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토박이말 되새김] 들겨울달 두 이레 제가 춥다춥다 하니 날씨 탓을 할 게 아니라 몸을 챙겨 봐야 하는 게 아닌가 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듣고 보니 그 말도 맞다 싶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어제 뒤낮(오후)부터 갑자기 재채기가 나서 고뿔이 걸린 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렇게 재채기 끝에 고뿔이 오곤 했기 때문입니다. 바깥보다 안이 더 추운 것은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몸이 으슬으슬 추운 게 마뜩잖았습니다. 여러 가지 돌림병 돌아서 아이들한테 손과 발은 말할 것도 없고 몸도 깨끗이 씻으라는 말을 날마다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고뿔에 걸리면 아이들을 볼 낯이 없지 싶었습니다. 안에서 걷는 것 말고 밖에 걷는 날이 많지 않아서 일부러 수레를 갖고 오지 않았습니다. 일을 마치고 나갈 때도 걸을 일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하지만 몸을 좀 데울 만큼 걸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날이 추워서 그런지 땀도 한 방울 나지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동무들을 만나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다들 바쁘게 살아서 자주 만나지 못 하지만 만나면 그렇게 좋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우적우적/(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우적우적 [뜻] 1)거침없이 기운차게 나아가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보기월] 아침부터 짧은 옷을 입고우적우적발수레를 타고 가고 있더라구요. 날씨가 사람 몸은 말할 것도 없고 마음까지 자꾸 움츠러들게 하는가 봅니다.안에서 지내는 게 추워서 점점 더 두꺼운 옷을 입게 됩니다.아직 속옷(내복)을 입기는 그렇고 얇게 입고 가서 따뜻한 바람을 틀기도 그렇습니다.그래서 겉옷이 두꺼워지는 것이죠. 안 그런 척하다가 고뿔 걸리는 것보다 낫지 싶어서 어제는 울룩불룩 솜이 들어간 옷을 입고 갔습니다.저는 따뜻해서 좋았는데 길에서 지난해 배곳을 마친 아이를 보니 좀 머쓱해지더군요.아침부터 짧은 옷을 입고우적우적발수레를 타고 가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티비엔 경남교통방송 토박이말바라기 꼭지에서도 토박이말바라기 어버이 동아리에서도‘옷’이야기를 했습니다.우리에게 없던 새로운 몬(물건)이 들어오면 그 이름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우리가 쓰던 말에 뜻을 더해 썼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재킷’은‘저고리’와‘코트’는‘두루마기’와 생김새와 쓰임새가 비슷하니 갈음해 써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61-처음 임금님,셈하다,곱,사람,고른수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2해(1949년)만든‘셈본5-1’의2~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첫째 줄에‘처음 임금님이 되셨다고’라는 말이 있습니다.어떤 책에‘최초로 왕위에 올랐다’는 말이 나오는 것과 견주면 참으로 쉬운 풀이라고 생각합니다.셋째 줄에 나오는‘셈하여’도‘계산하여’라고 하지 않아서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보시다 시피‘단군기원’과‘서력기원’을 같이 가르치고 단군기원이 서력기원보다‘몇 해 먼저이냐?’라고 묻는 것도 마치 아이들에게 묻듯이 쉬운 말로 해서 눈에 얼른 들어왔습니다. 여덟째 줄과 아홉째 줄에 걸쳐‘우리나라가 일본에 나라를 빼앗겼었다’라는 풀이도‘식민 지배를 받았다’는 말보다 쉬운 풀이라서 반가웠고 열째 줄에 있는‘싸워 왔었다’도‘투쟁했었다’가 아니라서 더 좋았습니다. 3쪽에는‘큰 수’를 읽는 것을 다루고 있는데 오늘날 우리가 읽는 것과 다른 게 있습니다.먼저 둘째 줄부터 일곱째 줄까지 되풀이해서 나오는‘곱’이라는 말입니다.요즘 배움책에서‘배’를 쓰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우세/(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우세 [뜻] 남에게서 비웃음을 받음.또는 그 비웃음. [보기월]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적지 않은 우세를 받았는데 잘 견뎠다 싶습니다. 사람들이 입는 옷을 보면 이제 겨울입니다.저도 어제 아침에 새로운 겨울옷을 입고 나왔습니다.배곳(학교)안이 바깥보다 더 서늘해서 얇은 옷을 입고 견디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아이들 가운데에는 머리에 쓰고 손에 끼는 것도 모자라 털옷까지 입고 와 앉아 있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조금만 움직이고 나면 땀을 뻘뻘 흘리며 덥다고 문을 열자고 합니다.저는 썰렁해서 자꾸 닫았으면 싶은데 아이들이 열자고 하면 이길 수가 없어서 여는데 저는 춥습니다.속에 짧은 옷을 입고 겉에 두꺼운 옷을 입으면 좀 좋을 텐데 하면서 말입니다. 어떤 분이 기별을 들었다면서 토박이말 놀배움이 널리 퍼져 나가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다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제가 들인 힘에 견주어 좀 오래 걸렸다고 하셨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적지 않은우세를 받기도 했는데 잘 견뎠다 싶습니다.곁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계시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우련하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우련하다 [뜻] 1)모양이 잘 안 보일 만큼 보일 듯 말 듯 어렴풋하다 [보기월] 불이 어두워우련했지만옛날에 갔던 바위가 아닌 것은 틀림이 없었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토박이말 놀배움감을 만드는 아이들에게 줄 책이 있어서 밤에 배곳(학교)지키는 분께 맡기고 나왔습니다.마치고 가는 길에 들러 가져 가기로 했는데 아이들끼리 때를 못 맞춰 가져가지 않았다는 기별을 받았습니다.한날(월요일)에 만나기로 했는데 놀배움감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책이라 얼른 주고 싶습니다. 엿날(토요일)마침배곳(대학원)배움을 도왔습니다.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 배움을 이어가시는 분들이라 늘 우러러 보게 됩니다.그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챙기고 있습니다.그런 제 참마음과 챙김이 이어져 앞으로 하실 일에 작으나마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배움을 마치자마자 가시어머니 일흔 돌 돌잔치에 갔습니다.제가 늦게 마치는 바람에 다른 식구들이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고 저희는 좀 늦게 자리를 하게 되었습니다.맛있는 저녁을 먹고 마음을 모아 차린 조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되새김] 들겨울달 한 이레 날이 참 빠르게 간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둘레에 많습니다.쉬는 이레끝(주말)은 더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고 하지요.겨울을 얼른 오라 부르는 듯한 비가 촉촉하게 내렸습니다.그리 많지는 않지만 비를 맞고 떨어진 나뭇잎이 빗방울 셈만큼 소복하게 쌓였습니다.그 빛깔도 더욱 짙어 보입니다. 밤에 집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낮에 배곳(학교)에서도 좀 더 따뜻했으면 하는 마음이 자꾸 일어날 만큼 날씨도 재빨리 바뀌고 있습니다.일을 하나 끝내고 나면 또 다른 일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제 곁에 와 있는 것도 놀랍습니다. 생각지도 않게 맡은 일이 새끼를 친 일 두 가지를 어제 다 해 놓고 다가오는 갈배움 큰잔치(교육 박람회)일을 챙겨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둘레 분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벌써 제 마음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제가 도와 달라 말씀 드리지 않아도 기쁜 마음으로 함께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질 거라 믿습니다.그리고 그 분들에게 걸맞은 보람과 갚음이 절로 돌아가도록 되면 참 좋겠습니다.꿈꾸면 이루어진다고 했지요?제가 그렇게 꿈을 꾸고 있으니 될 것입니다. 지난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우듬지/(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우듬지 [뜻] 나무의 꼭대기 줄기 [보기월] 그리고 나뭇잎이우듬지부터 떨어지는 것을 보며 제 손발이 갈라지는 까닭을 어림해 보았습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이어지는 요즘 저를 보면 참 많이 놀랍다는 생각이 절로 들곤 합니다.어제와 그제 이틀 제가 열한 해를 살았던 창원에 다녀왔습니다.요즘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도 못 한 일을 하러 갔었지요.이것저것 따지면 제가 아니라도 누군가 할 수 있는 일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하지 않던 일을 처음 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가슴 떨리는 일일 것입니다.저도 처음 하는 일이라 마음이 많이 쓰였지만 제가 살던 곳이라 낯이 익은 분들이 많아서 마음 놓고 할 수 있었습니다.하지만 주어진 때새(시간)에 다 하려니 처음 하려고 마음먹었던 이야기를 다 하지 못 했다는 것을 마친 뒤에 알게 되었지요.어제는 그래도 좀 낫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하고 보니 그제 했던 이야기를 빼먹었더라구요.^^ 그 좋은 자리에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해 주신 송승환 창원교육지원청 교육장님과 정상율 교육지원국장님,하선미 초등교육과장님,강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60-셈본,해,달,날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2해(1949년)만든‘셈본5-1’의1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책의 겉쪽에 있는‘셈본’이란 말이 아주 낯설게 느껴지실 겁니다. ‘셈본’뒤에는‘산수’라고 했고 요즘은‘수학’이라는 말을 쓰니 말모이(사전)에서도‘초등학교 교과인 산수의 이전 말’로 풀이를 해 놓고 있습니다.우리말의 짜임새를 다룬 것을‘말본’이라고 한 것과 비슷하게 셈을 다룬다고‘셈본’이라고 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배움책 이름이 이런 것처럼 알맹이도 요즘 배움책과 다른 말이 눈에 들어옵니다. 먼저‘나이’를 배우는 배움마당(단원)인데 해를 세는 잣대가 오늘과 다릅니다.보시다시피‘단군 기원’이라는 말을 쓰고 있는데 흔히 말하는‘서기’가 아닌‘단기’를 쓰고 있습니다.올해가 서기2018년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단기로4351년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궁금합니다. ‘생일’을 이야기하며 어느 달 어느 날이냐?고 묻고 있습니다.요즘 배움책에는 몇 월 몇 일이냐?고 물었을 것입니다.열한째 줄에“나서부터 오늘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우두덩/(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우두덩 [뜻] 단단한 몬(문건)이 무너져 떨어지며 시끄럽게 울리는 소리. 또는 그 모양. [보기월] 그 많은 책들이우두덩떨어졌으면 아랫집이 많이 놀랐을 것입니다. 밝날(일요일) 낮까지 할 일을 제쳐두고 쉬다가 밤이 되고 난 뒤부터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려고 셈틀 앞에 앉게 됩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날이 바뀌고 난 뒤에 잠자리에 들지만 좀 뒤척이다 일어나면 아침에 몸이 개운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어제 아침은 무슨 일인지 몸이 한결 가벼운 느낌에 잠도 일찍 깼습니다. 일어나려고 맞춰 놓은 때알이(시계)가 울기 앞에 눈이 떠진 까닭은 알 수 없었지만 여느 한날(월요일)과 달라서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그렇게 기분 좋게 배곳으로 나가서 아침다모임(전교조회)에 다음 날 바깥에 일을 보러 나가서 못 하는 배움돕기까지 당겨서 하고 나니 하루가 얼마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한 사람이 자리를 비우는 바람에 서로 돕자고 맡은 일이 자꾸 새끼를 쳐서 해서 내어 달라는 것들이 몇 가지 밀려서 하나씩 하나씩 챙겼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일감이 많아서 더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우덜거지/(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우덜거지 [뜻] 허술하게나마 위를 가리게 되어 있는 것 [보기월] 네 기둥에우덜거지만 있었는데도 그늘 아래 한나절 일을 하기에 넉넉해 보였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 저녁 빗방울 김수업 스승님 기림모임에 다녀왔습니다.한뉘 사시면서 우리말과 글을 나아지게 하셨기에 돌아가신 뒤에 나라에서 훈장을 준 것을 함께 기뻐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여러 모임의 많은 사람들이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그런 자리에서 제가 스승님께 드리는 글을 올리게 되어 더욱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스승님께서 사시는 동안 얼마나 많은 일들을 하셨고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셨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처음에는 조금 무겁고 조용한 느낌이었지만 뒤에 놀이패의 소리와 여러 가지 솜씨에 많이 밝고 가벼워지기도 했습니다.제가 스승님께 드리는 글을 읽을 때 울컥할까 봐 마음이 쓰였는데 마지막에 스승님께서 옛날에 부르신 노래를 다시 본 뒤 큰아드님이 울컥하실 때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어떤 분들이 그 자리에 오시는지 모르고 갔었는데 한국차문화역사관 백로원 정헌식 원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