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내일은 정월대보름, 우리 겨레 명절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이날 많은 세시풍속이 전해옵니다. 임동권(任東權)이 쓴 《한국세시풍속》을 보면, 한 해 동안 세시풍속행사는 모두 192건인데 그 가운데 정월 한 달이 102건으로서 전체의 절반이 넘으며, 특히 대보름날 하루에 관계된 세시풍속 항목은 55건으로 한 해 세시풍속의 4분의 1이 넘습니다. 그만큼 우리 겨레에게는 정월대보름이 가지는 의미가 큰 것이지요. 정월대보름 세시풍속 가운데는 “용알뜨기”도 있습니다. 용알뜨기란 부인들이 닭이 우는 것을 기다렸다가 남들보다 먼저 우물에 가서 물을 긷는데 정월 대보름날 새벽에 이 물을 떠오는 것은 집안에 복을 가지고 오는 것이므로 복(福)물, 수복수(壽福水), 복물뜨기, 복물퍼오기, 용물뜨기, 새알뜨기라고도 합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황해도와 평안도 풍속에 보름 전날 밤 닭이 울 때를 기다려 집집마다 바가지를 가지고 서로 앞 다투어 우물에서 정화수를 길어온다. 이것을 용알뜨기라 한다. 맨 먼저 물을 긷는 사람이 그해의 농사를 제일 잘 짓는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우물은 그 전날 밤에 하늘에서 내려온 용이 알을 낳은 곳이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조선왕조실록》은 조선 태조로부터 철종에 이르기까지 25대 472년간의 역사를 연월일 순서에 따라 편년체(編年體)로 기록한 책으로 조선 기록문화의 꽃으로 평가받는다. 1,893권 888책. 정족산본과 태백산본 등이 함께 국보 제151호로 지정되었다. 그리고 1997년에는 훈민정음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올랐다. 이 《조선왕조실록》을 남한은 한국고전번역원의 전신인 민족문화추진회가 1971년 실록 번역에 착수해 1993년 끝냈고, 북한은 《리조실록》이라는 이름으로 1980년대 번역을 마쳤다. 최근 정영미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발간된 학술지 《민족문화》에 올린 논문 “남북한 조선왕조실록 번역 비교”에서 남한과 북한의 현종실록 번역문을 비교ㆍ분석한 결과 한자와 한자어의 쓰임이 가장 큰 차이라고 밝혔다. 그는 “남한에서는 실록을 번역할 때 일반 대중이 아닌 전문가를 겨냥했는지 국한문 혼용을 원칙으로 하고 한자어도 빈번히 썼지만, 북한은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한자 병기를 하지 않고 역사 낱말도 되도록 쉽게 풀어썼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남한이 "이번에 신방(新榜)을 분관(分館)할 때 괴원(槐院)의 관원들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이제 들봄(입춘)도 지나고 봄이 활짝 열릴 날이 눈앞입니다. 이때 맨 먼저 우리에게 봄소식을 들려줄 매화도 눈뜰 채비를 합니다. 그런데 매화가 피기 직전 우리의 가슴엔 이미 꽃이 핍니다. 아니 그 꽃을 피워주는 것은 화원들의 매화 그림입니다. 그 가운데 여기 조선 후기 화가 조희룡(趙熙龍, 1797-1859)의 “홍매대련(紅梅對聯)”도 있습니다. 이 작품은 위아래로 긴 두루마리 그림인데 똑같은 형식의 그림을 쌍이 되게 나란히 그린 모양이지요. 다시 말하면 두 작품이 각각 독립적으로 그려졌지만 함께 있어야 비로소 어울리는 그림인 것입니다. 두 그림을 함께 놓고 보면 왼쪽 아래 매화가 오른쪽 위로 뻗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죽은 듯 웅크리고 있던 두 그루 늙은 매화가 용트림하듯 화폭 밖으로 빠져나갔는가 싶으면 다시 화폭에서 살아나 나무 꼭대기에서 화사한 꽃을 토해냅니다. 또 제시(題詩, 그림을 그리게 된 배경이나 감흥, 작가에 대한 평을 시구로 표현한 것)를 추사체를 이은 글씨체로 두 작품 왼쪽과 오른쪽 바깥쪽에 써 넣어 마치 그림 테두리 같은 느낌을 자아내지요. 이것은 이 홍매 그림처럼 대련 형식에서만이 맛볼 수 있는 어울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울시가 국가보훈처와 협력해 현 서대문구의회 자리에 국내 최초ㆍ유일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 건립을 추진한다. '3ㆍ1운동 100주년'이자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인 오는 2019년 개관이 목표다. 서울시는 기념관을 중심으로 그 즈음 복원을 마치는 딜쿠샤를 비롯해 독립문, 구 서대문형무소 등 일대 명소를 연결하는 '독립운동 유적 단지'를 조성한다. 지하철 안국역은 프랑스 파리의 '기 모케(Guy Moquet)' 테마역처럼 독립운동 테마역사로 조성한다. 종로에서 북촌으로 이어지는 삼일대로는 3ㆍ1운동 대표가로로, 남산 예장자락은 일제의 남산 침탈 흔적을 알 수 있는 역사탐방로인 남산국치(南山國恥)의 길을 각각 조성한다. 독립운동을 한 자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한다. 서울시립대 등록금 전액 면제 대상도 5대손까지(기존 2대손) 확대하고 후손이 없어 방치되어 있는 독립유공자 묘지를 발굴하여 지원한다. 아울러, 나라를 위해 헌신했지만 현재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국가유공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 매년 74억 원을 추가 투입해 생활보조수당을 신설하고 보훈단체에 대한 지원도 대폭 확대해 나간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경상남도 남해군 삼동면과 창선면 사이에는 시속 13∼15㎞의 거센 물살이 지나는 좁은 물목 지족해협이 있습니다. 이 지족해협은 “죽방렴(竹防簾)”으로 불리는 고유한 어획 방법을 통해 물고기를 잡는 우리나라 전통적 어업경관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경승지로 2010년에 명승 제71호로 지정되었습니다. ‘대나무 어살’이라고도 부르는 죽방렴은 수심이 얕은 바다에 밀물이 들어오는 방향에서 볼 때 V자 형태로 참나무 기둥을 박고 좁아드는 끝 부분에 대나무 발과 그물을 쳐 놓은 고정식 전통어로 시설이지요.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보면 밀물을 따라 물고기들이 자연스럽게 V자 통발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물이 빠지면 통발 입구가 막혀 고기들이 빠져 나가지 못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지족해협은 조수 간만의 차이에 따라 바닷물이 방향을 반대로 바꾸어 빠르게 흐릅니다. 따라서 이곳은 양방향으로 흐르는 빠른 물살을 이용해 고기를 잡는 고정식 그물을 설치하기 좋은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 23개소의 죽방령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죽방렴에서는 하루에 한두 차례 물고기를 거두는데, 멸치를 비롯해서 갈치, 학꽁치, 도다리 같은 물고기가 잡힙니다. 그런데 여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2017년 정유년(丁酉年) 닭띠해를 맞아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정유년 새해를 맞다” 특별전을 오는 2월 20일(월)까지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Ⅱ에서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변상벽(卞相璧) 필(筆) ‘계도(鷄圖)’, ‘금계도(金鷄圖)’를 비롯한 닭과 관련된 그림, ‘닭 모양 연적’과 제기인 계이(鷄彝)와 다리미 같은 생활용품 등 모두 50여 점의 자료가 소개된다. 문(文)ㆍ무(武)ㆍ용(勇)ㆍ인(仁)ㆍ신(信), 오덕(五德)을 지닌 닭을 조명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 살아온 닭을 문화적ㆍ생태적 관점에서 살펴보는 이번 전시는 ‘1부: 서쪽을 지키다’, ‘2부: 오덕(五德)을 품다’, ‘3부: 일상을 함께하다’로 구성되었다. 닭은 우리 민속에서 출세와 다산을 상징한다. 더불어 새벽에 홰를 치며 빛을 부르고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우리 민속에서 가까이 있었기에 몰랐던 닭에 대한 모든 것을 이 전시회를 통해 확인해 본다. 먼저 닭은 십이지지(十二地支)의 열 번째 동물이다. 달로는 음력 8월, 시간상으로는 오후 5~7시, 방위는 정서(正西)를 나타낸다. 닭의 해는 기유(己酉), 신유(辛酉), 계유(癸酉), 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충청남도 연기군 조치원읍내에서 서쪽으로 약 2km 떨어진 산기슭 서광암에서 1961년에 발견된 국보 제108호 “계유명삼존천불비상(癸酉銘三尊千佛碑像”이 있습니다. 이 불비상은 국립공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데 비석 모양의 돌에 불상과 글을 새겨 놓은 것입니다. 사각형의 돌 전체에 불상을 새겼는데, 앞면의 삼존불(三尊佛)을 중심으로 좌우에는 글이 새겨져 있고, 그 나머지 면에는 작은 불상을 가득 새겨 놓았지요. 삼존불은 연꽃무늬가 새겨진 반원형의 기단 위에 조각되어 있으며, 4각형의 대좌(臺座)에 앉아 있는 가운데 본존불을 중심으로 양 옆에 협시보살이 서 있습니다. 본존불은 옷을 양 어깨에 걸쳐 입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상체가 많이 닳아서 자세한 모습을 알아볼 수 없습니다. 특징적인 것은 불상이 입고 있는 옷이 무릎 아래로 길게 흘러 내려와 대좌까지 덮고 있다는 점이지요. 양 옆의 협시보살도 역시 많이 닳아 자세한 모습을 살피기는 어렵지만, 무릎 부분에서 옷자락이 가위 모양으로 교차되고 있어 삼국시대 보살상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불상들의 머리 주위에는 있는 연꽃무늬와 불꽃무늬가 조각된 머리광배는 다른 부분에 견주어 파손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경신년 가을에 왜선 3백여 척이 전라도 진포에 침입했을 때 (중간 줄임) 최무선이 화포를 발사하여 그 배를 다 태워버렸다. 배를 잃은 왜구는 육지에 올라와서 전라도와 경상도까지 노략질하고 도로 운봉(雲峯)에 모였는데, 이때 태조가 병마도원수로서 여러 장수들과 함께 왜구를 〈한 놈도〉 빠짐없이 섬멸하였다. (중간 줄임) 이것은 태조(太祖)의 덕이 하늘에 응한 까닭이나, 최무선의 공이 역시 작지 않았던 것이다.“ 이는 《태조실록》 7권, 태조 4년(1395년) 4월 19일 “최무선의 졸기”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태종실록》 1권, 태종 1년(1401년) 윤3월 1일에는 “고(故) 지문하부사(知門下府事) 최무선(崔茂宣)은 처음으로 화약(火藥)을 제조하여 능히 해구(海寇)를 제어하였으니, 실로 국가에 공이 있습니다. 그 아들 해산(海山)도 또한 마땅히 벼슬을 주어 쓰도록 하여야 합니다."라는 기록도 나옵니다. 이는 한국 역사상 최초로 화약을 발명하고, 이를 이용한 무기를 만들어 왜구를 물리친 고려 후기 무신이며 과학자인 최무선(崔茂宣, 1325~1395)의 공을 조선의 조정이 인정한 것입니다. 사실 권율장군이 2,3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이 낳은 세계적 시인 고은이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국제시인상‘을 수상했다. 시인 고은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 아드리아노신전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해 에마누엘레에 M.에마누엘레 로마재단 이사장으로부터 수상증서를 받고, 기념강연과 시낭송을 함께 했다. 로마재단은 문화예술, 교육, 복지 등 여러 분야에 지원 사업을 하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문화재단 중의 한곳으로 2006년부터 매년 '시의 초상(肖像)'이라는 국제 시축제를 열어왔으며 2014년부터 '국제시인상'을 제정하여 세계적인 시인을 시상하고 있다. 고은 시인은 아담 자가예프스키(Adam Zagajewski, 폴란드), 하코보 코르티네스(Jacobo Cortines, 스페인), 캐롤 앤 더피(Carol Ann Duffy, 영국)에 이어 네 번째 수상자이자 아시아 시인으로는 최초의 수상자가 됐다. 시인 고은은 수상기념 강연에서 “영광에 대한 자세에는 천진난만이 들어있는지 모릅니다. 나는 그런 다섯 살 아이의 어떤 기쁨을 느끼고 있습니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나는 주어(主語)가 곧잘 지워져도 무방한 한국어 속에 자주 숨거나 지워진 1인칭 화자(話者)로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의 시작이며, 봄이 옴을 알리는 “입춘(立春)”입니다. 입춘날에는 입춘첩(立春帖)을 대문이나 문설주에 붙였는데 입춘첩을 다른 말로는 입춘축(立春祝)ㆍ춘축(春祝)ㆍ춘첩자(春帖子)ㆍ입춘서(立春書)ㆍ입춘방(立春榜)ㆍ춘방(春榜)이라고도 하지요. 글귀는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입춘에는 크게 좋은 일이 생기고, 새해에는 기쁜 일이 많기를 바랍니다.)”, "수여산 부여해(壽如山 富如海, 산처럼 장수하고, 바다처럼 부유해지기를 바랍니다.)", "소지황금출 개문백복래(掃地黃金出 開門百福來, 땅을 쓸면 황금이 나오고, 문을 열면 온갖 복이 들어오기를 바랍니다.)" 따위가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조선중기의 문신이자 의병장인 우성전(禹性傳, 1542~ 1593)이 쓴 《계갑일록(癸甲日錄, 선조 16년-1583년》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입춘첩도 보입니다. “묵은 병은 이미 겨울을 따라 사라지고(舊疾巳隨殘盡) 경사로운 징조는 이른 봄을 좇아 생겨나네(休祥遠早春生)” 입춘이 되면 묵은 병은 사라지고, 경사로운 징조가 생겨난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겨레의 입춘에는 “적선공덕행(積善功德行)”이란 세시풍속이 있었습니다. 그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