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윤성용)은 2019년 단오(6월 7일)를 맞이하여 『여름의 시작, 단오』세시 행사를 연다. 이번 행사에는 단오와 관련된 전통 세시체험과 공연 등 모두 6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단오(음력 5월 5일)는 여름으로 접어드는 시기의 명절로, 수릿날ㆍ중오절(重五節)ㆍ천중절(天中節)이라고도 한다. 예부터 양수(陽數)가 겹치는 음력 5월 5일은 세상 만물이 살아 움직이는 기운이 가장 왕성한 날이라 하여 큰 명절로 여겨왔으며, 이 날에는 잡귀를 물리치거나 복을 기원하는 풍속이 많이 행해졌다. 행사는 6월 7일(금) 아침 10시부터 저녁 5시까지 박물관 곳곳에서 열린다. 박물관 로비에서는 단오 세시체험 마당을 운영하고, 앞마당에서는 단오 특별 공연으로 ‘단심줄 강강술래’를 선보인다. 또한 6월 4일(화)에는 전통문화배움터에서 외국인 대상으로 단오의 대표 절식인 수리취떡과 앵두화채 만들기 교육을 실시한다. 단오 세시체험으로는 단오에 임금이 신하에게 내려 주었던 ‘단오 부채’를 직접 만들어 보고, 잡귀를 물리치고 재액을 쫒아내는 ‘단오 부적’을 찍어 볼 수 있다. 강한 향을 지닌 쑥을 베어 문에 달아 재앙을 막던 풍습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여덟째인 소만(小滿)입니다. 만(滿)은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자라 가득 찬다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에 “4월이라 초여름 되니 입하, 소만 절기로다.”라고 했지요. 소만 무렵에는 모내기 준비에 바빠집니다. 이른 모내기, 가을보리 먼저 베기, 여러 가지 밭작물 김매기가 줄을 잇습니다. 또 이때는 씀바귀 잎을 뜯어 나물을 해먹고, 냉이나물은 없어지고 보리이삭은 익어서 누런색을 띠니 여름의 문턱이 시작되는 계절이지요. 소만 때는 모든 들과 뫼(산)에 푸른빛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이때 대나무는 푸른빛을 잃고 누렇게 변하는데 이는 새롭게 태어나는 죽순에 영양분을 모두 주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어린 자식을 정성들여 키우는 어미의 모습을 보는 듯하지요. 그래서 봄철의 누런 대나무를 가리켜 ‘죽추(竹秋)’ 곧 ‘대나무가을’이라고 합니다. 또 이 무렵은 “보릿고개”란 말이 있을 정도로 옛 사람들은 양식이 떨어져 힘겹게 연명하던 때입니다. 입하와 소만 무렵에 있었던 풍속으로는 봉숭아 물들이기가 있는데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4월조에 보면 “계집애들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일곱째 “입하(立夏)”입니다. “입하‘는 여름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절기인데 ‘보리가 익을 무렵의 서늘한 날씨’라는 뜻으로 맥량(麥凉), 맥추(麥秋)라고도 하며, ‘초여름’이란 뜻으로 맹하(孟夏), 초하(初夏), 괴하(槐夏), 유하(維夏)라고도 부릅니다. 이때가 되면 흐드러지던 봄꽃들은 지고 산과 들에는 초록빛이 짙어지며 개구리 우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지요. 또 밭에는 참외꽃이 피기 시작하며, 모판에는 볍씨의 싹이 터 모가 한창 자라고, 밭의 보리이삭들이 패기 시작합니다. 한편 이때는 한창 찻잎을 따는 시기입니다. 일본에서 발달한 녹차는 곡우 전에 딴 우전차(雨前茶)를 최상품으로 치지만, 조선시대 차의 성인으로 불린 초의(艸衣)선사는 '우리의 차(茶)는 곡우 전후보다는 입하(立夏) 전후가 가장 좋다.'고 하였습니다. 원래 쪄서 가공하는 우전차는 신선하고 향이 맑기는 하지만 우리의 전통 덖음차는 입하 때 딴 잎으로 덖었을 때 깊고, 구수하며, 담백한 맛을 내는 차입니다. 또 입하 때 세시풍속의 하나로 쌀가루와 쑥을 한데 버무려 시루에 쪄 먹는 떡, 이른바 쑥버무리를 시절음식으로 즐겨 먹습니다. 쑥은 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음력 3월 3일 삼짇날이다. 고려시대에는 9대 ‘속절(俗節)’이라 하여 명절의 하나로 지냈으며, 강남갔던 제비오는날, 삼질(삼짇날의준말), 삼샛날, 여자의날(女子), 삼중일(三重日), 삼진일(三辰日), 상사일(上巳日), 상제(上除), 원사일(元巳日), 중삼일(重三日), 답청절(踏靑節, 들에 나가 풀을 밟는 풍습의 날), 계음일(禊飮日, 액막이로 모여 술을 마시는 날) 같은 이름으로도 불렸다. 양의 수 3이 겹치는 삼짇날은 파릇파릇한 풀이 돋고 꽃들이 피어 봄기운이 완연하기에 이날은 봄에 걸맞는 모든 놀이와 풍속이 집중되어 있다. 삼짇날은 9월 9일에 강남으로 갔던 제비가 옛집을 찾아와서 추녀 밑에 집을 짓고 새끼를 치며, 꽃밭에는 나비도 날아든다. 이날 마을 사람들이 산으로 놀러 가는데, 이를 ‘화류놀이’, ‘화전놀이’, ‘꽃놀이’ 또는 ‘꽃다림’이라고 하며, 대개 비슷한 연배끼리 무리를 지어 가서 화전을 비롯한 음식들을 먹고 하루를 즐긴다. 또 이날 절에 가서 부처님께 공양을 드리기도 한다. 삼짇날의 세시풍속, 각시놀음과 제비집손보기 해마다 3월이 되면 여자아이들은 각시 모양의 인형을 만들어 요ㆍ이불ㆍ베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의 넷째 춘분(春分)입니다. 이날 해가 남쪽에서 북쪽으로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점, 곧 황도(黃道)와 적도(赤道)가 교차하는 점인 춘분점(春分點)에 이르렀을 때여서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해가 진 뒤에도 얼마간은 빛이 남아 있기 때문에 낮이 좀 더 길게 느껴집니다. 춘분 무렵엔 논밭에 뿌릴 씨앗을 골라 씨 뿌릴 준비를 서두르고, 천둥지기 곧 천수답(天水畓)에서는 귀한 물을 받으려고 물꼬를 손질하지요. 옛말에 ‘춘분 즈음에 하루 논밭을 갈지 않으면 한해 내내 배가 고프다.’고 하였습니다. 또 춘분은 겨우내 밥을 두 끼만 먹던 것을 세 끼를 먹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지금이야 대부분 사람들이 하루 삼시세끼를 먹지만 예전엔 일을 하지 않는 농한기 겨울엔 세 끼를 먹는 것이 부끄러워 점심은 건너뛰었지요. 여기서 “점심(點心)”이란 말은 아침에서 저녁에 이르기까지의 중간에 먹는 곧 허기가 져 정신이 흐트러졌을 때 마음(心)에 점(點)을 찍듯이 그야말로 가볍게 먹는 것을 뜻했습니다. 하지만, 농사를 새롭게 시작하는 때, 일꾼들의 배를 주릴 수 없었기에 세 끼를 먹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그밖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의 셋째 '경칩(驚蟄)'이다. 경칩은 놀라다는 ‘경(驚)’과 겨울잠 자는 벌레라는 뜻의 ‘칩(蟄)’이 어울린 말로 겨울잠 자는 벌레나 동물이 깨어나 꿈틀거린다는 뜻이다. 만물이 움트는 이날은 예부터 젊은 남녀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은행씨앗을 선물로 주고받고 날이 어두워지면 동구 밖에 있는 수나무 암나무를 도는 사랑놀이로 정을 다졌다. 그래서 경칩은 토종 연인의 날이라고 얘기한다.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임금이 농사의 본을 보이는 ‘적전(籍田)’을 경칩이 지난 뒤의 ‘돼지날 (해일, 亥日)’에 선농제(先農祭)와 함께 하도록 했으며, 경칩 이후에는 갓 나온 벌레 또는 갓 자라는 풀을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불을 놓지 말라는 금령(禁令)을 내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보이기도 했다. 중국 고대 유가의 경전 《예기(禮記)》 「월령(月令)」에도 “이월에는 식물의 싹을 보호하고 어린 동물을 기르며 고아들을 보살펴 기른다.”라고 되어 있다. 민간에서는 경칩에 개구리 알이나 도룡뇽 알을 먹으면 몸에 좋다고 하였으나 어린 생명을 그르치는 지나친 몸보신은 금해야만 한다. 또 단풍나무나 고로쇠나무에서 나오는 즙을 마시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한해 가운데 보름달이 가장 크고 밝다는 정월대보름입니다. 정월은 예부터 사람과 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하나로 화합하고 한 해 동안 이루어야 할 일을 계획하고 비손하며 점쳐보는 달이라고 했습니다. 《동국세시기》에 "정월대보름 초저녁에 횃불을 들고 높은 곳에 올라 달맞이하는 것을 망월(望月)이라 하며, 먼저 달을 보는 사람이 운수가 좋다."고 하여 이날은 남녀노소 떠오르는 보름달을 보며 저마다 소원을 빌었습니다. 정월대보름 무렵에 하는 세시풍속으로는 ‘망월’ 말고도 더위팔기(賣暑), ‘다리밟기(踏橋)', ’부럼 깨물기‘, ’줄다리기‘, ’복토 훔치기‘, ’용알 뜨기‘, ’달집태우기‘, ’지신밟기‘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복토 훔치기”는 부잣집의 흙을 몰래 훔쳐다 자기 집의 부뚜막에 발라 복을 비손합니다. 또 “용알 뜨기”는 대보름날 새벽에 가장 먼저 우물물을 길어오면 그해 운이 좋다고 믿었던 재미난 풍속이지요. 정월대보름엔 세시풍속 말고도 여러 가지 명절음식 곧 약밥, 오곡밥, 복쌈, 진채식(陳菜食), 귀밝이술 따위를 먹었습니다. 먼저 약밥은 찹쌀을 밤, 대추, 꿀, 기름, 간장들을 섞어서 함께 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겨우내 참았던 그리움이 실핏줄로 흘러 버드나무 가지마다 저리 파란 물이 들었구나 강나루 얼음 풀리면 그대 오시려나 코끝을 스치는 바람 아직은 맵지만 내 마음은 벌써 봄 원영래 시인의 시 <우수>입니다. 올제(내일)은 24절기 둘째인 우수(雨水)입니다. 우수는 말 그대로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뜻인데 이름에 걸맞게 봄비가 내리곤 합니다. 어쩌면 기다리고 기다리던 봄은 봄비와 함께 꿈을 가지고 오는지도 모르지요. 그 봄비가 겨우내 얼었던 얼음장을 녹이고, 새봄을 단장하는 예술가인 것입니다. 기상청의 통계를 보면 지난 60년 동안 우수에는 무려 47번이나 비가 왔다고 하니 이름을 잘 지은 것인지, 아니면 하늘이 일부러 이날 비를 주시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우수 때 나누는 인사에 "꽃샘잎샘에 집안이 두루 안녕하십니까?"라는 말이 있으며 "꽃샘잎샘 추위에 반늙은이(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는 속담도 있지요. 이 꽃샘추위를 한자말로는 꽃 피는 것을 샘하여 아양을 떤다는 뜻을 담은 말로 ‘화투연(花妬姸)’이라고도 합니다. 봄꽃이 피어나기 전 마지막 겨울 추위가 선뜻 물러나지 않겠다는 듯 앙탈을 부려보기도 하지만 봄은 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눈이 내리면 소년은 연을 날렸다. / 산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지면 / 더욱 높이 띄웠다. 팽팽한 연실을 곱은 손으로 / 움켜쥐고 실을 풀거나 당기면서 연과 이야기했다. / 연이 공중바람을 타고 높디높게 오르면 연실이 모자랐다.” 신영길 시인의 <나는 연 날리는 소년이었다> 시 일부입니다. 여기서 연(鳶)은 종이에 가는 댓가지를 붙여 실로 꿰어 공중에 날리는 놀이 용구인데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래 전부터 날려 왔지요. 그런데 한국의 연 특히 방패연은 그 형태와 구조면에서 다른 나라의 연과 달리 방구멍이 잇는 매우 과학적인 구조입니다. 이 방구멍은 맞바람의 저항을 줄이고, 뒷면의 진공상태를 메워주기 때문에 연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또 연을 높이 띄우거나 그림, 모양 등에 관심을 두는 중국, 일본 등의 연과는 달리 한국의 연은 연을 날리는 사람이 다루는 것에 따라 올라가거나 내려가기,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돌기, 급하게 올라가거나 내려가기는 물론 앞으로 나아가거나 뒤로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연은 연 날리는 사람에 의해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어서 연싸움(연줄 끊기)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우리 겨레는 설날 아침이면 일찍이 남녀노소가 설빔으로 갈아입고, 차례를 지낸 뒤에 할아버지ㆍ할머니, 아버지ㆍ어머니 등 집안 어른들에게 세배를 한 다음 일가친척과 이웃어른을 찾아가서 세배를 드렸습니다. 요즘엔 직장인들은 회사 윗사람을 찾아가서 세배를 드리기도 하지요. 그런데 조선시대엔 새해 초에 대문 앞에 세함(歲銜)을 두는 풍속이 있었습니다. 홍석모(洪錫謨)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각사의 서리배와 각영의 장교와 군졸들은 종이에 이름을 적어 높은 관원과 선생의 집에 들인다. 문 안에는 옻칠한 소반을 놓고 이를 받아두는데, 이를 세함(歲銜)이라 하며, 지방의 아문에서도 이러하였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또 한양(漢陽)의 세시풍속에 대해 쓴 책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 따르면, 설날부터 정월 초사흗날까지는 승정원과 모든 관청이 쉬며, 시전(市廛) 곧 시장도 문을 닫고 감옥도 비웠다고 합니다. 이때는 서울 도성 안의 모든 남녀들이 울긋불긋한 옷차림으로 왕래하느라고 떠들썩했다고 하며, 이 사흘 동안은 정승, 판서와 같은 높은 관원들 집에서는 세함만 받아들이되 이를 문 안으로 들이지 않고 사흘 동안 그대로 모아 두었다고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