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작업실로 가셔서 차 한잔 나누며 이야기를 하시지요. 이 매실차는 제가 집 텃밭에 심어 가꾼 매실로 담근 차입니다.” 은은한 노란빛 매실차를 손수 찻잔에 따라 준 이는 서양화가 김명식 화백이다. 작업실 큰 유리창이 액자처럼 보이는 5월의 정원이 아름답다. 김명식 화백은 용인시 처인구에 작업실과 아담한 미술관인 ‘김명식 아트센터’ (관장 김희종)를 마련하여 왕성한 작업을 하고 있는 칠순의 현역 작가다. 사흘 전 (4일, 토요일) 낮 1시, ‘김명식 아트센터’를 함께 찾은 이는 미국 LA에서 잠시 고국을 방문 중인 대한인국민회 전 이사장을 지낸 배국희 (81) 씨였다. “이 선생님, 사실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는데 함께 가 주실 수 있는지요? 숙소에서 좀 먼 곳입니다만...” 사실 서울에서 용인은 그렇게 먼 곳이 아닌데도 이날은 어린이날 연휴를 앞둔 주말이라 길이 막혀 아침 10시, 인사동 호텔을 출발한 지 무려 3시간 이상을 승용차로 달려 ‘김명식 아트센터’에 도착했다. “김명식 화백의 그림 가운데 저는 ‘집 시리즈’를 좋아합니다. 김 화백의 ‘집 시리즈’들은 무어라 할까? 그림을 바라다보고 있으면 마음이 그렇게 평온할 수가 없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쇠북[金鼓]의 기원 절에서 의례나 공양시간을 알릴 때 쓰는 쇠북은 원래 전장(戰場)에서 사용된 악기의 일종이었습니다. 《사기(史記)》, 《손자(孫子)》, 《자치통감(資治通鑑)》 등에는 쇠북이 전장에서 사용된 징과 북이라고 기록고 있어, 원래는 전쟁에서 신호를 보낼 때 사용했던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쇠북이 불교에서 의식구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8세기로 추정됩니다. 당대(唐代) 의정(義淨, 635~713)이 703년에 한역(漢譯)한 《금광명최승왕경(金光明最勝王經)》 권3 「몽견금고참회품(夢見金鼓懺悔品)」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확인됩니다. “그때 묘당보살은 부처님 앞에서 묘한 법을 친히 듣고 나서 뛸 듯이 기뻐하며, 한마음으로 생각하면서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그날 밤 꿈속에서 큰 금북[金鼓]을 보았는데, 광명이 환하게 빛나기가 마치 해와 같았다. 이 광명 가운데서 시방세계의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께서 보배로 된 나무 아래 수정으로 만든 평상에 앉으시어 한량없는 백천 대중에게 둘러싸여, 그들을 위해 법문을 말씀하시는 것을 보았다. 어떤 바라문 한 사람이 북채로 금북을 쳐서 큰 소리를 내는 것을 보았는데, 그 소리 가운데서 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김해박물관(관장 윤형원)과 (재)백제세계유산센터(이사장 최병관)은 <세계유산 백제, 세계유산 가야>라는 주제로 특별전 ‘백제 명품, 백제 문양전’ㆍ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 사진전’을 2024년 5월 2일(목)부터 2024년 7월 28일(일)까지 연다. 이번 특별전은 ‘세계유산(2015년 등재) 백제(百濟)’가 ‘세계유산(2023년 등재) 가야(加耶)’를 축하하는 전시다. 백제 문양전(보물)은 나라 밖 전시에서 가장 많이(1960∼2019, 60년 동안 22회/6,408일) 초대받은 우리나라 대표 전시품이다. ‘백제 명품인 8종류(산수, 산수봉황, 산수 도깨비, 연꽃 도깨비, 연꽃, 연꽃구름, 용, 봉황)의 백제 문양전’과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 사진전(공주 공산성,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부여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 부여 정림사지, 부여 왕릉원-능산리 고분군, 부여 나성, 익산 왕궁리유적, 익산 미륵사지)’이 가야(加耶)에 왔다. 백제인(百濟人)이 품었던 산과 물ㆍ구름과 꽃ㆍ상상 속 동물 등을 보며, 자연과 어우러지는 삶을 신기술 디지털 콘텐츠와 함께 가야(加耶)가 시작된 김해(金海)에서 다시 한번 느껴볼 기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수원시립예술단은 3일 저녁 영통구 글빛누리공원 잔디광장에서 ‘찾아가는 예술무대-달디 달고 달디단, 봄마실’ 공연을 열었다. 수원시립공연단의 ‘무예24시 시범공연’으로 시작된 이날 행사는 수원시립합창단 버스킹팀의 공연, 바이올리니스트 양동철의 연주, 가수 박미경 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이재준 시장은 “시민들이 일상에서 더 쉽게, 더 많은 공연을 누리도록 하겠다”라며 “가정의 달인 5월에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가 수원 곳곳에 준비돼 있으니 많이 찾아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5월 10일 저녁 8시 인계동 수원제1야외음악당에서 수원시립교향악단 파크콘서트, 18~19일 경기상상캠퍼스에서 수원연극축제(숲속의 파티), 25일 수원화성 연무대 특설무대에서 수원화성 헤리티지콘서트, 5월 31일~6월 1일 화성행궁 일원에서 수원문화유산 야행이 열린다.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지난 4월 8일부터 오는 6월 30일까지 서울 대학로 ‘드림아트센터’에서는 뮤지컬 <데미안> 공연이 열리고 있다. 《수레바퀴 밑에서》, 《데미안》, 《싯다르타》, 《지와 사랑》 등의 주요 작품을 남긴 독일의 대문호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을 재창작하여 남성성과 여성성, 선과 악의 이분법적인 구분을 넘어 온전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내면의 얼굴을 마주하는 싱클레어의 정신적 여정을 그린다. 고정된 배역 없이 진행되는 캐릭터 프리 형식의 2인극을 올해는 혼성짝을 중심으로 구성하여, 전에 없던 새로운 형식의 열린 배역(캐릭터 프리)에 한 발 더 다가서고자 한다. 조풍래, 이형훈, 임찬민, 김현진, 정우연, 이한별, 홍나현, 류동휘 등 새로운 매력과 캐릭터, 그리고 그들만의 에너지로 깊은 울림을 더할 8인의 배우들과 함께 한층 업그레이드된 《데미안》을 선보인다. 싱클레어가 나아가는 성장의 여정을 표현하는 많은 상징들이 무대 위 물체들로 표현되며, 조명과 무대 구성 등 이야기를 더 섬세하게 표현하려고 하였다. 이를 통해 관객들이 싱클레어와 데미안의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헤르만 헤세의 원작 《데미안》을 오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태백산국립공원사무소(소장 박선규)는 오는 4월 27일부터 9월 30일까지 금대봉~대덕산 구간에 대하여 한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탐방예약제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국립공원 탐방예약제는 “자연자원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 측면에서 매우 주요한 정책이며, 생태ㆍ경관적 값어치가 높은 지역에 대해 탐방객의 이용을 조절함으로써 ①자연자원의 보전, ②이용자의 쾌적한 탐방환경을 경험하게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해당 구간에는 노루귀, 너도바람꽃, 큰제비꼬깔꽃, 얼레지 등 다양한 들꽃이 피어있어 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구간 입산을 위해선 인터넷 예약이 꼭 선행되어야 하며, 1일 500명에 한해 입산할 수 있으니 입산하려면 유의해야만 한다. ※예약연결: 국립공원 통합예약홈페이지누리집(http://reservation.knps.or.kr)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2024-2025 한국-이탈리아 상호문화교류의 해(이하 상호문화교류의 해)’를 맞이해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 한국콘텐츠진흥원, 국립중앙박물관 등과 함께 공연, 전시, 콘텐츠와 관광 홍보 행사 등을 개최한다. 유인촌 장관은 5월 4일,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해 ‘상호문화교류의 해’ 시작을 축하하고 콜로세움 고고학공원관장, 이탈리아 외교부 관계자 등과 함께 개막공연을 관람한다. 이에 앞서 문체부는 5월 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한-이탈리아 상호문화교류의 해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이탈리아 외교부와 양국의 예술, 창조산업, 전시 등 문화 분야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국립국악원 ‘세자의 꿈’ 공연으로 상호 문화교류의 해 시작 국립국악원은 5월 4일, 로마 아르젠티나 극장에서 상호문화교류의 해 공식 개막공연으로 태평무와 사랑춤, 소고춤, 판굿 등 한국 전통 음악과 무용이 어우러진 ‘세자의 꿈’을 선보인다. ‘세자의 꿈’은 상호문화교류의 해를 위해 특별히 기획한 해외 초연 작품이다. ‘세자의 꿈’을 시작으로 로마, 밀라노 등 이탈리아 주요 도시에서는 ▴한국 중견작가 전시회(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서울역사박물관(관장 최병구)은 War Childhood Museum(관장 야스민코 할릴로비치 Jasminko Halilovic)과 공동으로 <전쟁을 겪은 어린이들의 이야기 CHILDHOOD UNDER THE SIEGE_Sarajevo 1992-1995> 국제교류전을 5월 4일(토)부터 8월 25일(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1층)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를 함께 준비한 War Childhood Museum(전쟁을 겪은 어린이들의 박물관)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Bosnia and Herzegovina, 이하 보스니아)의 수도 사라예보(Sarajevo)에 있는 전문 박물관으로 무력 충돌에 영향을 받은 어린 시절의 경험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세계에서 유일한 박물관이다.(2017년 개관) 박물관 설립자이자 관장인 할릴로비치 관장은 자신과 같이 보스니아 전쟁 동안 포위된 사라예보에서 성장한 사람들의 개인적인 기억 1,000여 개를 수집하고, 그와 같은 세대의 경험을 기록하는 프로젝트를 2010년부터 진행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저서『War Childhood』를 2013년 출판하였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20건의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우리는 읽는, 그리고 일하는 인간이다. 일터에서 끊임없이 이 두 가지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처음의 의미와 보람 대신 지금의 관성과 체념만이 남아있음을 깨닫게 되는 인간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공문, 기획안, 업무 메일 읽기를 제외한 자발적 읽기가 어떻게 일터의 관성과 체념을 지우고, 의미와 보람을 불러오는지 말하고 있다. 일터에서 만난 타인 때문에 고민했거나 자기 자신 때문에 외로웠던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며 읽을 만한 책들을 일화와 함께 가볍게 소개한다. 일과 인간관계에서의 괴로움, 인정욕구나 매너리즘으로 인한 고통을 덜어낼 수 있게 적절한 책을 처방하는 격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인간 실격』과 『명상록』에서 자신의 마음을, 『우신예찬』에서 타인의 뜻을, 『너무 시끄러운 고독』에서 일의 의미를,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 존재의 무게를 가늠하며 읽어보자. 그 사소한 읽음이, 고민하고 외로워하는 우리가 일터에서 다시 한번 뿌리내리도록 도울 것이다.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p.157) “네가 들려준 소리들이 우리글을 만드는 데 크게 쓰였다. 아비의 마음 같아서는 온 백성들이 나의 딸이 함께했다는 것을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우리 정의는 또 얼마나 기뻤을까 생각했단다.” “아바마마….” “세상에 너의 공을 알리지 못함이 속상하지는 않더냐?” “그렇지 않사옵니다. 조금도 그런 생각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훈민정음은 아바마마께서 직접 만드시고 이룩해내신 크나큰 업적이옵니다. 저는 다만 미력한 힘을 보탰을 뿐입니다.” 한글은 참 쉽다. 누구나 쉽게 배우고 익혀 금방 ‘까막눈’을 면할 수 있다. 글자를 모르고 살아가던 백성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선물한 임금, 세종은 어떻게 그 어려운 일을 집현전 학사나 신하들의 도움 없이 해낼 수 있었을까? 훈민정음 창제는 세종의 비밀 프로젝트였다. 나빠진 건강을 이유로 세자였던 문종에게 정무를 맡기고, 본인은 본격적으로 문자 연구에 매달렸다. 이때 세종을 도와 한글 창제에 큰 도움을 준 이가 바로 딸 정의공주였다. 박연아가 쓴 이 책, 《정의공주》는 훈민정음 창제의 숨은 공신이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정의공주의 일생을 다룬다. 정의공주는 세종과 소헌왕후 심씨 사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