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인천 강화군(군수 이상복)은 다음 달 1일부터 3일까지 마니산 일원에서 단기 4349년을 기념하는 강화마니산 개천대축제를 연다. 이번 축제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성화 채화식도 병행 진행될 예정이며 여기서 채화된 성화는 충청남도에서 개최되는 제97회 전국체전을 밝히게 된다. 주요 행사로는 첫날인 10월 1일 세계드론대회를 석권한 드론 천재 김민찬 선수의 환상적인 드론 시범공연에 이어 드론 항공방재 시연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어 2일에는 해를 거듭할수록 대회의 권위가 높아지면서 참가자가 줄을 잇고 있는 제4회 강화 전국 국악 경연대회가 열린다. 축제 마지막 날인 3일에는 마니산 봉우리에서 개천대제 봉행과 함께 전국체전 성화 채화식이 열릴 예정이다. 또한 인천시민 300만 돌파를 기념하는 애인산행대회도 축제 기간 내내 예정돼 있다. 딸림행사로는 오케스트라 공연과 13개 지역 문화예술단체의 공연을 비롯해 국내 으뜸 사진작가인 최광호 사진전, 강화농특산물 판매 장터 등이 관광객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이번 축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드론 아카데미가 상시 열릴 예정이어서 벌써 문의가 쇄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마니산
[우리문화신문= 김영조 기자]서울시는 종로구 운니동에 있는 사적 제257호인 운현궁에서 9월 24일(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운현궁 대표 전통문화 재현행사인『고종·명성후 가례』를 연다. 운현궁은 조선조 제26대 임금이자 대한제국 첫 황제인 고종이 즉위전인 12세까지 살았던 곳이자,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사저로서 정치활동의 중심지가 되었던 매우 유서 깊은 곳이다. 『고종·명성후 가례』재현행사는 1866년(고종 3) 왕비로 책봉된 명성후 민씨가 별궁인 노락당(老樂堂)에 거처하면서 궁중예법과 가례 절차를 교육받고, 그해 음력 3월 21일 거행된 15세의 고종과 16세의 명성후 민씨의 국혼례를 재현하는 행사다. 이번 행사에서는 왕비로 책봉된 명성후가 책봉 교명을 받는 ▴비수책(妃受冊) 의식, 고종이 왕의 가마인 어연을 타고 많은 호위 관원 및 군사들과 함께 운현궁으로 행차하는 ▴어가(御駕)행렬, 궁중에서 경사스런 잔치에 연예(演藝) 되었던 ▴궁중정재(宮中呈才) 공연, 고종이 예비 왕비의 거처인 별궁에 친히 거동해 명성후를 맞이하는 ▴친영(親迎)의식 등 다양한 볼거리를 선보인다. 또한, 10월 1일(토)부터 10월 22일(토)까지 매주 토요일 저녁 6시부터 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萬木迎秋氣 어느덧 나무마다 가을빛인데 蟬聲亂夕陽 저녁노을 어지러운 매미 소리 沈吟感物性 제 세상 다하는 게 슬퍼서인가 林下獨彷徨 쓸쓸히 숲속을 홀로 헤맸네 위 한시는 조선 후기의 여류문인 강정일당(姜靜一堂, 1772년~1832)의 “가을매미 소리[聽秋蟬]”입니다. 시인은 숲속을 홀로 쓸쓸히 헤맵니다. 매미소리는 여름과 다를 바 없이 그대로인데 시인의 맘속에 다르게 비칠 뿐입니다. 강정일당은 어려서부터 학문을 좋아하고 효성이 지극하였습니다. 학문과 교육 모두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시대에 살았으면서도 경서에 두루 통하였으며, 시문에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특히 그녀는 아홉 자녀가 모두 돌이 되기 전에 죽는 불행을 당했고 집이 가난하여 바느질로 생계를 이으면서도 남편의 학문 뒷바라지에 소홀함이 없었습니다. 강정일당은 바느질하면서도 남편의 글 읽는 소리를 듣고 깊은 뜻을 헤아렸지요. 그녀의 재능은 결국 남편을 뛰어넘었고, 남편과 학문적 토론을 함께하곤 했습니다. 심지어 남편은 뒷날 “부인도 내가 한 가지라도 잘하는 것이 있으면 기뻐하였고, 한 가지라도 허물이 있으면 걱정하여 충고하였다. 내가 우둔하여 모두 실천하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낮때와 밤때가 똑 같다 하느니 오면 앗 읽고 달 돋으면 임 생각고 고요히 깊어가는 갈 선비는 졸 닦고 위 노래는 일본 교토의 한밝 김리박 선생이 쓰신 “갈 같 날”입니다. 여기서 ‘갈같날’은 추분(秋分)을 가리키는 토박이말이며, ‘앗’은 책, ‘갈’은 가을, ‘졸’은 지조(志操)를 뜻합니다. 조금 쉽게 풀어본다면 “추분은 낮과 밤이 똑 같다 하느니 / 추분 오면 책 읽고, 달 돋으면 임 생각나는 때라 / 고요히 깊어가는 가을, 선비는 지조를 닦고 있어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추분은 낮과 밤이 같다고 하는데 춘분과 함께 바로 “더함도 덜함도 없는 날”이어서 우리는 이때 중용(中庸)을 생각해봐야만 합니다. 세상일이란 너무 앞서가도 뒤쳐져도 안 되며, 적절한 때와 적절한 자리를 찾을 줄 아는 것이 슬기로운 삶임을 추분은 깨우쳐 줍니다. 더불어 가을 벌판 고개 숙이는 벼가 보여주는 겸손, 그리고 한여름 강렬한 햇빛과 천둥과 비바람을 견디어낸 벼의 향[香]를 생각해볼 때입니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어린 원자가 자라나서 나이가 차면 선왕의 뒤를 이을 왕세자로 책봉됩니다. 왕세자의 책봉은 신하들의 요청으로 시작되는데 보통 8살 무렵에 하게 되지요. 원자의 나이와 학문이 세자로서 손색이 없다는 점을 신하들이 임금에게 아뢰고 임금은 새 봄의 좋은 날을 가려 세자의 책례를 거행하였습니다. 책례는 원자를 세자로 책봉하는 임명서를 수여하는 것이 중심이 되었지요. 그런데 여기서 나오는 말들을 보면 책(冊) 자를 써서 책봉(冊封), 책례(冊禮)라 하고 왕세자 책봉을 준비하는 임시 기구도 “책례도감(冊禮都監)”라 했으며, 세자의 임명서는 “죽책문(竹冊文)”이라 하였지요. 이렇게 책봉은 책(冊) 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그 까닭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임명서가 “죽책문(竹冊文)”인 것에서 따져 보아야 합니다. 요즈음 임명장은 대개 종이를 쓰지만 당시에는 대나무로 임명장을 만들었기 때문에 죽책문인 것입니다. 종이가 발명되기 이전에는 대나무에 글을 써 온 전통을 이어받은 것이지요. 그러나 옛날 죽책은 대나무에 직접 붓으로 글씨를 쓴 대신 조선시대의 죽책문은 대나무에 글씨를 새겨 넣었습니다. 또 이와 달리 임금과 왕비에게 올리는 책봉 문서는 옥으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목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 가면 두꺼비 모양의 벼루가 소장되어 있습니다. 바로 보물 제1782호 “청자 퇴화문(붓이나 대쪽으로 유색토를 도자기 몸에 두껍게 쌓아올리고 새기는 무늬) 두꺼비모양 벼루”가 그것인데 이 벼루는 태안 앞바다 밑에서 대접, 접시, 완, 발우, 주자, 향로, 도기, 목간과 함께 출토된 것입니다. 특히 같이 출토된 목간에서 ‘탐진현재경대정인수호부사기일과(耽津縣在京隊正仁守戶付沙器壹裹)’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는데, ‘탐진(현재의 강진)에서 개경에 있는 대정 인수 집에 도자기 한 꾸러미를 보낸다.’는 내용임을 알 수 있지요. 이 벼루는 두꺼비의 머리와 몸체, 다리에 이르기까지 비례가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고 눈동자와 발톱까지 잘 표현했습니다. 또 웅크리고 앉아 있는 두꺼비 형태는 물론 철화와 퇴화 기법을 써서 검고 하얀 반점으로 울퉁불퉁 도드라지게 표현한 두꺼비 피부는 압권입니다. 앞ㆍ뒷발과 주둥이는 오목새김선(음각선)으로 세부 모양을 처리하였지요. 이 청자벼루는 함께 출토된 청자와 목간 내용을 분석하여 만든 때가 대체적으로 12세기 전반 무렵으로 짐작합니다. 청자 벼루는 고려시대 보기 드문 것으로 유물이 그리 많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 경주박물관에 진열되어있는 기와 가운데 사람이 웃는 모습의 얼굴무늬수막새가 있습니다. “신라소면와당” 또는 "인면기와"라고도 하는데 신라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지름이 14cm 정도밖에 안 되는 자그마한 기와입니다. 이 기와는 "신라인의 미소"로 더 많이 알려져 있지요. 타임머신을 타고 그때에 가볼 수 없으니 이 기와로 신라인의 얼굴이나 미소를 짐작해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신라의 얼굴무늬수막새 같은 것이 백제와 탐라에도 있습니다. 제주민속박물관에 전시된 “탐라인의 미소”라 불리는 수막새는 여인의 얼굴이 조각되어 있는데 이 수막새는 1960년대 초기에 절터에서 발견된 것입니다. 이 수막새는 척박한 땅, 바람 많은 고장에서 시달리며 살아온 제주여인의 얼굴이 기와 와당으로 들어간 모습입니다. 풍요로운 얼굴에서 원만하고 너그러운 그리고 포근한 제주 여인의 마음을 엿보는 듯하지요. 이 “탐라인의 미소”는 제주도 돌하르방과 함께 탐라인의 소탈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귀중한 유물입니다. 그런가 하면 충남 서산시 운산면 상왕산 중턱의 암벽에 새겨진 “서산마애삼존불”이 있습니다. 서산마애삼존불은 가운데 2.8m의 석가여래입상, 오른쪽에 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올해는 국보 70호이자 세계기록 유산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펴낸 지 570돌이 되는 해다. 1446년에 세종이 직접 펴낸 원본은 1940년 일제 강점기에 발견되어 극적으로 간송 전형필 선생이 소장하게 되어 간송본이라 부르는데 이 간송본은 지난 해 있는 그대로 복간 되어 첫 판이 몇 달 만에 거의 매진되었을 만큼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 복간본을 해설한 김슬옹 교수(인하대 교육대학원)가 해례본 강의에 나섰다. 지금은 대학 교양 전공 비전임 교수로 훈민정음 해례본 강의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해례본은 1997년에 세계기록유산으로 오른 만큼 이제 전 인류가 인정한 보물 중의 보물이며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중한 책이라 하여 무가지보라 부른다. 김 교수는 “이 책은 인류 최고의 문자 해설서답게 당대 최고의 철학, 음률학 현대 언어학보다 수준이 높은 언어학, 문자학을 아우르고 있다. 더욱이 신분에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지식과 정보를 나누라는 영원히 빛날 따뜻한 사람다움의 뜻을 담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이런 해례본이 실제 우리나라에서 홀대를 받고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학계에서도 교육에서도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쑥부쟁이는 양지가 바르고 물기가 많은 곳에서 자란다. 우리가 흔히 길가나 들판에서 보는 것은 개쑥부쟁이다. 권영초·왜쑥부쟁이·가새쑥부쟁이라고도 한다. 꽃은 7∼10월에 피고 열매는 달걀 모양이고 털이 나며 10∼11월에 익는다. 어린순을 데쳐서 나물로 먹거나 기름에 볶아먹기도 한다. < 사진 = 이명호 작가 제공>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저 걸개에 핀 말꽃을 보아라 하늘벽에 걸린 걸개 한 그루 말꽃“ “‘말꽃’은 말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꽃 또는 말로써 피워 낸 아름다운 꽃이라는 뜻으로, ‘말의 예술’이라는 본디 뜻을 고스란히 담아내기에 안성맞춤인 낱말이다.” 우리말대학원장과 국어심의위원장을 지낸 국어학계의 원로 김수업 선생은 이렇게 문학을 “말꽃”이라 표현한다. 그 말꽃이 최인호 시집 《바람의 길목에서(교음사)》에서 활짝 피어난다. 얼마 전 일본 교토의 김리박 시인이 《울 핏줄은 진달래(도서출판 얼레빗)》란 순 토박이말 시조집을 낸 바 있는데 최인호 시인 역시 순 토박이말로 시집을 내 화답한다. 토박이말만으로도 얼마든지 맛깔스러운 시, 말꽃을 피울 수 있음을 중명한다. “눈으로 맞는 새해 펄펄 아우성 달빛 별빛 머금은 천둥번개 가루들 네 집은 큰산 큰그늘 별빛 따라 어둠 따라 바람 따라 놀더니 오늘은 누항 저잣거리에서 몸을 푸는구나.“ 시집의 시작을 그는 “눈”으로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하동 두메에서 자연과 함께 살더니 자연과 하나 되었거니 “앙칼진 아침 / 너그러운 햇살 비칠 때 / 떠나지 못하던 임이 / 떠남을 보누나 / 떠나지 못함으로 떠나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