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우리나라 전통주 시장은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탁주, 약주, 청주, 증류식 소주 등 전통주류 출고액은 2022년 기준 약 1,629억 원으로 전체 주류 출고액의 약 1.63%를 차지하고 있다.* * 전통주 산업의 동향과 전망(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2023년 10호)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최근 세계적으로 한국 전통 주류를 향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건국대학교와 함께 한국 전통주의 맛과 향을 결정짓는 대사체*를 과학적으로 밝혔다. * 대사체: 발효 중 미생물에 의해 생성되는 산물로, 유기산, 지방산, 당 등이 해당 연구진은 전통주 제조 중 생성되는 대사산물 정보를 바탕으로 각 주류의 고유한 풍미와 품질을 밝히고자 케이(K)-농식품 성분 활용 기반 고도화 공동연구사업을 통해 전통주 48개를 수집해 성분을 견줬다. 그 결과 33종의 유의미한 대사체를 식별했다. 대사체 분석 결과, 탁주는 옥타데카노산, 노나노산, 옥타노산 등의 지방산이 풍부해 버터 같은 맛, 크림 향, 과일 향이 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 지방산은 탁주의 독특한 요구르트 풍미를 살리는 데 한몫했다. 약주는 숙신산, 헵타노산, 헥사데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작업 중 다이너마이트 불발탄이 폭발하여 눈앞에서 죽은 사람만도 10여 명이나 있었다. 그들은 손발이 갈가리 찢겨 나갔고, 바윗돌이 가슴을 덮쳐 그 자리에서 죽었다. 그래서 사체의 행방은 잘 모른다. 강제징용자들은 질병으로 죽은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부상으로 죽었다. 터널 공사 중 나온 돌덩어리를 나르는 짐차에서 떨어지거나 터널 받침목을 제대로 설치 안 해서 죽어 나가는 사람도 많았다. 공사장에서 죽은 사람을 끌고 나가는 것을 수백 번 이상 목격했다. - 나가노 히라오카댐(長野平岡) 강제연행노동자 김창희 증언, 경북 월성 출신, 160쪽 -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끌려가 강제노역에 시달린 조선인 수는 얼마나 될까? 그들은 어디서 어떠한 극심한 노동을 하며 삶을 마감했을까? 조선인들의 강제노역지는 일본 전역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지만 특히, 발전소용 댐 건설지, 비행장 건설 현장, 도로 건설지, 군수용품 공장, 탄광 등이 유력한 곳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기자는 지난 4월 8일, 조선인 강제노역을 다룬 《본토결전과 외국인 강제노동》을 쓴 곤도 이즈미(近藤 泉, 73) 씨 일행과 대담을 했다. 곤도 이즈미 씨는 나가노현 마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굿'을 "여러 사람이 모여 떠들썩하거나 신명 나는 구경거리"라고 풀이한 다음에, "무속의 종교 제의, 무당이 음식을 차려 놓고 노래를 하고 춤을 추며 귀신에게 인간의 길흉화복을 조절하여 달라고 비는 의식”이라고 풀이해 놓았다. 그러나 이는 '굿'의 뿌리와 가지를 가늠하지 못하여 뜻의 차례를 거꾸로 내놓은 것이다. “여러 사람이 모여 떠들썩하거나 신명 나는 구경거리"라는 풀이를 뒤에다 놓아야 '굿'의 뿌리와 가지를 올바로 내놓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굿의 뿌리를 "무당이 음식을 차려 놓고 노래를 하고 춤을 추며 귀신에게 인간의 길흉화복을 조절하여 달라고 비는 의식”이라 해 놓은 것은 요즘의 굿만을, 그것도 껍데기만 보고 적어 놓은 것이다. 굿은 우리 겨레와 더불어 길고 긴 세월을 살아왔기 때문에, '굿'이라는 낱말의 뜻을 풀이하려면 그런 세월의 흐름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굿의 본디 모습은 중국 사람들이 저들의 역사를 적으면서 곁눈질한 자취로 변죽만 간신히 남아 있다. 예(濊)의 '무천(舞天)', 부여의 '영고(迎鼓), 마한의 '천신제(天神祭), 고구려의 '동맹(同盟)' 같은 것들이 그것인데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 ‘식위민천’은 《조선왕조실록》에 모두 28건이 나오는데 그 가운데 세종 때 8건이다. 다른 임금은 성종이 5건으로 많다. 두 분 다 어질다고 존경받는 임금들이다. 세종은 1418년 8월 18일 즉위한다. 즉위한 지 두 달도 되지 않은 10월에 ‘먹는 것이 백성의 하늘’이라는 명제를 선언한다. 즉위식에서 선언한 ‘시인발정’(施仁發政, 백성사랑은 임금 노릇의 근본)의 구체적인 시행책의 하나가 되는 셈이다. 사간원에서 상소하여 아뢰기를,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요, 먹는 것은 백성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온데, 이제 흉년을 만나 민생이 염려되오니, 각 군의 조세를 경창(京倉)에 전부 바치는 것을 제하고는, 곡식으로 거두어 각기 그 고을에 두었다가, 내년의 씨앗으로 예비하게 하고, 그 농사를 그르침이 더욱 심한 주ㆍ군(州郡)은 조세를 전부 면제하시기를 청하나이다. 그리고 왜적이 중국을 침범하여, 그 약탈한 재물을 가지고 우리나라 남쪽 지경에 와서 배를 대고 해변의 백성들과 교역한 지 오래 되었는 바, 지금 우리는 기근으로 재물이 없어 교역하지 못한즉, 왜적이 의식을 얻을 곳이 없게 되면 반드시 도둑질할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옵니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무형유산 속에서 길어 올린 지혜가 학문적 성과로 꽃피고, 그 성과가 다시 우리의 삶과 미래를 비추는 하나의 등불이 될 때, 우리는 이를 “무형유산의 성장”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무형유산학회의 ‘Janelii×임돈희 무형유산 학술상’은 학문적 연구와 전승 현장을 연결하는, 우리 시대에 필요한 상징적 출발점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11월 22일 청주 도시재생허브센터 어반아트홀에서 열린 제1회 시상식에서는 프롬히어의 설지희 대표가 첫 수상자로 뽑혔다. 그의 논문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조선 전기 선장의 역할과 선박 기술문화」는 조선 전기 선박 기술 발전의 핵심적 역할을 맡았던 선장의 중요성을 재조명하며, 전통 기술문화를 탐구한 연구다. 전통을 살리고, 학문을 이어가는 상의 탄생 자넬리×임돈희 무형유산 학술상은 무형유산 연구의 세계적 대부인 자넬리 교수(Roger L. Janelli, 1943~2021)와 한국 무형유산학의 선구자인 대한민국학술원 임돈희 회원의 뜻을 기리며, 두 학자가 출원한 기금을 기반으로 제정되었다. 이 상은 지난 2년 동안 《무형유산학》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가운데 가장 우수한 연구
[우리문화신문=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무형유산학회(Intangible Heritage Association)가 지난 21일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받으며 공식 출범했다. 이는 2024년 8월 18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창립총회를 성공적으로 마친지, 약 3달 만의 결실로, 무형유산 연구와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역사적 사건이다. 무형유산학회는 2015년 임돈희, 함한희 명예교수 등을 중심으로 설립된 세계 첫 무형유산 연구 학술단체다. 설립 초기부터 무형유산을 ‘살아있는 유산’으로 정의하며 학제 간 협력을 통해 학문의 지평을 넓히는 데 주력해 왔다. 2015년 창립 이후 현재까지 한 해에 두 차례 춘계ㆍ추계 학술대회를 꾸준히 열어 모두 20회의 학술대회를 진행했으며, 학술지 《무형유산학》도 2016년부터 해마다년 두 번씩 펴내 모두 18권을 출판하며 무형유산 연구의 깊이를 더해왔다. 사단법인화 과정과 의미 8월 18일 열린 창립총회에서는 발기인 7명(박정석 이사장, 윤동환ㆍ정성미ㆍ이미령ㆍ설지희 이사, 김형근ㆍ오세미나 감사)을 비롯해 약 50명의 위임 동의와 회원들이 참여하여 학회의 법인 전환을 의결했다. 이후 국가유산청의 설립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과 (사)한국제과기능장협회는 2024년 ‘제8회 국산 밀 활용 제과ㆍ제빵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고, 올해의 국산 밀 과자와 빵을 뽑았다. 이번 공모전은 (사)한국제과기능장협회가 주최한 ‘2024 베이커리 페어(11.20.~11.23.)’*와 연계해 진행했으며, 협회 소속 회원 45개 팀이 참가해 과자 21점, 빵 24점을 출품했다. *장소 : 서울특별시 삼성동 코엑스 시(C)홀 제과 부문 최우수상은 강새미 씨(랑콩뜨레과자점, 경북 경주)가 받았다. 건 대추, 땅콩, 호박씨 등 각종 견과류 활용한 쿠키와 마들렌을 선보였다. 제빵 부문 최우수상은 이득길 씨(베이커리가루, 강원 속초)가 수상했다. 연근, 양송이, 단호박, 아스파라거스 등을 올린 ‘아리진흑구운채소빵’과 검은콩, 녹두, 조를 곁들인 ‘검은밀 검은콩 식빵’ 등을 출품했다. 이번 공모전 출품작은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우리 밀 품종 ‘황금알’과 ‘아리진흑’로 만든 국산 밀가루를 사용해 만들었다. 2019년에 개발한 ‘황금알’은 빵 만들기에 적합한 품종으로 단백질 함량이 14%로 높아 강력분 수준의 밀가루를 만들 수 있다. 2020년에 개발한 기능성 유색 밀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과 주필리핀한국문화원(원장 김명진)은 11월 22일(금)부터 2025년 1월 29일(수)까지 필리핀 메트로폴리탄 마닐라박물관에서 순회전《매듭, Korean Knots》를 연다. 이번 전시는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주시드니한국문화원에서 1차 전시를 끝낸 데 이어 열리는 순회 전시로, 국립민속박물관이 소장한 130여 점의 매듭 자료와 체험형 전시자료인 한복문화상자를 함께 선보인다. □ 한국 매듭의 기본형부터 만드는 과정까지, 한국 전통 매듭 이해 높여 한국 매듭은 맺는 방법과 형태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으며 다양한 이름을 가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의 기본형 매듭을 직접 만져보며 이해할 수 있고 한국 매듭의 간략한 역사와 매듭을 만드는 도구, 매듭 제작 과정 또한 영상으로 소개한다. 전시에는 남성이 사용하는 물건에 멋을 더하는 선추ㆍ안경집ㆍ띠ㆍ세조대는 물론 여성의 대표적 매듭 장식인 노리개를 선보인다. 또한 주머니ㆍ조바위ㆍ장도ㆍ수저집 등 매듭으로 꾸민 소품과 발걸이나 횃대 유소와 같이 공간을 꾸미는 매듭 작품도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매듭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묵주ㆍ염주ㆍ목걸이ㆍ핸드백과 같이 매듭을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11월에 보기드문 눈꽃세상을 만났다. 아직 단풍잎을 떨구지 못한 나무에도 소복하게 쌓인 눈이 탐스럽다. 어린 시절에는 눈사람을 만든다고 신이 났지만 도시생활에서 눈은 골칫거리다. 하지만 오늘 만큼은 은세계를 잠시 즐겨도 좋을 듯하다.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이재필)는 지난 2021년부터 올해까지 실시한 「조선왕릉 역사경관림의 수목조사」를 통해 조선왕릉 역사경관림의 경제적 값어치가 약 779억 원이라는 결과를 냈다. 궁능유적본부는 조선왕릉 28곳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의 종류와 크기를 조사해 능별 나무의 부피를 계산하였다. 그 결과, 조선왕릉 28개소의 평균적인 나무 부피의 합(평균 임목축적)은 258㎥/ha로, 서울시 평균인 146.1㎥/ha의 1.7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를 바탕으로 탄소저장량과 탄소흡수량을 산정하였고, 조선왕릉의 나무가 저장하고 있는 탄소의 양을 탄소배출권 거래 시 경제적 값어치로 환산한 값은 약 238억 원, 온실가스 흡수와 저장, 생물다양성 보전, 대기질 개선 등의 공익적 값어치로 환산해 보면 약 54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탄소배출권: 지구온난화를 유발하거나 가중시키는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메탄 등)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로, 배출권을 할당받은 기업들은 의무적으로 할당 범위 내에서 온실가스를 써야 하며 남거나 부족한 배출권은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 공익적 값어치: 온실가스 흡수ㆍ저장, 산림경관 제공, 토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