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권영훈 교수] 얼마 전 미국을 여행하고 온 친구가 한국 사람이 쓴 책을 기념으로 살까 해서 책방 몇 곳을 다녔으나 구하지 못하고 결국 동양에 관한 서적 몇 권만 사왔다고 했다. 그 친구는 또 우스개 반 진담 반으로 미국 여행을 해보고 영어를 배우지 않아도 될 까닭을 확실히 알았다고 했다. 그건 또 무슨 소린가 했더니, 미국을 다 돌아다녀 봐도 우리말을 아는 코쟁이는 하나도 못 만났단다. 그런데 내가 왜 꼭 영어를 해야 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중고등학교에 영어시간이 너무 많은 듯하다. 주당 한 시간이면 족할 것이다. 영어는 꼭 필요하지만 온 국민을 영어 배우는데 동원할 필요가 있을까. 유능한 외국인 강사를 초빙한 전문학원을 두어 자기가 필요한 만큼 배우면 되는 것이다. 그 시간을 과학이나 윤리 교육에 좀 더 할애하자. ▲ 화려한 무대에서 서양출신 애완견들이 대접을 받는 사이 우리 토종 개들은 무대 아래서 초라한 모습으로 지켜볼까?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오늘도 사회면 머릿기사는 성폭행이나 떼강도 짓거리를 일삼은 중고생들을 무더기로 잡았다는 보도다. 길 가는 여학생을 마구잡이로 끌고 가 영화나 비디오에서 본 듯한 장면을 연출하라고 하고
[그린경제/얼레빗 = 권영훈 교수] 음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 넷이 나의 거소를 찾아왔다. ≪악기(樂記)≫와 ≪악학궤범(樂學軌範)≫에 대해서 강의를 듣고 싶다고 했다. 그건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느냐?했더니, 그들은 워낙 한문 실력이 없어서 대개 꾸지람만 듣다가 거의 한 학기를 마치는데 잘해야 서문 몇 장정도 진도 나가면 다행이라고 했다. 악고(樂考)는 읽었느냐? 못 보았습니다. 그러면 상복음(桑濮音)에 대해서 들어 본 적이 있느냐? 없습니다.. 지음(知音)에 대해서 아는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너희는 도대체 학교에서 손가락 운동만 하느냐? 이렇게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동양음악을 전공하면서 동양음악이론을 전혀 모른다면 가히 한심한 일이다. 교과 편성과정에서부터 벌써 동서양의 비중이 다르기 때문이다. 음악미술문학 할 것 없이 거의 서양 이론만 배웠지 동양에는 그런 이론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형편이다. ▲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내가 어젯밤 꿈을 꾸었는데 종달새 두 마리를 잡았다. 아마 그대들 방문을 받으려고 그랬나 보다. 종달새의 본 이름은 종지리새[從地理鳥]다. 봄볕이 따뜻하여 땅기운이 위로 떠오를
[그린경제/얼레빗 = 권영훈 교수] 1. 뒷산 약수터에서 바가지로 개에게 물을 먹인다. 여보시오. 사람 먹는 물바가지로 개를 먹이면 어떻게 하오. 그러자 개 주인이 내뱉는 말 사람이 개만한 줄 아시오? 참으로 서먹한 아침이었다. 개 때문에 2. 개는 특별해요. 이토록 주인에게 충성하는 동물은 없죠. 개 사육가의 말이다. 그래서 사리분별이 덜 된 인간을 만나면 야! 이 개새끼야! 하는 것이다. 3. 친구와 술을 마시다가 한창 흥이 무르익을 때 자리에서 일어나 집에 간단다. 붙들어도 막무가내다. 그래 이유나 알자. 무엇 때문에 서둘러 귀가하나? 친구 말 오늘이 개 입양한 생일날이라 케이크 사놓고 모두가 내가 오기를 기다리는데 안 갈 수가 없다. 아! 나보다 개새끼가 먼저였구나. 4. 동네 정자에 다정히 개와 함께 산책 나온 부부 머리에 치장하고 구두까지 신겼다. 서로 마주 보고 앉아서 아빠에게 오너라. 엄마에게 오너라. 발바리가 헷갈려 오락가락! 지나가는 할머니가 그 꼴을 보고 하는 말 참 저 부부는 재주도 좋네. 이렇게 개새끼를 다 낳았네. 5. 얼추 망아지만한 국적을 알 수 없는 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왔다. 어
[그린경제/얼레빗=권영훈 교수] 신문을 펼쳐보니 영부인이 청와대 이사하는 순간 살아서 나갈까 걱정했다고 회고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 관사에서 쫓겨난 이승만 박사와 그 경내에서 죽은 이기붕 일가, 박정희 대통령 부부의 운명을 떠올리면서 흉가에 들어왔다는 생각이 들어 과연 우리는 살아나갈 수 있을까 걱정했다고 한다. 이렇게 본다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분명한 흉가는 청와대가 틀림없는가? 어느 길에 수레가 지나갈 때 백이면 백 모두 넘어지는 곳이 있다면 아마도 그 길은 누가 지나가도 넘어지리라. 남이 망하는 길을 따라가지 마라. 그대라고 예외일 순 없다. 남의 훌륭한 선행을 나의 스승으로 삼아라. 그것이 지혜다. ▲ 단 참외에 쓴 꼭지가 있고, 맛 좋은 대추나무에 가시가 있음을 명심하라 /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장자의 친구가 제후를 유세하고 크게 부자가 되어 돌아와서는 장자에게 거드름을 피웠다. 나는 궁벽한 시골에서 잘난 척 떠드는 너와는 다르다. 한 번 제후를 만나니 이와 같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인물이 되었다. 그러자 장자는 이렇게 응수했다. 내가 들으니 진나라 임금은 종기를 빨아 낫게 해주면 비단을 수레에 한 채나 채워주고, 치질을 낫게 해주면 비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