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되새김]4351_2-3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시나브로 한 뼘 넘게 자란 제사랑꽃(수선화)이 꽃을 피웠습니다.제가 어제가지 지내던 추운 방에서 조금 더 따뜻한 곳으로 옮겼더니 봄이 온 줄 알았나 봅니다.아직 밖에 있는 것들은 꽃을 피우려면 조금 남았는데 말입니다.어제 샛노란 꽃봉오리가 보여서 몇 날 뒤에나 필 줄 알았는데 하루가 멀게 느껴졌었던 게지요. 열흘 남짓 되어 길 거라 생각했던 봄말미는 생각보다 많이 짧습니다.새로 맡은 일과 아랑곳하여 해야 할 일이 이어지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배곳에 와서 앉아 일을 할 겨를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니 말입니다. 챙겨 놓은 것들을 간직하기도 어렵지만 버리는 것도 어려운데 깊이 생각하지 않고 버리는 게 아닐까 싶은 일들을 보곤 합니다. 겨울에는 따뜻함,여름에는 시원함이 좋습니다.하지만 그게 없을 때 아쉬움을 느끼게 됩니다.넉넉할 때가 좋은데 넉넉할 때 다 내다 버리고 나면 아쉬울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토박이말도 맛보여 주는 사람이 있을 때와 없을 때는 크게 다르지 싶습니다.어김없이 돌아온 토박이말 되새김 날입니다.어떤 말이 잊히지 않고 또 어떤 말이 잊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시쁘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시쁘다 [뜻]마음에 차지 않아 시들하다 [보기월]그런 일을 맡게 되면 맡은 일이시쁘게느껴지기 쉽습니다. 요즘 배곳(학교)은 새배해(새학년)을 앞두고 노느매기를 하는 때입니다.저마다 조금씩 다른 게 없지 않지만 요맘 때면 이런저런 이야기가 배곳 밖으로 새어 나오기도 합니다. 맡기려고 하는 쪽과 맡지 않으려고 하는 쪽이 있다보니 그 끝에 아름다운 이야기만 들리는 것은 아닙니다.얼굴을 붉히기도 하고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가는 때도 있습니다.슬기를 모으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거라는 분도 있습니다.하지만 모두가 마음에 드는 일은 드문 게 참일입니다. 일이 무겁고 가벼운 게 있기 마련이고 똑같이 나누기 어렵다는 것을 다 안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오래 생각하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은 살아온 삶이 다르기 때문입니다.끝내 누군가 져 주는 사람이 있어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을 하고 싶다고 바람을 적어 내지만 그대로 되는 때는 거의 없습니다.서로 다른 바람을 고르는 일을 맡은 사람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맞춤 토박이말]설날 인사/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해가 바뀔 때 가장 많이 듣는 인사말일 것입니다. 지난 설날에도 이런 인사말을 많이 들으셨을 테지요.그런데 우리가 언제부터 이런 인사를 주고받았을까요? 똑똑히 알 수 없지만 이런 인사를 주고받는 게 그리 오래지 않았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어림할 수 있습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말씀하신 버릇을 미루어 보더라도‘~(하)세요’와 같이 시키는 듯한 말을 하지 않으셨습니다.뭔가 바라는 것이 있으면“비나이다 비나이다”라는 말을 앞세우셨고,바라는 것이 있을 때는“~하길 바란다.”또는“~하길 비손한다.”고 하셨다고 합니다. 게다가 조선 때 주고받는 편지에 남아있는 새해 인사를 봐도 요즘과 같이 시킴꼴(명령형)이 없었다고 하니 더욱 그렇습니다.인사말도 때와 곳에 따라 바뀌었다는 것을 안다면 요즘과 같이 시키듯이 하는 인사말을 좀 바꾸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돌(생일),한가위,설과 같이 좋은 날을 보낸다는 뜻을 담은 말에‘쇠다’가 있습니다.그러니 설을 잘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설 잘 쇠시기 바랍니다.”라고 하면 될 것입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여든대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여든대다 [뜻]귀찮게 자꾸 억지를 부리다(떼를 쓰다). [보기월]제가 하는 일을 두고여든대는것으로 여기는 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본 얼숲(페이스북)에서 네 해 앞 나들이를 갔을 때 찍은 찍그림을 보여 주었습니다.마바다(남해)가까운 곳에서 찍은 작은 꽃들을 보면서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을 느꼈었지요.올해는 아직 그 꽃들을 못 만났지만 그렇게 네 해 앞에도 봄이 왔었다는 걸 알려주는 찍그림이 반가웠습니다. 제가 쓰고 있는 방 안에 있는 꽃동이에서 올라 온 싹이 벌써 한 뼘이 넘었으니 우리가 느끼지 못 하는 사이 봄이 성큼 우리 곁으로 와 있나 봅니다. 어제는 여느 날보다 일찍 열었지만 해야 할 일에 밀려 하고 싶은 일은 하나도 못 했습니다.새배해(신학년)노느매기를 하는 날이었는데 저는 이제까지 해 본 적이 없는 새로운 일을 맡았습니다.배곳 일을 두루 살피고 챙겨야 하는 일이라 어깨가 무겁습니다. 제가 하는 일을 두고여든대는것으로 여기는 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서로 다른 삶을 살아 온 만큼 다른 데 무게를 두기 때문에 마뜩잖을 수는 있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시망스럽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시망스럽다 [뜻]몹시(아주)짖궂은 데가 있다 [보기월]제 말이 듣기에 따라시망스럽게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설은 잘 쇠셨는지요?짤붓했지만 좋은 날이었기를 바랍니다.^^ "주고 받는다" 이 말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잘 알려주는 것 같아서 제가 좋아하는 말입니다.살다보면 그것을 더 똑똑히 알 수 있으니 말입니다.다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인사도 그렇습니다. 우리 겨레가 만든 좋은 날 가운데 둘째가라면 서러울 날인 설날 인사를 하면서 새삼 느낀 것입니다.아직 인사를 받기보다는 인사를 올려야 할 분들이 많다 보니 여기저기 인사를 올렸지요.인사를 드리고 난 뒤면 인사 갚음을 해 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제가 드린 인사보다 더 좋은 말씀으로 갚아 주시기 때문에 오히려 배울 게 참 많습니다. 다음에 제가 나이가 들어 인사를 받고 저렇게 갚아 줄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멋진 말씀들을 받을 때면 오히려 인사를 올릴 때가 좋다 싶으니 말입니다. 아직 조카들을 만나면 웃어넘길 가벼운 말이 튀어 나오는 저라서 더욱 그렇습니다.저는 웃으라고 한 말이지만 제 마음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삼태기,모래흙,걸질흙,참흙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3해(1950년)만든‘과학공부4-2’의52, 5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지난 이레 보여드린 쪽에서 몇 쪽을 건너뛰었습니다. 46쪽에‘둘레’, 48족에‘끝까지 굽히지 말고’, 51쪽에‘삼태기’가 있었습니다. ‘둘레’는‘주변’을‘끝까지 굽히지 말고’는‘끝까지 포기하지 말고’를 갈음한 것이라는 것은 잘 아실 것입니다. ‘삼태기’는 요즘 보기 어려운 것이긴 합니다만 시골에서 흙,거름,풀 따위를 담을 때 쓰던 흔히 볼 수 있었던 것이라 참 반가웠습니다. 51쪽 아래부터52쪽에는 묻살이(식물)가 잘 자라는 데 알맞은 흙을 풀이하면서 질흙과 모래흙이 섞인 만큼에 따라 세 가지로 나누었습니다.모래가 많고 질흙이 적게 섞여 있어 물이 빨리 빠지는 흙은‘모래흙’,모래가 적고 질흙이 많이 섞여 있어서 물이 잘 안 빠지는 흙은‘걸질흙’,모래와 질흙이 알맞게 섞여 지음몬(작물)이 잘 자라는 흙은‘참흙’이라고 했습니다. ‘모래흙’은‘사토(沙土)’, ‘걸질흙’은‘식토(埴土)’, ‘참흙’은‘양토(壤土)’라는 것을‘한자’를 옆에 나란히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여겨듣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여겨듣다 [뜻]얼(정신)을 차리고 기울여 듣다. [보기월]어른들은 아이들이 어른들 하는 말을여겨들을만큼 되면 걱정할 게 없다고 합니다. 배해(학년)를 마무리하는 요즘 까닭 없이 자꾸 싱숭생숭 마음이 어지럽습니다.왜 그러냐고 물으면 뚜렷하게 할 말이 없어서 저도 답답합니다. 어쩌면 저만 그런 게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모르긴 해도 아이들도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자잘하게 다툴 일도 아닌 일로 다투는 아이도 많고 말을 해도 들은 체 만체 하는 아이도 있습니다.아름답게 마무리를 했으면 한다는 말을 되풀이해서 했는데도 말이지요. 어른들은 아이들이 어른들 말을여겨들을만큼 되면 걱정할 게 없다고 합니다.어른들이 볼 때 아이들 하는 게 뻔히 보이는 것 같고 다 알 것 같습니다.하지만 아이들은 속마음을 쉽게 털어놓지 않습니다.일이 있을 때마다 이야기를 해 주면 좋을 텐데 일이 나고 난 뒤에야 말을 합니다.그렇게 하는 건 어른들을 믿지 못하는 것도 한 몫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이 하는 말을 여겨들을 만큼 믿음을 주지 못 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그렇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시름없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시름없다 [뜻] 2)아무 생각이 없다 [보기월] 머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한낮이 될 때까지시름없이 누워 있었습니다. 지난 닷날은 동무에게 기쁜 일이 있어서 만나 기쁨을 나누기로 한 날이었습니다.배곳 일을 챙겨 한 다음 제가 하기로 마음 먹은 일을 하려고 앉아 있다가 보니 만나기로 한 때가 거의 다 되었더라구요.서둘러 셈틀을 끄고 짐을 챙겨 나갔습니다. 조금 늦긴 했지만 반갑게 인사를 하고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지난 일,앞으로 할 일까지 이야기는 날이 바뀔 무렵까지 이어졌고 집에서 걱정이 되어 한 기별을 받고서야 헤어졌습니다.여느 날 많이 먹지 않던 것을 늦게까지 많이 먹어서 그런지 속도 부대끼고 머리도 아팠습니다.푹 자고 일어나면 나아지겠지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머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한낮이 될 때까지시름없이누워 있었습니다.잠도 자다 깨다를 되풀이했습니다.할 일이 많아 배곳에 갈 거라고 마음 먹었던 사람이 말입니다. 겨우 일어나 일을 하려고 셈틀 앞에 앉았는데 일감이 안 보였습니다.지난 닷날 나오면서 챙겨 왔다고 생각했는데 없는 걸 보니 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어제 아침에는 여느 날보다 일찍 잠을 깼다가 다시 잠이 들지 않아서 하루를 일찍 열었습니다.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누웠다가 일어나 몸을 움직였습니다.몇 가지 몸놀림을 했는데 바로 땀이 나더군요.그렇게 하고 나서도 보니 여느 날 일어날 때도 안 되어서 일찍 아침을 먹었습니다. 잠을 깨고 일어나 몸을 움직인 뒤에 먹어서 그런지 밥맛이 더 좋았습니다.천천히 그리고 꼭꼭 씹어 먹을 수도 있었습니다.배곳(학교)에 가서도 일을 바삐 서두르지 않아도 되었지요.그런데 좋은 것은 거기까지였습니다. 둘째 때새(시간)가 지나자 하품이 나왔습니다.다리에 힘도 풀리는 느낌이었지요.낮밥을 먹고 나니 더 나른해졌습니다.아이들을 돌려보낸 뒤 앉아 일을 하는데 하루가 참 길게 느껴졌습니다.배도 고프고 기운이 없어서 할 일이 남아 있었지만 집에 와서 이른 저녁을 먹고는 저도 모르게 쓰러져 한숨 잤습니다.그렇게 하루를 일찍 연 만큼 모자란 잠을 채우고 일어나서 못 다한 일을 했습니다. 날이 참 빠르게 갑니다.벌써 토박이말을 되새기는 날이니 말입니다.여러 곳에서 토박이말을 맛보시는 분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그리고 둘레 분들에게 나눠 주시는 분들도 한 분씩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여/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여 [뜻]물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암초 [보기월]앞으로'토박이말바라기'라는 배가'여'를 만나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어제 아침 날씨가 좀 풀릴 거라는 기별을 듣고 옷을 좀 가붓하게 입고 나왔습니다.그런데 밖에 나오니 다른 곳은 괜찮았는데 목이 좀 썰렁했습니다.목도리를 메고 왔으면 좋았겠다 싶었지만 마음이 바빠서 발걸음을 돌릴 수가 없었지요.그나마 수레를 타고 와서 그렇게 많이 떨지는 않았습니다. 뒤낮에는 손님이 찾아 오셔서 반갑기도 했고 또 고맙기도 했습니다.경남도민일보 이종현 씀이(기자)님이 오셔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마치고 보니 두 때새(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나눈 이야기는 사람들 이야기를 모아 내는 다달책(월간지)에 실린다고 하더군요. 토박이말바라기가 하는 일을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어 기뻤고 그 뜻을 알아 주시고 도와 주실 분이 한 분 더 늘어 마음이 든든해졌습니다.제가 올린 글을 보고 오셨다고 하니 그동안 글품을 판 보람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들온말이 넘치는 거친 말 바다에'토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