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뜻] 가게 문을 닫을 무렵[보기월] 가게에 가 살 것도 있었는데 들마가 다 되어 가서 마음이 더 바빴습니다. 올겨울 눈은 저하고 가깝지 않은가 봅니다. 어제도 펑펑 내리던 눈이 쌓이길 바랐는데 그 바람과 달랐습니다. 이곳저곳 골고루 내려주면 좋으련만 한 곳에다 쏟아 붓듯이 내려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합니다. 이제 눈구경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접으렵니다. 눈은 오지 않았지만 찌푸린 하늘에 바람까지 불어 해가 저물면서 날이 더 쌀쌀하게 느껴졌습니다. 배곳 식구들과 두리기로 돼지고기를 구워 먹었습니다. 맛집으로 알려진 집이라 사람들로 북적일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과 달리 그리 사람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지글지글 고기 굽는 소리와오손도손 이야기꽃이 꽤 어울린다는 생각도 하면서 맛있게 고기를 먹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분이다 함께 자리하지 못해 많이 아쉬웠습니다. 이야기꽃을 피우다 보니 저절로 몇 가지 좋은 기별을 듣게 되었습니다. 좋은 일로 신문에 실린 분이 있었고, 높은 자리로 올라 가시는 분도 있었으며, 아들이 좋은 일자리를 얻은 분도 있었습니다. 다들 힘찬 손뼉으로 함께 기뻐해 주었답니다. 그 가운데 아들이 좋은 일자리를 얻은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뜻] 집 안에서 입는 옷(든벌)과밖에 나갈 때 입는 옷(난벌)을 아울러 이르는 말[보기월]가방을 잊고 가는 바람에 제가 입고 간 옷이 든난벌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제는 봄을 부르는 비가 아닐까 싶은 비가 추적추적 내린 곳이 있는가 하면 몇 날을 내린 눈이 길눈이 되어 가는 곳도 있었습니다. 이러다가 올겨울에는 눈구경을 제대로 못하고 넘길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아침에 눈이 오네요. 눈 때문에 힘들어 하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눈이 좀 쌓여 눈누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제 그렇게 비가 오는 밤에 시골집에 갔습니다. 겨끔내기로 아버지를 뵈러 가는데 제 차례였습니다. 건건이도 챙겨 가지만 아프신 뒤로 부쩍 기운도 없으시고 웃음을 잃으신 아버지 말동무도 되어 드려야 했습니다. 저도 엊그제 서울을 가느라 드텨 두었던 일이 많기도 했지만 아내도 일이 많아서 일을 해 놓고 가야해서 늦게까지 집을 나서지 못했습니다. 너무 늦어지면 아버지께서 걱정을 많이 하셔서 마냥 기다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내는 하던 일을 마저 하기로 하고 저만 다녀오기로 마음을 먹고 건건이를 챙겨 나섰습니다. 비도 내리고 밤은 어두워 눈을 크게 뜨고 수레를
[오늘 토박이말] 드티다 [뜻]미리 하기로 되어 있던 것이나 다짐했던 것이 어그러져 뒤로 미뤄지다. 또는 뒤로 미루다.[보기월] 하던 일을 드티고 해달라는 일을 먼저 하다보니 일이 자꾸 늦어집니다.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어제 하얀 눈으로 덮인 누리를 보고 싶다는 제 바람은 제가 글을 올리고 나자마자 물거품이 되어 있었습니다. 가랑눈이 내리는 걸 보고 글을 썼는데 그리 얼른 그칠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도 곳곳에서 올려 주신 찍그림으로 눈구경을 할 수 있었습니다. 눈을 구경하기 어려운 곳에 사는 저같은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눈이 지겹게 느껴지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비나 눈이 오고나면 날이 조금 풀릴 거라고 하더니 아침 날씨를 봐서는 풀린 줄 모르겠습니다. 어제보다는 옷을 조금 얇게 입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안팎으로 챙겨야 할 일이 많아서 참 바쁩니다. 그래서 어떤 일은 아예 손도 대지 못하고 있는가 하면 깜빡 잊고 있다가 놀라 서두르기도 합니다. 깜빡하고 있다가 생각이 나거나 빨리 달라고 조르면 하던 일을 드티고 해 달라는 일을 먼저 하다보니 일이 자꾸 늦어집니다. 한참에 여러 가지 일들을 놓치지 않고 잘하는 사람이 부럽기만 합
[오늘 토박이말] 드림셈 [뜻] 값을 몇 차례 나누어서 주고받는 셈[보기월] 드림셈으로 산 것도 아니고 맞돈(현금)을 보내주었는데 너무하지 않습니까? 아침에 일어나니 여느 때보다 밖이 어둡다고 생각을 했는데 비나 눈이 올 거라는 기별이 들렸습니다. 어제보다 조금 풀린 듯해서 비가 오겠지 했는데 눈이 옵니다. 가루같은 가랑눈이 오는데 얼마나 올지 모르겠네요.올겨울 그런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두리를 하얗게 바꿔 줄 만큼 오면 좋겠습니다. 어제 늦도록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 아내의 손과 발은 얼음같았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손발이 찬 사람이 따뜻한 바람도 넉넉하게 나오지 않는 곳에서 일을 하고 왔으니 그럴 수 밖에요. 제 손과 발로 데워봤지만 얼른 데워지지 않더군요. 제 스스로 피를 잘 돌려야 될텐데 무엇 때문인지 그게 잘 안 되니 안쓰럽습니다. 집도 마음대로 불을 넣었다 뺐다 할 수 없어서 찬바람이 불 무렵 따뜻물자리(온수매트)를 하나 장만했었습니다. 그런데 받고 보니 누리그물에서 보던 것과 다르고 여러 가지로 마음에 들지 않아서 돌려보냈지요. 그래서 저절로 돈도 되돌려 받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두 달이 넘도록 돈을 안 돌려 주더라구요. 드림셈으로 산 것도 아니고
오늘 토박이말 [드레] [뜻] 사람의 됨됨이로 점잖은 무게[보기월] 나이와 자리에 어울리는 드레가 있는 사람을 좋아하기 마련입니다.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어제 아침보다 낮에 더 차가워진 바람에 코끝이 시렸는데 밤에는 몸을 더 움츠려야했습니다. 몇 날 동안 따뜻함을 넘어 덥다 싶다가 갑자기 추워지니 몸도 많이 놀랐을 겁니다. 그래서 고뿔에 걸려서 기침을 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아이들 말을 빌리면 짧은 옷을 꺼내 입고 자고 나니 목이 아프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재채기가 나고 코가 자꾸 마른 느낌이 나는 게 마뜩잖습니다. 기침을 하는 아이들을 챙기고 손발을 깨끗이 씻고 배움방 가심을 잘 하고 물도 많이 먹고 있는데 어떻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기침이 잦고 목이 아프다는 아이 앞에 가서 고뿔 좀 옮게 해 달라고 까부는 녀석도 있습니다. 낯빛이 어둡거나 차분하게 말하고 움직이는 걸 보기 어려운 밝은 아이이긴 하지만 때와 곳을 가려 주면 하는 바람이 크답니다. 마냥 까불고 생각없는 말과 움직임으로 깜짝깜짝 놀라게 할 때가 많거든요. 됨됨이를 타고난다고 하지만 지나치게 가볍거나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드레가 있으면 좋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이와 자
[그린경제/얼레빗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뒷배 [뜻] 겉으로 나타나지 않고 뒤에서 보살펴 주는 일 [보기월]뒷배를 봐 주는 누군가가 있는 것도 아니면서 그러는 게 아이답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봄만 같았던 날씨가 갑자기 겨울이 되었습니다.비가 온 뒤 추워진다고 하더니 어김이 없습니다.어제 저녁에는 바람까지 불어서 더 춥게 느껴졌는데 아침에는 더하네요.오늘이 들봄(입춘)인데 봄을 오는 걸 시샘하는 걸까요? 쉬고 나서 저마다 일터로 돌아가신 여러분은 어제 하루 어떠셨는지요?저는 바쁠 줄 알고 갔지만 해야 할 일들은 잇달아 있지,붕붕 떠다니는 아이들을 마음을 잡으려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었습니다. 같은 말을 여러 차례 되풀이하게 하고,말꼬리를 잡고 엉뚱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아이들 마음을 잘 압니다.하지만 뒷배를 봐 주는 누군가가 있는 것도 아니면서 그러는 게 아이답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배움때끝이 되면 늘 그렇긴 합니다.아이들은 배움책을 다 배워 가니 마음이 콩밭에 가 있고,갈친이들은 꼲기와 배움해 마무리에 옆을 돌아 볼 겨를이 없을 때라 몸도 마음도 바쁘지요.이럴 때일수록 아이들과 마음을 맞추어 뜻이 있는 배움 자리가 되도록 힘을 써야 한답니다
[오늘 토박이말]뒨장하다 [뜻] 사람, 짐승, 몬 따위를 뒤져 내다[보기월] 그렇게 뒨장해도 안 보이던 열쇠는 아내 가방 안에 있었다고 합니다. 설은 잘 쇠셨는지요? 이곳저곳 인사를 다니고 이틀 집에서 손님을 치고 나니 나흘이 훌쩍 지났습니다. 웃음과 즐거움이 가득했겠지만 푹 쉬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여러 가지로 바쁘고 몸은 되지만 반가운 만남과 맛있는 먹거리가 기쁨도 주고 즐거움도 주었기 때문에 잘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흘을 돌아보면 하루하루 다 좋았는데 한 가지 여러 식구들이 걱정을 하게 한 일이 있긴 있었습니다. 집에 가시집 식구들이 설 인사를 하러 모였는데 저는 다른 분께 인사를 드리러 가게 되었습니다. 같이 가기로 한 사람이 있어 수레를 두고 열쇠도 잘 보이는 곳에 두고 갔습니다. 아이들한테도 열쇠가 어디에 있다고 알려 주고 갔었는데 한참 뒤 아내가 걱정이 묻은 목소리로 기별을 했습니다. 열쇠가 안 보인다고 말이지요. 멀리 있기도 했지만 이야기가 끝나지 않아서 갈 수도 없는데 제가 둔 곳에 열쇠가 없다니 저도 걱정이 되었습니다. 누가 손을 댄 것도 아니면 있을 거라고 잘 찾아 보라고 한 뒤 인사를 끝내고 집으로 왔습니다. 올 때까지도 걱정
[오늘 토박이말]뒤울이 [뜻]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북풍, 된바람, 뒷바람, 높바람, 댑바람[보기월]아직 함박눈에 뒤울이가 불어도 괜찮을 때인데 때아닌 따뜻함이 낯설다고 할까요? 여기저기 꽃망울이 맺혔다는 기별을 듣습니다. 어제 제가 했던 걱정처럼 곧 꽃을 피웠다는 기별을 듣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 함박눈에 뒤울이가 불어도 괜찮을 때인데 때아닌 따뜻함이 낯설다고 할까요? 제가 사는 곳에서는 제대로 눈구경도 못했는데 말이지요. 오늘 맛보여 드리는 '뒤울이'는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뜻하는 말로 '북풍'과 같은 말입니다. 집이 남쪽을 보도록 지었기 때문에 앞은 남쪽이고 뒤는 북쪽이 되었지요. 그래서 '뒷바람'이라고도 합니다. 북동풍을뜻하는 '높새바람'에서 보듯이 '높'이 북쪽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해서 '북쪽에서 부는 센 바람'을 '높바람'이라고 한답니다. 아무래도 겨울철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매섭기 때문에 뱃사람들은 북풍을 '된바람'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북풍을 이르는 말로 '댑바람'도 있으니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이참에 바람이름 갈무리를 해 보고 갈까요?날이 새는 쪽에서 분다고 샛바람(=동풍), 하늘에서 분다고 하늬바람(서풍),
[오늘 토박이말]두발걸이 [뜻]이쪽 저쪽 모두에 걸리는(관계를 가지는) 일을 빗대어 이르는 말[보기월]공부와 놀이, 일과 놀이를 두발걸이 하며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한 나라가 되면 좋겠습니다. 따뜻했던 날씨가 어제 오늘은 좀 쌀랑합니다. 하루를 지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해가 넘어 가는 걸 보면 조금씩 낮이 길어지는 걸 눈으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시나브로 봄이 오고 있는 것이지요.여느 때보다 바쁘기도 했지만 여느 때보다 조금 짧은 듯한 배움쉼을 끝내고 만난 아이들은 참 밝았습니다. 두 이레 동안 열흘을 배곳에 나와서 어디 다녀올 겨를이나 있었을까 싶었는데 그래도 곳곳을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하며 생긋 웃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배움을 쉬는 동안 하라고 내 줬던 일거리를 챙겨 보니 그 열매도 가지가지더군요. 한 가지라도 빠뜨릴까봐 동그라미를 그려가며 꼼꼼하게 챙겨서 해 온 아이가 있는가 하면 텅텅 빈 가방만 매고 온 아이도 있습니다. 신나게 실컷 뛰어 놀기라도 했으면 좋으련만 좁은 방에서 슬기틀하고만 놀다가 온 아이을 보면 많이 안타깝습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 아닐까요?일과 놀이, 둘 가운데 고르라고 하면 놀이를 고를 것입니다. 그런데 놀라고 하면 잘 놀지
[오늘 토박이말]두리기 [뜻]여럿이 둘러 앉아 먹음, 또는 그런 일[보기월]'회식'을 갈음할 수도 있는 '두리기', 앞으로 자주 썼으면 좋겠습니다. 한 이틀 날씨만 놓고 보면 봄이라고 해도 될 만큼 풀린 날씨 때문에 지내기는 참 좋았습니다. 어떻게 잘들 지내셨지요? 하지만 이런 날씨가 한 달은 커녕 이레를 갈 것도 아닌데 때 이른 푸나무들이 봄인 줄 알고 잠을 깨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날씨도 좋은데 무엇을 할까 생각을 해 봤지만 멀리 떠나기는 그렇고 그동안 이리저리 다니느라 함께하지 못한 식구들과 집에서 지냈습니다. 하루 세 끼를 모두 두리기를 하고 빛그림(영화)도 봤습니다. 보는 사람을 웃기고 울리는 힘을 가져서 실컷 웃기도 했고, 눈물도 쏙 뺐습니다. 무엇보다 온 누리 어머니들을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한 마지막 글자를 보지 않아도 어머니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저도 마음껏 누리지도 못하고 하늘 나라로 가신 어머니 생각이 나서 남들보다 더 많이 울며 봤습니다. '두리기'는 지난 참에 맛보여 드린 '두리'와 아랑곳한 말입니다. '두리'가 '둘레'와 비슷한 뜻을 가진 말이라고 했습니다. '크고 둥근 상'을 '두레상', '두리상'이라고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