 남원관광단지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심수관도예전시관을 만난다. 정유재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 도공들의 역사를 간직한 이곳에서는 심수관의 도자기 작품과 사쓰마 도자기의 유래를 살펴볼 수 있다. 관광단지 내 춘향테마파크는 춘향전을 테마로 한 공간으로, 다양한 전시물을 통해 춘향과 몽룡의 사랑 이야기를 체험할 수 있다. 춘향전의 도시 남원에서 색다른 경험을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진주박물관(관장 장용준)은 3월 29일부터 7월 12일까지 정해진 토요일에 <제14기 진주어린이박물관학교> ‘내 미래 직업은 박물관 큐레이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제14기 진주어린이박물관학교>에는 전시기획자인 큐레이터를 비롯한 박물관의 다양한 직업군에 대해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다. 우선, 7월 12일까지는 참가자들은 박물관의 주요 업무인 전시, 교육, 소장품관리, 조사연구, 보존처리 등을 담당하는 학예사와 함께 아래 미래 직업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와 학습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이번 어린이박물관학교는 이전과 달리 수료생 가운데 10명의 어린이를 뽑아 특별전 <암행어사, 백성의 곁에 서다(2025년 9월 개막)>과 연계하여 전시 기획, 교육, 전시 안내 등에 참여시킬 예정이다. 국립진주박물관 장용준 관장은 “제14기 <진주어린이박물관학교>에서 미래 박물관을 책임질 어린이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박물관에 관심 있는 초등학교 4~6학년 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 확인과 참가 신청은 국립진주박물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봄과 가을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북극해에서는 오징어가 잡히고, 제주도에서만 자라던 감귤이 이제는 강원도에서도 재배된다고 한다. 여름과 초가을에 찾아오는 태풍과 허리케인은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 이 모든 변화는 지구 온난화의 결과다. 지구 온난화가 심화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구 온난화를 예방하기 위해 일상에서 작게나마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화석 연료로 전력을 대량으로 사용해 전력을 생산해야 하며, 그로 인해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될 위험이 크다.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부터 연평균 전력 소비 증가율이 재작년보다 3배 이상 상승했다고 보도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기후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의 속도가 기존 예측보다 훨씬 빠르며, 국제사회가 설정한 2도 목표는 더 는 달성 불가능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햇빛이 더 직접적으로 지구를 가열하게 되면서 기온 상승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화석 연료 배출 증가에 대한 기후의 민감도가 예상보다 더 크다는 것이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얼음새꽃 - 한현수 모진 겨울의 껍질을 뚫고 나온 핏기 어린 꽃의 날갯짓을 봐 햇살 한 모금에 터지는 신(神)의 웃음을 (중간 줄임) 모두들 봄이 아니라 할 때 어둠 속 깨어나지 않는 벽을 넘어 나긋나긋 세상을 흔들고 있구나 낙엽더미의 굳은 목청을 풀어 마른 뼈들 살아 굼틀하는 소리 산을 들어 올리는 저 생기를 봐. 이제 봄은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왔다. 여기 우리말 '봄'의 말밑(어원)에 대해서 두 가지 설이 있다. 그 한 가지는 불의 옛말 '블'(火)과 오다의 이름씨꼴(명사형) '옴'(來)이 합해져서 '블+옴'이 되고 'ㄹ'받침이 떨어져 나가면서 '봄'이 된 것으로 보아 우리말 봄의 의미로 따뜻한 불의 온기가 다가옴을 가리킨다고 말한다. 한편으로 우리말 봄은 ‘보다(見)’라는 말의 이름씨꼴 '봄'에서 온 것으로 보기도 한다. 우수, 경칩을 지나 봄이 오면서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에 생명의 힘이 솟아 풀과 나무에 물이 오르고, 꽃이 피며, 동물들도 활기찬 움직임을 하는 것들을 '새로 본다'는 뜻인 ‘새봄’의 준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봄에는 언제나 ‘꽃샘추위’가 앞장선다. 벌써 봄산에는 얼음새꽃(복수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