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열일곱째로 찬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때라는 뜻의 “한로(寒露)”이다. 한로가 지나면 제비도 강남으로 가고 대신 기러기들이 날아온다. 《고려사(高麗史)》 권50 「지(志)」4 역(曆)을 보면 “한로는 9월의 절기이다. 초후에 기러기가 와서 머물고 차후에 참새가 큰물에 들어가 조개가 된다. 말후에 국화꽃이 누렇게 핀다(寒露 九月節 兌九三 鴻鴈來賓 雀入大水化爲蛤 菊有黃華).”라는 기록이 있다. 이렇게 옛사람들은 한로 15일 동안을 5일씩 3후로 나누어 초후에는 기러기가 오고, 말후에는 국화가 피는 것으로 보았다. 한로는 중양절(음력 9월 9일)과 하루 이틀 차이가 나므로 중양절 풍속인 머리에 수유열매를 꽂고, 산에 올라가 국화전을 먹고 국화주를 마시며 즐기기도 했다. 수유열매를 꽂는 것은 수유열매가 붉은 자줏빛으로 양색(陽色)이어서 잡귀를 쫒아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 한로와 상강(霜降) 무렵에 사람들은 시절음식으로 추어탕(鰍魚湯)을 즐겼다. 한의학 책인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미꾸라지가 양기(陽氣)를 돋우는 데 좋다고 하였으며, 가을에 누렇게 살찌는 가을 고기라 하여 물고기 ‘어(魚)’에 가을 추(秋) 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직무대리 신은향, 이하 국어원)은 ‘케어 푸드’를 대신할 쉬운 우리말로 ‘돌봄식, 돌봄 음식’을 꼽았다. ‘케어 푸드’는 노인이나 환자 등 특별한 영양 공급이 필요한 이들에게 각기 필요한 영양분이 들어가도록 한 음식을 이르는 말이다. 문체부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의 하나로 국어원과 함께 외국어 새말 바꿈말 제공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 9월 15일(수)에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다각으로 검토해 ‘케어 푸드’의 바꿈말 ‘돌봄식, 돌봄 음식’을 뽑았디. * 새말모임: 어려운 외래 새말이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다듬은 말을 제공하기 위해 국어 유관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 문체부와 국어원은 ‘케어 푸드’처럼 어려운 말 때문에 국민이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돌봄식, 돌봄 음식’과 같이 쉬운 말로 발 빠르게 다듬고 있다. 꼽힌 말 말고도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다른 우리말 대체어가 있다면 사용할 수 있다. 앞으로도 문체부와 국어원은 정부 부처와 언론사가 주도적으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어제 서울 마포구 웨스트브릿지 with KT 5G 라이브홀에서 양금연주가 윤은화의 첫 독주회 및 첫 작품발표회가 열렸다. 코로나19의어려움 속에도 좌석이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모두 10곡 모두를 자작곡으로 올렸고, 그 가운데 9곡이 초연된 작품이다. ‘윤은화’는 최근 국악계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동양고주파’의 양금 연주자로, 그동안 다양한 작품과 활동을 통해 놀라운 속도의 연주와 폭발적 연주를 보여줬다. 이는 서양의 클래식ㆍ대중음악에 이르기까지 그 활동 반경을 넓혀 나가려고 하는 그의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신진국악무대에서 산조로부터 다스름, 시나위까지 이어지는 그만의 새로운 작품을 선사했다. 네 살부터 음악을 시작한 '예술영재'인 윤은화는 그동안 미국, 일본, 프랑스, 태국, 타이완 등지에서 초청 순회공연을 해 왔다. 중국의 중점대학 100곳 가운데 하나인 옌볜대학 초ㆍ중고를 수석 졸업했고 서울대학교를 거쳐 중앙대학교 관현악과를 졸업,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또 윤은화는 중앙대학교, 부산예술대학교, 옌볜대 초빙교수도 지냈고, 현재는 단국대학교 대학원과 명지대학교 한국음악과에서 양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는 9월 18일 토요일 저녁 4시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는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19호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전승곡 전곡 발표회 겸 장월중선류 가여금병창 악보집 출판기념 제12회 월은 임종복 가야금병창 독주회가 열린다. 먼저 장월중선은 누구던가? 장월중선(張月中仙, 1925~1998)은 본명이 장순애(張順愛)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예명인 장월중선으로 널리 알려진 예인이다. 선생의 집안은 대대로 명인과 명창을 배출한 예인 가문으로 유명하다. 할아버지 장석중(張石中, 1863~1946)은 고종 때 순릉참봉(順陵參奉)의 직첩을 받은 명창이었고, 큰아버지 장판개(張判介, 본명 장학순, 1885~1935) 역시 고종 때 혜릉참봉(惠陵參奉) 교지를 받은 명창이었다. 아버지 장도순(張道舜) 역시 소리꾼으로 활동하였고, 고모 장수향(張秀香) 역시 가야금풍류와 가야금산조의 명인이었다. 장월중선에게 할아버지, 큰아버지, 고모 등은 집안의 어른이자 판소리와 가야금 등의 스승이었다. 장월중선 선생은 특별히 지닌 재주가 많아 ‘팔방미인’ 혹은 ‘백가예술(百家藝術)을 한 몸에 지닌 분’으로 불렸다. 판소리와 가야금산조, 가야금병창, 아쟁산조, 춤, 창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한글의 우수성과 경북 속의 한글을 새로운 문화ㆍ콘텐츠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9월 6일(월) 저녁 4시 경북도청 화랑실에서 ‘한글문화ㆍ콘텐츠산업 육성 민간위원회’(이하 위원회)를 창립하고, 학계 및 한글 전문가 등 20명으로 구성하였다. 이 위원회는 경북이 한글문화의 본향(本鄕)으로서 그 가치를 발굴하고 산업화할 방안을 마련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한글문화ㆍ콘텐츠 산업 육성 민간위원회’ 창립 경상북도는 한글 보급의 중심지이며 한글 유산의 본향(本鄕)으로서 전국 유일의 《훈민정음》 해례본 발견지(간송본, 상주본)이며, 불경을 한글로 뒤쳐 펴낸 간경도감의 분소가 설치되었던 고장이다. 특히 어부가(1549년), 도산십이곡(1565년), 원이엄마편지(1586년), 《음식디미방(1670년)》, 《온주법(1700년대)》, 《시의전서(19세기말)》 등을 비롯하여 다양한 유형의 한글 관련 자료가 생산된 곳이다. 경북 속의 한글 문화원형에 내재하고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하여 산업화로 육성하기 위해 ‘한글문화ㆍ콘텐츠산업 육성 민간위원회’를 창립하였다. 위원회는 정책고문을 비롯하여 연구ㆍ조사 분과, 기획ㆍ행사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직무대리 신은향, 이하 국어원)은 ‘쿨링 포그’를 대신할 쉬운 우리말로 ‘안개형 냉각, 안개형 냉각수’를 꼽았다. ‘쿨링 포그’는 주변 온도를 낮추기 위해 안개 형태로 분사되는 물이나 그런 장치를 이르는 말이다. 또한 바깥에서 활동하기보다는 집에서 놀이를 즐기며 휴식을 취하는 사람을 뜻하는 ‘홈루덴스(home ludens)’는 ‘집놀이족’을 제시했다. 문체부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의 하나로 국어원과 함께 외국어 새말 바꿈말 제공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 8월 19일(목)에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다각으로 검토해 ‘쿨링 포그’의 대체어로 ‘안개형 냉각, 안개형 냉각수’를 꼽았다. * 새말모임: 어려운 외래말이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다듬은 말을 제공하기 위해 국어 유관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 문체부와 국어원은 ‘쿨링 포그’처럼 어려운 말 때문에 국민이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안개형 냉각, 안개형 냉각수’와 같이 쉬운 말로 발 빠르게 다듬고 있다. 꼽힌 말 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사진가 이한구의 <군용 Military use _ 1989>는 1989년 스무 살에 간 군대에서, 군인인 이한구가 군대를 찍은 사진들이다. 그러나 이 사진들은 ‘군대 사진’이 아니며, ‘군용(軍用)’은 더더욱 아니다. “바람대로 최전방에 배치되었지만, 카메라는 손에 쉬이 쥐어지지 않았다. 상병이 될 때까지 눈으로 찍었고, 그때부터 찍고 싶은 것이 생기면 한쪽 눈을 깜빡거리는 버릇이 생겼다... 촬영한 필름들은 비닐봉지와 자루에 담아 땅 속에 묻었다. 비가 오면 잠이 오지 않았다. 휴가 때마다 혼자만의 특급 수송 작전을 펼쳐서 집까지 공수했다”. (이한구, 《군용》 작업노트) 그때 땅 속에 묻혔던 필름들, 1989년 11월에서부터 1992년 3월 사이 찍은 사진들이, 20여 년이 지난 2012년이 되어서야 봉인이 풀린다. 2012년 전시와 함께 첫 사진집(눈빛출판사, 2012)으로 묶인 것이다. 기존의 군대 사진과는 차별화된 독특한 지점에 이한구의 군대 사진이 있다 한 눈빛출판사 이규상 대표는 “스무 살에 이미 작가(作家)”였다고 찬탄했다. 사진평론가 이영준은 이한구의 <군용>이 “‘군용’이 가진 기만전술의 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요즘 대통령후보로 출마한 사람들 사이에 품격 논쟁이 일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말을 함부로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얘기는 대통령후보에게만 한정될 얘기가 아니고 누구나 특히 방송에 출연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해당하는 얘기일 것입니다.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어떤 연예인이 “만나서 너무 좋아요”라고 했는데 방송 편집자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는지 자막은 “만나서 정말 좋아요”로 바꿔놓았습니다. 연예인들이 ‘너무’를 마구 써대니 심지어는 아나운서들까지도 오염이 됐고, 인터넷에서 “너무”를 검색해보면 “뮤직뱅크 첫 1위 너무 감사드려요", "화초가 너무 이뻐요", ”“너무 좋았던 영광의 하루” 같은 예문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너무"의 풀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위 문장들은 “뮤직뱅크 첫 1위 지나치게 감사드려요", "화초가 지나치게 이뻐요", ”지나치게 좋았던 영광의 하루”가 되어버립니다. 다시 말하면 ‘너무’는 "너무 어렵다" "너무 비싸다." 같은 부정적인 말을 할 때 쓰는 것이고, "좋다, 예쁘다." 같은 말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따라서 긍정적인 말을 할 때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아이와 어른은 다른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사이를 좁혀갈 수 있다면 세상은 훨씬 밝아질 것이다. 이에 걸맞은 연희극 광대생각의 <줄 타는 아이와 아프리카도마뱀>이 지난 26일과 27일 서울 남산국악당에서 열렸다. 남사당놀이의 줄타기, 덜미인형 등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2020년 초연된 이 공연은 2021년 서울문화재단의 예술창작활동 지원사업에 뽑혀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을 통해 재공연했다. <줄 타는 아이와 아프리카도마뱀(아래 ‘줄·아·뱀’>은 현대인의 삶을 우리나라의 무형문화유산 '줄타기'에 견준다. 줄을 타는 연행뿐만 아니라 ‘줄’이라는 소재가 극을 이끌어 가는 주제이자 대상(오브제)으로 활용된다. 탯줄, 전봇대와 긴 전선, 전화선 등의 이미지로 현대인들의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줄타기, 상모놀이, 꽃천 등 줄을 사용한 연희, 현악기들을 활용한 창작국악 등으로 '줄'에 대한 다양한 상상력을 보여주었다. 무대는 먼저 중고거래 도중 탈출해 아프리카로 도망가길 꿈꾸는 ‘아프리카도마뱀’이 등장한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분장한 아프리카도마뱀은 태어나보니 혼자인 ‘아이’와 만난다. 아이는 도마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을 받아 '2021 신진국악실험무대'를 한국무용, 기악, 성악 세 장르로 나눠 진행한다. 그 가운데서 기악분야는 “개화”라는 이름으로 9월 13일(월)부터 17일(금)까지 웨스트브릿지 with KT 5G 라이브홀에서 진행된다. 신진국악실험무대는 전통예술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신진 예술가를 발굴해 지도 종목 개발, 단독공연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공모를 통해 주관기관을 뽑아 진행한다. 2021 기악분야는 ‘주식회사 국설당(대표:설현주)’이 뽑혀 주목받는 5단체의 신작을 대중들에게 소개하게 되었다. 전체 공연명은 ‘개화(開花)’로 신진 예술가들의 음악적 역량을 활짝 꽃피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5단체는 가야금 앙상블 ‘오드리’, 양금 연주자 ‘윤은화’, 에스닉 재즈 트리오 ‘고니아’, 여성 타악 앙상블 ‘그루브앤드(groove&)’, 국악 기반의 서사 음악단체 ‘그레이 바이 실버(Gray by Silver)’로 최근 3년 동안 연주력과 작품성을 인정받아 주목받고 있는 국악연주단체다. 가야금 앙상블 ‘오드리’와 여성타악 앙상블 ‘그루브앤드’는 각자의 악기에 집중하여 전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