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신부용 전 KAIST 교수] 몽골은 우리에게 매우 특별한 나라입니다. 길거리에서 몽골인을 만나면 마치 고향 사람이라도 만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됩니다. 우리를 정복했던 역사가 있지만 피차 불편한 마음이 없는 것이 이상할 정도입니다. 몽골이 우리에게 특별하듯 우리 역시 그들에게 특별한 나라일 것입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몽골을 방문한 한국인이 10만 명을 넘어 러시아, 중국 다음으로 많았으며 현재 국내 체류 몽골인이 4만 명에 달해 그들 인구의 1%가 넘습니다. 이미 한국을 다녀가 우리와 친숙해 있는 인구의 비율은 이보다 더 많을 것입니다. 몽골은 땅이 넓고 사람이 귀한 대신 우리는 그 반대라 서로 바꿀 일이 많을 것입니다. 앞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 러시아와 중국이 좀 더 개방된다면 아래 그림처럼 몽골과 카자흐스탄을 통과하여 이스탄불과 서울을 잇는 통로가 열릴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는 동서양이 육로로 연결되는 세계사적인 사건으로 우리에게 엄청난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몽골은 어떤 나라인가? 몽골은 칭기즈칸의 나라입니다. 칭기즈칸의 원나라가 쇠퇴하여 1552년에는 고향 땅인 몽골지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다시 청
[우리문화신문=신부용 전 KAIST 교수] 한글이 과학적인 글자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러나 이는 주로 글자의 제작원리나 초ㆍ중ㆍ종성으로 이루어지는 소리표기 방식 등 본질적인 점을 내세웁니다. 글쓴이는 한글의 과학성을 공학적 관점에서 보고 그 활용 가능성을 보이고자 합니다. 훈민정음에 새겨진 과학성을 개발하면 우리가 문화와 언어기술 방면에서 절대적인 강국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입니다. 이 ‘한글이야기’를 연재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2030년 부산 만국박람회가 성사되면 한글을 세계 문자로 등극시키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 전에 한글의 자질을 갖추도록 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한글20’을 제안하는 바입니다. 글자는 필요에 따라 진화하는 것 ‘한글20이라니, 한글을 바꾸자는 말인가?’ 하고 거부감을 가질 수 있겠지만 애초 글자라는 것은 말을 기록하기 위해 만든 기술이므로 말이 진화하면 글자가 따라가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현행 한글은 우리가 역사상 가장 불우했던 시절의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이제 세계 문화와 기술을 이끌어가는 선진국이 되어 있습니다. 현행 한글이 지금은 물론 앞으로 짐이 되지 않을지 점검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우리문화신문=신부용 전 KAIST 교수] 전번 이야기에서 ‘한글20’은 기본자음과 기본모음이 각각 10개씩이라 이들에게 수치 기호를 붙여 한글문서를 간단히 수치화할 수 있고 이는 곧 인간의 말소리를 수치화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소리를 수치화하는 것은 녹음기의 핵심기술입니다. 따라서 한글20은 녹음기에 비교되는 고도의 기술이라 하겠습니다. 사실 ‘한글20’은 녹음기보다 한 차원 높은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녹음기는 소리의 저장과 재생이 기술 전부지만, 한글20은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이 문서화 기술까지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한글20은 엄청난 기술적 가능성을 가졌으며 이러한 기술을 연구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글쓴이는 이 분야를 한글공학이라 이름하고 2010년 KAIST에 한글공학연구소를 만들어 5년 동안 연구를 수행한 바 있습니다. 한글공학의 범위 한글공학의 범위는 한글공학연구소의 첫 과제에서 그 윤곽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과제의 목적은 ‘시각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는 만국어 컴퓨터 문자입력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었습니다. 언뜻 듣기에 실현이 가능한 과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떻게 만국어를 입력하는 자판을 만들어 낼 것이
[우리문화신문=신부용 전 KAIST 교수] 지금까지 현행 외래어표기법은 영어와 중국어 등의 중요한 발음을 변별력 있게 표기하지 못해 외래어표기법을 없애고 언어별로 새로운 ‘외국어표기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각각 10개의 한글 기본자음과 기본모음을 훈민정음의 원리에 따라 합자하여 외국어의 어떤 발음이라도 변별력 있게 표기할 수 있음을 보였습니다. 글쓴이는 이 20개의 자모로 이루어지는 새로운 체제의 한글을 ‘한글20’이라 부릅니다. ‘한글20’은 무엇인가? 이 세상의 모든 수(數)는 0부터 9까지의 10글자로 표현합니다. 이들은 훈민정음의 합자와 마찬가지로 낱자를 합하여 새로운 뜻을 만들어 냅니다. 예를 들어 9를 합자하여 99를 만들면 왼쪽 9는 10이 9개라는 뜻이고 오른쪽 9는 1이 9개라는 뜻입니다. 999의 왼쪽 9는 100이 9개임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한 자리씩 올라감에 따라 단위가 10배씩 올라가는 것을 10진법이라 하지요. 10진법은 글자가 10개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10이라는 숫자는 이렇게 대단합니다. 지난 10번째 한글이야기에서 주시경 선생은 한글의 기본자음이 10개면 된다고 하였습니다. 현행 한글자음 14자 가운데서
[우리문화신문=신부용 전 KAIST 교수] 앞에서 한글로 외국어 표기법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고 또 당연하다 했습니다. 이번에는 어떻게 만드는지 얘기하려 합니다. 딱딱한 얘기는 피하고 상식적인 선에서 풀어 봅니다. 영어 표기법 먼저 영어 표기법을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고등학생 때 팝송을 좋아하고 따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겨우 영어를 읽을 수 있는 정도였기에 외국 발음을 우선 한글로 표기하여 팝송을 불렀을 것입니다. 그리고 잘 안 되는 발음은 원어민의 노래를 들어가며 특별히 익혔을 것입니다. 영어 표기법도 이렇게 만들면 됩니다. 곧 일단 무난한 발음은 한글로 적고 안 되는 것은 특별한 방법을 쓰자는 것이지요. 영어 발음은 거의 다 한글로 표기할 수 있습니다. 예외는 누구나 잘 알듯이 frv입니다. 이것을 ㅍㄹㅂ으로 표기하자는 외래어 표기법은 영어를 좀 아는 사람에게는 곰 같은 소리로 들립니다. 외국어 발음 표기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원칙은 ‘원음에 가깝되 비슷한 다른 발음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것이지요. f와 p, l과 r, b와 v를 꼭 구별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려면 표기법부터 구별이 되어야 합니다. 아래는 글쓴이의 제안입
[우리문화신문=신부용 전 KAIST 교수] 한글 외국어표기법은 단순한 발음기호가 아닌 복합적인 언어기술 일부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응용 앱이 동시에 개발되어야 합니다. 한어 병음은 하나의 예를 보여 줍니다 영어발음을 한글로 표기하면? 영어의 ‘girl 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발음기호가 미국식으로는 [ ɡɚl], 영국식으로는 [ ɡɜːl ]로 표현됩니다. 컴퓨터의 도움으로 소리를 들어보면 둘 다 ‘거얼’로 들립니다. 여기서 생각지도 않았지만 중요한 의문이 생깁니다. 발음기호가 언어의 읽는 소리를 나타내는 것이라면 왜 애초에 소리가 나는 대로 ‘거얼’이라 안 쓰고 [ ɡɚl]이나 [ ɡɜːl ] 등 낯선 글자를 불러드릴까요? 최소한 우리나라에서만이라도 처음부터 ‘거얼’로 배웠다면 이런 서양 발음기호는 건너뛰고 그 시간에 다른 공부를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다른 언어를 배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컨대 중국어를 배울 때도 한국사람이라면 당연히 한글로 발음을 적어 배워야겠지요. 여러분은 다른 나라 원어 노래 하나쯤은 아시겠지요? 그 노래 배울 때 아마 가사의 발음기호보다는 한글로 써서 배웠을 것입니다. 그리고 원가수의 노래를 들어보고 발음을 좀 고쳤겠지
[우리문화신문=신부용 전 KAIST 교수] 전번 이야기에서 외래어표기법은 애초부터 불필요한 것이었고, 그 대신 언어별로 외국어 표기법을 만들자고 하였습니다. 지금의 외래어표기법에도 영어 표기법, 중국어 표기법 등 외국어 표기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모두가 외래어표기법 테두리 안의 것이라 별 의미가 없습니다. 먼저 외래어표기법에서 벗어나 한글로 영어 표기법을 만들고 이와는 별도로 중국어나 일본어 등 각 언어의 표기법을 따로 만들어 쓰자는 것입니다. 이들이 모두 한글로 되어 있어서 모든 언어의 표기법이 결국 거의 같아 한글은 자연히 세계 언어표기법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언어별 외국어 표기법이 필요한 까닭 우리가 어떤 언어를 배우려면 먼저 그 언어를 읽는 법부터 배웁니다. 예를 들어 영어를 읽으려면 먼저 알파벳과는 다른 ’발음기호‘를 배워서 그 발음기호를 통해 읽게 됩니다. 이 발음기호는 IPA라는 거대한 국제음성기호에서 필요한 부분만을 선택한 것인데 글자 모양과 발음이 대개 로마자 알파벳과 비슷합니다. 그러나 다른 점도 많아 혼란스럽습니다. 그래서 일부 사전은 아예 발음기호를 안 쓰고 다른 방법으로 발음을 설명합니다. 한글을 가진 우리는 당연히 한글발음기호를 개발하
[우리문화신문=신부용 전 KAIST 교수] 전번 이야기에서 ‘외래어표기법’을 없애고 대신에 언어별로 외국어 표기법을 만들자고 하였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외래어라는 것은 외국에서 들어와 우리말이 된 어휘를 말합니다. 어디서 들어왔건 우리말이 된 이상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하여 사전에 올려 쓰면 그만입니다. 사투리도 많이 쓰게 되면 표준어가 되어 사전에 올라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번에 ‘대박(daebak)’ 등 26개의 한국 낱말이 ‘옥스퍼드 사전’에 올랐다는 것처럼 말입니다. 결국 ‘외래어표기법’이라는 것은 애초부터 불필요한 것이었습니다. 외래어 표기법의 원조는 일본어 그런데 왜 ‘외래어표기법’이 생겼을까요? 그것은 일본의 통치를 받던 1933년,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 처음 등장하였습니다. 당시 일본은 우리보다 개방이 40년 정도 빨라 서양 문물이 물밀듯이 들어오던 때였지요. 서양의 지명이나 사람의 이름은 물론 일반 낱말들도 많이 들어와 이를 일본 글자로 표기해야 했습니다. 그들은 한자로 번역하여 새로운 어휘를 만들어 내는 한편 그들의 고유 문자인 가나로 외국어 어휘의 발음을 따라 표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문자로는 서양 어휘의 발
[우리문화신문=신부용 전 KAIST 교수] 세계 으뜸 글자의 부끄러운 성적 우리는 한글이 과학적이고 배우기 쉬울 뿐 아니라 어떤 언어의 발음이라도 표기할 수 있는 세계 으뜸 글자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정인지도 훈민정음으로 닭 우는 소리 개 짖는 소리까지도 표기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한글은 정말 다른 문자들이 따라 올 수 없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반면에 세계 으뜸 글자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운 점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일본사람들과 함께 세계에서 영어를 제일 못하는 민족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이것이 한글의 표기 기능 부족에서 오는 것이라 합니다. 예를 들어 fan을 우리는 ‘팬’이라 하고 일본사람들은 ‘후앙’이라고 하니 외국인들이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발음이 몇 개 더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나라 밖에 나가면 입을 열지 못하고 맙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대학을 나오고도 미국이나 호주처럼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 살게 될 때 말이 안 통해 노동일이나 말이 별로 필요 없는 서비스업에 취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억울한 일입니까? 이를 누구에게 호소해야 합니까? 개인 당사자의 복지 문제를 넘어 국
[우리문화신문=신부용 전 KAIST 교수] 더욱 절실해진 한글보급 전번 이야기에서 지석영, 헐버트, 주시경이 지하에 묻혀있던 훈민정음을 살려내기 위해 어떻게 노력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당시는 매우 혼란한 시기였습니다. 1894년 1월 동학 난이 일어나고 이를 진압할 능력이 없던 조정은 청나라에 구원을 요청하여 6월에는 청군이, 7월에는 일본군이 우리나라로 진군하여 결국 우리 국토를 놓고 두 나라가 전쟁을 벌였습니다. 이때 명성황후는 러시아 세력을 끌어드리려 하다가 일본 무관에 의해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동학 농민의 세력은 일본군을 당해내지 못하고 진압되었습니다. 1895년 일본이 청일전쟁에서 이겨 조선은 500년 동안 섬겨오던 청나라로부터 해방됨으로써 일본의 한국 지배가 유력해졌습니다. 이에 고종은 1896년 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러시아 공관으로 피신하여 일본에 대항하려 하였습니다. 한마디로 나라 꼴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1898년 당시 23살이었던 한힌샘 주시경은 망국의 위험을 실감하고 서둘러 국문법을 정리하여 닥치는 대로 보급을 서둘렀던 것입니다. 한글맞춤법의 출현 1905년 러일전쟁에서 러시아까지 물리친 일본은 을사늑약을 맺어 조선의 외교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