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4월 3일 수요일, 서울에서 이른 새벽부터 나서서 목포정명여자중고등학교(중학교 박형종 교장, 고등학교 정종집 교장)를 찾은 시각은 10시 40분으로 이곳은 김귀남 지사가 다니던 학교이다. 이날 이곳에 함께 한 이는 김귀남 지사의 외손녀인 문지연 씨와 작은 아버지 문홍식 선생이었다. KTX목포역에서 택시로 기본요금 거리에 있는 학교 정문에 도착하니 교문에는 4.8만세운동 100주년 ‘제19회 4.8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라는 글귀가 적힌 펼침막이 높이 걸려있었다. 이날은 미세먼지가 없어 유독 하늘이 높고 푸르렀다. 교문 옆에는 국가보훈처에서 현충시설로 세운 ‘정명여학교 3.1운동 만세 시위지·학생운동지’라는 커다란 선 간판이 놓여 있어 당시 목포지역 만세운동의 열기를 느끼게 했다. 학교 방문에 앞서 목포정명여자중학교 박형종 교장 선생님께 시간 약속을 미리 해 놓은 터라 교장실에는 박형종 교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 등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 한 잔을 마시며 외손녀 문지연 씨가 “유품을 잘 관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외할머니께서도 기뻐하실 겁니다. 비록 100년 전 일이기는 해도 이 학교 학생들이 선배들의 독립정신을 이어가는 일에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지난 2월 28일 목요일, 필자는 한 여성독립운동가 후손으로부터 장문의 메일 편지 한 통을 받았다. 10년 동안 꼬박 여성독립운동가의 삶을 기록하는 작업을 하고 있지만 후손으로부터 이렇게 긴 편지를 받은 적은 없던 터라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자신을 김귀남(金貴南, 다른 이름 김영애(金瑛愛, 1904.11.17. ~ 1990.1.13. 실제는 1901년생이고 호적에는 1904년으로 되어 있음) 지사의 외손녀인 문지연이라고 소개한 편지글은 다음과 같이 시작되었다. “느닷없는 메일로 놀라셨겠지만, 전부터 꼭 한번은 인사드리고 싶었습니다. 용기가 나지 않아서 그 동안 좀 주저하고 있었습니다.” 문지연 씨의 사연은 이러했다. 필자가 쓴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서간도에 들꽃 피다》(5권)에 실린 외할머니(김귀남 지사)를 위한 헌시와 독립운동 기록을 지난해서야 알게 되었고 이 책을 계기로 수년 만에 외할머니의 유품들을 다시 챙겨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그동안 유품은 후손이 간직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외할머니의 각종 유품들을 집에서 보관하고 있었지만, 말이 보관이지 사실상 자신을 포함한 가족들은 하루하루 현실을 살아가는 일상에만 집중해서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그제(3일) 오전 10시 반, 서울 여의도 KBS홀 광장에서는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사진전 개막식이 열렸다. 다소 쌀쌀한 날씨임에도 100여명의 참석자들이 모여 일제침략기에 민족정신을 일깨우기 위해 고군분투한 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겼다. 전시장 손병희 어록에는“우리가 만세를 부른다고 당장 독립이 되는 것은 아니오. 그러나 겨레의 가슴에 독립정신을 일깨워주기 위해 이번 기회에 꼭 만세를 불러야겠소.” - 1919년 2월 22일, 의암 손병희- 라는 글귀가 옷깃을 여미게 한다. 그런가 하면 남강 이승훈 선생 어록에는 “우리가 할 일은 민족의 역량을 기르는 일이지 남과 연결하여 남의 힘을 불러들이는 일이 아니다. 씨앗이 땅 속에 들어가 무거운 흙을 들치고 올라 올 때 제 힘으로 들치지 남의 힘으로 올라오는 것을 본 일이 없다.” 고 적혀있다. 이번 전시회의 특징은 황해도, 평안도, 충청도, 경상도, 경기도, 전라도, 강원도 등 나라 안과 하얼빈, 용정 등 중국에서 만세운동에 참여하다 순국하거나 부상한 사람들, 투옥된 사람들과 집회수 등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각 지역별 현황판과 대표적인 독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3.1혁명 100돌 기념으로 천안역사문화연구회에서는 <아우내 4.1문화제>라는 주제로 뜻깊은 행사를 지난 3월 14일, 20일, 31일과 4월 1일에 걸쳐 모두 4회 실시했다. 그 가운데 특별히 의미 깊은 행사를 꼽는다면 3월 31일 아우내 읍내 천안동남구문화원 제2강의실에서 열린 기념강연회이다. 이날 강연회는 성공회 전해주 신부의 ‘김구응 열사와 성공회 진명학교’와 아우내 만세운동의 주모자인 김구응 의사의 손자인 김운식 씨의 ‘김구웅 선생의 아우내만세운동에서의 역할'이 중심이었다. 기자는 그동안 아우내 만세주동자이면서도 역사의 뒤안길에 비껴나 있던 김구응 의사와 그의 노모인 최정철 지사의 증손자인 김운식 선생을 여러번 만나 대담한 적이 있다. 31일 열린 기념강연회에 연사로 나섰던 김운식 선생과 어제(2일), 전화 대담으로 ‘김구응 선생의 아우내만세운동에서의 역할’과 함께 이날 함께 발표한 전해주 성공회 신부의 내용에 대해정리해보았다. “천안 만세운동의 주동자였던 김구응 의사(김운식 선생의 할아버지)의 기록은 역사학자 박은식 선생의 기록에 분명히 나옵니다. 임시정부 대통령을 지낸 백암 박은식 선생의 《한국독립운동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봄꽃이 흐드러지게 핀 4월도, 3월에 이어 3.1혁명의 정신을 되살리는 행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오늘(3일)부터 5일까지 KBS 홀 광장에서는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사진전시회’를 비롯한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되어 있다. 먼저 3일(수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는 사진전시회 개관식이 있는데 '꽃조선 아라리' 시낭송을 비롯하여 '칠천오백아홉선열' 붓글씨 퍼포먼스 (KBS국악관현악단 협연)가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이어 의병문학박사인 이태룡 박사가 직접 제공한 3.1독립만세항쟁의 귀한 사진과 자료집을 이 박사의 해설로 들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을가질 예정이다. 이날 참석자들에게는 < 3.1운동 자료집>을 나눠줄 예정이며 전시관에는 임시정부국무원 사진벽(포토월)도 마련되어 있어서 가족 단위로 전시장을 찾으면 독립운동사도 보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아울러 4일(목)에는 가요콘서트< 추억하라! 콘서트 7080>이, 5일(금)에는 국악콘서트< 봄, 국악을 더하다>가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봄밤을 음악과 함께, 가족과 함께 KBS홀에서 즐겨보면 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에서는 지금 새로운 일왕의 연호(年号)인 '레이와(令和)'가 발표되어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그제(1일) 오전 11시, 스가요시히데 관방장관의 새로운 연호 발표가 있었던 시각 NHK생중계는 19%의 높은 시청률을 보일 정도로 일본인들의 연호에 대한 관심은 지대했다. 이로써 일본은 지난 1989년에 시작된 '헤이세이(平成)'시대를 마감하고 레이와(令和)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이번에 새로 쓰게 되는 연호는 서기 645년의 다이카(大化)로부터 시작해서 248번째에 해당하는 것으로 2019년은 레이와(令和) 1년이 된다. 새로운 연호인 레이와(令和)는 일본 고전인 《만엽집(萬葉集)》에서 인용해서 지은 것이다. 그동안은 대개 중국 고전에서 따다가 만들었는데 견주어 이번에는 일본 고대의 문학작품에서 만든 것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새 연호인 레이와(令和)의 뜻은, 《만엽집》의 “梅花の歌三十二首の序文”에서 인용한 것으로 ‘영월(令月, 축하하고 싶은 달)의 부드러운 바람과, 매화의 향기를 찬양하는 노래 구절’ 속에서 고른 것이다. 뜻이 무엇이든 간에 대대로 중국 고전에서 연호를 짓다가 올해는 자국의 문학작품 속에서 고른 낱말로 연호를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불기 2563년 부처님오신날 봉축식이 오는 4월 8일(양력), 일본 나가노에 있는 한국절인 금강사에서 봉행된다. 한국에서는 5월 12일(음력 4월 8일)이 부처님오신날이지만 양력을 쓰는 일본에서는 양력으로 이날 봉축법회를 갖는다. 지난해 이 절의 주지로 진산식(취임)을 가진 법현 스님(法顯, 전 태고종 총무원 부원장)의 주도로 열리는 이날 봉축법회에는 부산의 다인(茶人) 성각 스님 등 네 분의 스님과 정정순 신도회장, 문해룡 종교법인 대표역원, 유영애 판소리 명창, 가수 지강훈, 가수 유우카 자매 등도 동참한다. 아울러 대한불교청년회 제주지부회원(지부장 김보성) 외 33명, 남원 동림사 신도 (대표 원행 전법사) 31명을 포함하여 금강사 신도 50여명 등 모두 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1998년 일본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나가노 지역은 천혜의 풍광이 뛰어난 청정지역이다. 금강사(金剛寺, 곤고지)가 자리한 곳은 일제강점기 때 조선인들이 징병과 징용으로 많이 끌려간 곳으로 억울한 영혼들을 위로하고 그 후손들과 재일동포들의 소원성취를 위해 한국인들의 ‘마음의 고향’으로 삼고자 재일동포들이 뜻을 모아 세운 것이 오늘의 금강사이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백범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가 지난 3월 8일, 도서출판 하우(대표 박영호)에서 일본어판으로 나왔다. 이 책을 일본어로 번역한 사람은 류의석(柳義錫:1933~2014) 선생이다. 류의석 선생 집안은 독립운동가 집안으로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시절 3.1만세운동에 앞장서던 이기준 선생이 외할아버지이고 아버지 류규동 선생 역시 독립운동에 참여한 분이다. 특히 아버지 류규동 선생은 독립운동을 하다가 체포당할 위기를 간신히 넘긴 뒤 일본 선생님의 추천과 소개로 일본으로 건너가 삶을 일궜는데 나가노 기소후쿠시마가 그곳이다. 그러나 류규동 선생은 그곳에 발을 내디딘 조선인 징용자들과 함께 일을 하다 폭파 작업 중 양쪽 눈을 잃는 불운을 겪어야 했다. 그러한 인연으로 1933년 일본에서 태어난 류의석 선생은 초등학교 6학년까지 살았던 산골 나가노현 기소후쿠시마를 평생 마음의 고향으로 여기며 해방 뒤 조국에 건너와서도 일본 문학을 사랑하며 일본어 실력을 키워갔다. 그러던 류의석 선생이 《백범일지》를 일본어판으로 출판하고자 마음먹고 번역하기 시작한 것은 그의 나이 70살이 넘은 시기였다. 번역에 몰두하길 여러 해, 드디어 국내최초의 《백범일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아파트 단지에는 진달래도 피고 개나리도 활짝 피었다. 이 아름다운 계절, 병실에서 지내는 환자들의 마음은 어떨까? 유달리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산과 들에 지천인 봄꽃들의 향연을 병원에서 상상만 해야 하니 더욱 안타까울 것이다. 꽃을 좋아하여 사계절 집안에 화분을 들여놓고 곱게 기르던 오희옥 애국지사 병실을 어제(31일) 다녀왔다. 지난해 3월 16일 뇌경색으로 쓰러져 입원하신 뒤 꼬박 1년을 넘기고도 보름가량의 시간이 흘렀다. 처음에는 상태가 굉장히 안 좋았지만 꾸준한 치료 덕에 지금은 병세가 어느 정도 호전되어 가족들도 안심하고 더욱 열심히 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여전히 코에 호스를 꽂아 영양공급을 하고 있는 상태이며 뇌경색 후유증으로 왼쪽 손발을 쓰지 못해 휠체어 신세를 져야 병실 산책이나마 가능하다. 그러나 환자의 정신력과 가족들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조금씩 눈에 띄게 회복되고 있어 기쁘다. 어제 병실을 찾은 시각은 오후 2시 무렵이었는데 오희옥 지사는 간병인과 병원내 교회에서 예배중이라 교회로 가서 뵈었다. 제법 큰 병원 내 부속교회 예배당에는 환자와 가족들로 가득차있었다. 휠체어를 타고 맨 뒷자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경기도 화성시, 발안 3.1독립만세항쟁의 선구자인 탄운 이정근 의사 순국 100주기 추모제가 어제(30일) 향남읍에 있는 탄운 이정근 의사 창의탑에서 열렸다. 일기예보에는 오전부터 비가 내린다고 해서 걱정을 했는데 10시 30분부터 열린 추모제 시각에 맞춰 거짓말처럼 비가 개어 무사히 추모제를 마칠 수 있었다. 사단법인 탄운 이정근의사기념사업회(회장 김겸)가 주관한 어제 추모제에는 광복회 경기도지회 안소헌 지회장을 비롯한 지역유지, 탄운장학금 수여자와 학부모 등 200여명이 참석하여 탄운 선생 순국 100주기의 의미를 되새겼다. 탄운 이정근(灘雲, 李正根 1863-1919) 의사(義士)는 1919년 3월 31일, 화성 발안 장날 만세시위에서 제자들과 지역민들을 포함한 1천여 명을 이끌고 만세시위에 앞장서다 일경의 총검에 복부를 난자당하는 만행으로 그 자리에서 순국의 길을 걸었다. 탄운 이정근 의사는 복부에서 흐르는 피를 손에 움켜쥐어 일경의 얼굴에 뿌리며 숨이 끊어질 때까지 ‘조국의 독립’을 외치다 장렬히 순국하신 분이다. 탄운 선생은 33세 때, 대한제국 궁내부 주사직에 임명되었으나 치욕적인 을사늑약을 당해 관직을 버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