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서한범 교수] 판소리의 뜻으로 판놀음에서 하는 소리가 곧 판소리라 하였다. 소리란 곧 노래의 또 다른 명칭이다. 과거에는 잡가(雜歌), 극가(劇歌), 창가(唱歌), 본사가(本事歌), 창극조(唱劇調) 따위의 한자말도 썼으나, 요즈음에는 판소리로 굳어졌다. 판소리 하는 사람들도 창우, 가객, 광대라고 했으나 창자, 또는 소리꾼 등으로 쓰고 있다. 북치는 사람은 고수(鼓手)이다. 그러나 추임새를 잘 구사해야 명고수의 대접을 받는다. 판소리에서 말로 하는 것은 아니리, 몸짓은 발림이다. 발림도너름새또는사체라고 했는데 이는 머리, 몸통, 팔, 다리를 가리키는 말로 곧 몸 전체를 적절히 활용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소리꾼이 손에 부채를 들고 서서 슬픈 가락으로 구경꾼을 울리기도 하고 재미있는 아니리로 웃기기도 하며 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데 소리가 무르익으면 구경꾼들의 다양한 추임새가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소리판이 저녁부터 시작되면 밤이 새도록 넋을 잃고 소리를 들었고, 겨울철에 눈이 내려도 밤새도록 자리를 뜰 줄 몰랐다고 하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전해오고 있다. ▲ 고수의 장단에 맞춰 춘향가 한 대목을 부르는 김수연 명창 그렇다면 어떤 명창은 6시간,
[그린경제=서한범 교수] 이제까지 김세종제 춘향가의 전승과정, 음악적 특징, 전승계보 등을 이야기 하였다. 특히 지난호에서는 성우향의 후계자들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김수연 명창을 간략하게 소개하였는데, 어린 시절 집 근처에 국악원이 있어 그 소리들을 따라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 그래서 어린 시절의 음악환경이 중요하다는 이야기, 1960년대 후반, 서울의 박초월 문하에 입문하여 박 명창의 소리 전통을 올바로 계승하였다는 이야기를 했다. 또, 1978년 남원춘향제 이후 전주대사습 등 전국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였고 완창무대를 수시로 열어온 부지런한 명창이란 이야기, 박초월 작고 후에는 성우향 명창에게 보성소리를 익혀 두 소리제를 적절하게 흡수, 자신의 스타일로 다시 만들어내고 있다는 이야기, 소리뿐이 아니라 교양과 인품을 지닌 소리꾼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호부터는 김세종제 춘향가 중 소위 눈대목이라고 하는 잘 짜인 소리들을 중심으로 실제로 판소리를 감상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들을 해볼까 한다. 사설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지명 등의 풀이는 1982년 한국브리태니커 회사에서 발행한 ≪뿌리깊은나무 판소리≫에 나오는 해설을 참
[그린경제=서한범 교수] 김세종제의 춘향가는 김찬업을 통해 정재근으로 이어지고 정응민에게 전해져서는 조상현, 성우향, 성창순 등 이 시대 최고의 명창으로 이어지는 전승계보를 자랑한다. 특히 판소리 심청가는 조상현과 성창순이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로 일찌감치 인정을 받았으나 김세종제 춘향가의 경우에는 다소 뒤늦게 성우향이 예능보유자로 인정을 받아 전승을 담당하고 있다. 성우향의 후계자들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명창으로 김수연, 안애란, 염금향 등이 있고 그리고 정회석과 염경애, 박복희, 강경아 등이 그 뒤를 이어 전승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번 주 국악속풀이에서는 김수연 명창만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김수연(1947~) 전북 군산생이다. 군산은 호남평야의 기름진 쌀을 일본으로 실어가기 위하여 일제강점기 개발된 항구도시로 알려져 있다. 소녀 시절 김수연의 집 근처에는 국악원이 있었는데,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대금이며 아쟁의 소리도 들려오고, 판소리나 민요창도 흘러나와 김수연은 자신도 모르게 그 앞에 발걸음을 멈추고 넋을 잃고 그 소리를 들었단다. ▲ 혼신을 다해 판소리 ,춘향가를 부르는 김수연 명창 한번 듣게 되면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총명한
[우리문화신문 = 서한범 명예교수] 얼마 전, 국회의원을 지낸 K씨, 그리고 모 은행장을 지낸 P씨와 함께 점심식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K씨가 실토하는 말이 나는 추임새가 무엇인지 잘 몰랐는데 서 교수의 추임새에 인색한 세상이란 책을 보고 조금 대해 이해하게 되었다.라고 하자 P씨가 추임새라니요? 추임새가 무슨 말입니까? 새 이름입니까? 라고 묻는 것이었다. 어이가 없었지만 이것이 한국의 고위직 인사들이나 지식인 사회의 서글픈 실상이려니 생각하며 추임새에 관해 설명을 해 준 적이 있었다. 추임새란 남을 추켜 주는 말이다. 남을 칭찬해 주어 더욱 힘을 내도록 격려해 주는 말이다. 판소리 부르는 모습을 보면 소리하는 사람 옆에 북통을 마주하고 앉아서 열심히 북을 치는고수(鼓手)가 있는데 그는 북만 열심히 치는 것이 아니라, 대목 대목에서, 또는 구절 끝에서 얼씨구 으이, 좋지, 좋다 잘한다 등의 조흥사(助興詞)를 발함으로 해서 창자(唱者)의 흥이나 기운을 북돋아 주고 있다. 이것이 바로 추임새이다. 목청을 돋우는 소리, 대사를 읊조리는 아니리, 춤을 곁들인 여러 가지 동작, 즉 발림을 섞어가며 3~4시간, 길게는 7~8 시간이상 판소리를 연출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