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일찍 핀 벚꽃이 갑자기 세게 부는 바람에 떨어지는 걸 보았습니다. 집앞 모과나무에 여린풀빛 잎이 예쁘게 핀 것을 보았는데 어제부터 바람과 함께 찾아온 추위에 밤새 많이 떨었지 싶습니다. 어제 옷을 가볍게 입고 나간 사람들은 밤에 많이 추웠을 것인데 어제 추위는 꽃샘추위, 잎샘추위라 할 만합니다. 그런 어제 앞낮(오전)에 소리샘(라디오)에서 반가운 노래 '풀잎사랑'을 들었습니다. 옛날부터 알던 노래였는데 노랫말을 되새겨 보니 참 예쁜 노래더라구요. '풀잎사랑'은 1987년 최성수 님이 손수 노랫말을 써서 가락을 붙여 부른 노래라고 합니다. 노랫말을 톺아보면 '간단히'와 '변함없어요'를 빼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습니다. 풀잎, 이슬, 햇살에 서로를 빗대며 그대만을 사랑한다는 노랫말이 슬프게 느껴지는 건 저만의 느낌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노랫말이 예쁘다고 느끼는 것은 저만 느끼는 것이 아닌 것은 틀림이 없어 보입니다. 이 노래가 1987년 '제1회 한국 노랫말 대상'에서 '밝은 노랫말 상'을 받았다고 하니 말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노랫말에 보람(상)을 주는 '예쁜 노랫말 잔치'는 끊이지 말고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아래 노랫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그제 새로 옮긴 배곳에서 처음으로 다모임을 했습니다. 빛무리 한아홉(코로나 19) 때문에 모일 수가 없어서 누리모임(원격회의)을 했습니다. 모임을 이끄는 사람도 쉽지 않고 함께하는 사람들도 쉽지 않았지만 서로 도와 가며 잘 마쳤습니다. 저는 생각지도 않았던 구순몯 이끎이(친목회 회장)가 되었습니다. 모임은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모임을 이끌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모자라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이바지를 한다 생각하고 나섰습니다. 바쁘신 분들께 그런 일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저도 하는 보람이 있을 거라 믿습니다. 이어서 제가 꺼낸 배곳 꾸미는 말 만들어 쓰는 일도 많은 분들이 좋다고 해 주셔서 배움이와 어버이께 물어 해 보기로 했습니다. 때새는 많이 걸렸지만 하고 싶은 말이나 했으면 하는 일을 터 놓고 이야기하고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쪽으로 굳혀 나가는 게 좋았습니다. 어제는 배해 배움동아리(학년 전문 학습 공동체)를 처음 했습니다. 토박이말 배움동아리 앞선 모임도 있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분들이 함께하고 싶다고 해 주셔서 고마웠습니다. 다만 한 달에 한 셈꼴로 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어서 스스로(자율)동아리를 만들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빛무리 한아홉(코로나 19)으로 어려움이 적지 않은데 자잘먼지(미세먼지)까지 날아와 숨쉬기가 더 힘들어졌습니다. 하지만 말없이 지킬 것을 잘 지키시는 분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기에 참고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앞에 “산 너머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라는 노래를 들으며 봄이 오는가 싶었는데 봄이 날로 무르익고 있다는 것을 하나둘씩 피어나는 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 노래에 나온 ‘조붓하다’와 비슷한 짜임의 토박이말을 몇 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겨울의 끝자락 또는 봄이 온다 싶을 때면 해마다 들려주기 때문에 들어 본 적이 있는 노래일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노래에 나온 ‘조붓하다’는 말의 뜻을 아시는지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둘레 사람들에게 ‘조붓하다’는 말의 뜻을 아는지를 묻곤 하는데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조붓하다’는 말집(사전)에 ‘조금 좁은 듯하다’는 뜻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지요. 이말 말고도 같은 짜임으로 된 말에 ‘너붓하다’, ‘가붓하다’와 같은 말이 더 있답니다. ‘조붓하다’는 말을 알면 이 말은 어떤 말인지 어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너붓하다’는 ‘조금 넓은 듯하다’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저도 좀 가졌으면 하는 것과 아랑곳한 말입니다. 바로 '넘늘다'는 말인데 이 말은 ' 점잔을 지키면서도 멋지고 맛깔스런 말과 짓을 하다'는 뜻입니다. 이런 사람이 둘레에 있으면 사는 재미가 없을 수가 없지 싶습니다. "술자리에서 임 선생의 넘는 말솜씨는 항상 인기였다."와 같은 보기월을 보시면 나날살이에 얼마든지 부려 쓸 수 있는 말이라는 것을 아시겠지요? 그래서 저도 좀 그랬으면 싶은데 바란다고 되는 게 아니니 어쩔 수가 없지요. 하지만 하루에 한 셈은 웃을 수 있게 제가 배움을 돕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일부러 웃긴 이야기를 찾아서 해 주거나 웃긴 움직그림을 찾아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넘늘었던 사람들이 요즘과 같은 일을 오래 겪다보니 가라앉은 마음으로 지낸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온 누리에 그런 사람이 적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 더 안타깝습니다. 좋은 일이 있어서 웃는 게 아니라 웃고 있으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을 마음에 새기고 하루하루를 웃으며 살아야겠습니다. 오늘도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봐 주시고 좋아해 주시며 둘레 사람들에게 나눠 주시는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43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알려 줄 좋은 말씀은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있거나 할 일을 하지 말고 다른 이들이 할 수 없고 하지 않을 일들을 하라."야. 이 말은 아메리카(미국)에서 아주 이름난 날틀꾼(비행사)인 '아멜리아 에어하트'라는 분이 하신 말씀이라고 해. 이 분은 여성으로서 꽃등으로 한하늬바다(대서양)를 가로질러 날아서 건너게 되어 널리 이름을 알리게 된 분이라고 하더구나. 더우기 아무도 간 적이 없는 새로운 하늘길(항로)을 날아서 땅별을 한 바퀴 돌려고 하다가 갑자기 사라진 뒤에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단다. 이 분의 이런 삶 이야기를 알고 나니 왜 위와 같은 말씀을 하셨는지 바로 알겠더구나. 그때 하늘을 나는 일은 그야말로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이었는데 그런 일을 골라서 했고 또 남들이 가지 않은 새로운 하늘길을 날아 가다가 끝내 목숨까지 잃었지. 그렇게 한뉘 온 몸으로 그 말의 참뜻을 알려 주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따지고 보면 이 분도 이름을 널리 알리려고 그런 일을 고른 것 아니더구나. 아주 짧은 10분 동안 타 본 것이 그의 삶을 바꾸었다고 하니 말이야. 그래서 옛날부터 어른들이 이것 저것 따지지 말고 여러 가지를 겪어 보라고 말씀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토박이말 #살리기 #넘고처지다 #터박이말 #숫우리말 #순우리말 #고유어 [토박이말 살리기]1-29 넘고처지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넘고처지다'입니다. 이 말은 말집 사전에 '한편으로는 잣대(기준)에 넘치고 한편으로 잣대(기준)에 못 미치다' 는 뜻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월을 보면 그 뜻을 더 잘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오륙백 원 가지고야 넘고처쳐서 할 게 마땅찮고..... 아마 돈 천 원은 둘러 주겠지.(채만식, 탁류) 사람들이 돈 10,000원 들고 나가서 살 게 없다는 말들을 자주 하시는데 "돈 10000원 가지고 나가도 넘고처져서 살 게 마땅찮다"라고 해도 되지 싶습니다. 그리고 요즘 날씨가 아침저녁에는 썰렁해서 얇은 옷은 입으면 춥고 그렇다고 두꺼운 옷을 입으면 낮에는 덥고 그래서 알맞게 입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걸 두고도 "요즘 같은 날씨에 겨울옷/봄옷은 넘고처져서 입고 나가기가 마땅찮다."라고 해도 되겠지요? 또 살다보면 사람이 어떤 쪽에서 보면 괜찮은데 또 어떤 쪽에서 보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저마다의 잣대에 넘고처지는 사람이 되어 마음에 들었다 안 들었다 하는 거죠. 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노래에서 길을 찾다]4-꽃바람 지난 이틀 동안은 아침이나 저녁에도 춥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낮에도 문을 열면 불어 오는 바람이 춥지 않았지요. 배곳을 오가는 길가에는 하얗거나 여린 붉은빛 꽃들이 활짝 피어 있습니다. 이른 벚꽃이 피었다는 기별도 들었지요. 이처럼 봄에 꽃이 필 무렵에 부는 바람을 '꽃바람'이라고 한다는 것을 지난 '온봄달(3월)에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 에서 알려 드렸기 때문에 다들 알고 계실 거라 믿습니다. 지난 한날(월요일) 가시어머니께서 끓여 주신 쑥내 가득한 쑥국과 냉이를 넣어 구운 냉이 지짐이를 맛있게 먹으면서 저 나름 봄맛을 느꼈습니다. 우리가 입에 들어가는 먹거리도 제철에 나는 제철 먹거리가 맛있고 몸에도 좋다고 하지요? 저는 토박이말도 철에 맞는 제철 토박이말을 알고 쓰며 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때를 맞춘 것처럼 어제 제철 토박이말 가운데 하나인 '꽃바람'이라는 이름이 붙은 노래를 들었습니다. 한솔 님의 노랫말에 정성헌 님이 가락을 붙여 박상철 님이 부른 노래였습니다. 4343해(2010년)에 나온 노래라서 아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모르는 분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노랫말을 톺아보
어제 아이들과 처음으로 누리배움(원격수업)을 했습니다. 제가 아이들 길잡이 구실을 잘못해서 아이들이 누리그물 사이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일도 있었고, 아이들이 풀그림(프로그램)을 잘 다루지 못해서 배움방으로 못 들어온 일도 있었습니다. 저도 처음이고 아이들도 처음이라 널리 헤아려 주자고 하면 그럴 수도 있지만 좀 더 꼼꼼하게 챙기지 못한 것은 참일입니다. 배움이들에게 저의 이런 마뜩하지 못한 마음을 이어주고 싶습니다. 배곳밖배움동아리(학교밖학습공동체)를 꾸리는 데 도움을 주시기로 한 소문날마을학교 신명진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함께해 주시겠다는 분들이 계시다는 말씀을 듣고 참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배곳과 마을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토박이말 살리기를 한다면 온나라에서 본보기가 될 거라 믿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힘과 슬기를 모아야겠습니다. 배때(학기) 처음이라서 보내달라는 것도 많고 내야할 것, 올려야 할 것들을 하다보니 배움 갖춤을 다 못 하고 나와야했습니다. 아들에게 보낼 짐에 넣어 줄 것을 찾아 가기로 해서 마음이 바빴습니다. 다들 남아서 일을 하는 것을 보고 나가려니 발걸음이 무거웠습니다. 요즘 날마다 잠이 모자라서 그런지 저녁을 먹기도 앞에 눈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알려 줄 좋은 말씀은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야. 이 말은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정치가였던 앙드레 말로 님이 남기신 말이라고 해. 무엇이든 지며리 하다보면 몸도 마음도 그쪽으로 가기 마련이니 꿈과도 갈수록 가까워진다는 뜻이라고 생각해 다들 지난 이레 새배해(신학년)를 비롯해 다니고 있는데 어떤지 궁금하구나. 그저 지난해 이맘 때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고 그런 일을 이루겠다는 꿈을 꾸며 살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그곳에 가 닿으려면 무엇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 알아보고 그 길에 도움이 되는 책도 찾아 읽고 사람도 찾아 도움 말씀도 듣고 하면 더 좋겠지. 어떤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려고 오랫동안 생각하고 또 생각한 사람은 꿈을 품은 생각이 말과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그 말과 움직임이 마침내 내 삶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야. 그래서 꿈을 그리고 또 그리다보면 그리던 그 꿈과 가까워져 닮아간다는 말을 썼다는 생각이 들어. 꿈을 갖고 사는 하루와 그렇지 않고 사는 하루는 다를 수밖에 없을 거야. 갖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39쪽부터 40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39쪽 둘째 줄에 지난 글에서 본 ‘삭아서’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 말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요즘 쓰는 말로 바꾸면 ‘소화되어’가 되지 싶습니다. 셋째 줄에 나오는 ‘우리 몸에 빨려 든다’도 요즘 쓰는 말이 아니라서 살짝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얼른 무슨 뜻인지 알아차릴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요즘 책이나 다른 곳에서 많이 쓰는 ‘흡수된다’는 말을 쓰지 않으면 달리 쓸 수 있는 말이 없다고 여길 수 있는데 옛날 배움책에서 쓴 ‘빨려 든다’는 말을 쓰면 훨씬 쉬운 말이 됩니다. 넷째 줄부터 다섯째 줄에 걸쳐 나오는 “이것은 사람뿐만 아니라 생물에 있어서는 다 그러하다.”는 월은 ‘생물’ 말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습니다. 이 배움책이 나오기 앞에 이기인 님이 만드신 ‘새사리갈말광’에 보면 ‘생물’을 ‘사리(살+이, 살아 있는 것)’라고 썼었는데 ‘생물’까지 바꿔 썼다면 더 좋았을 거란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다섯째 줄에 이어서 나오는 ‘삭임’은 ‘삭이다’의 이름씨꼴(명사형)으로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