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는 3월 23일부터 24일까지 서울특별시 성북구 솔샘로 ‘공백공유’에서는 연극 <즉흥공감극장 봄 정기공연, 연대>가 펼쳐진다. 특히 이 연극은 포이에시스가 펼치는 플레이백 시어터(Playback Theatre) 곧 대본 없이 관객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관객과 배우가 함께 만들어 가는 연극이다. 이를 포이에시스는 우리말로 <즉흥공감극장>이라고 말한다. 연대(Solidarity) -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한 연결의 장 지구 마을 저편에서 그대가 울면 내가 웁니다 누군가 등불 하나 켜면 내 앞길도 환해집니다 내가 많이 갖고 쓰면 저리 굶주려 쓰러지고 나 하나 바로 살면 시든 희망이 살아납니다 시인 박노해는 시 <인다라의 구슬> 가운데서 이렇게 노래한다. 전쟁, 양극화, 경제 위기... 온 지구촌에서 삶의 위험 징후들이 포착되지만, 우리의 일상은 여전하다. 그러나 나 자신과 주변을 조금만 찬찬히 둘러보면 심리적 내전 상태에 있는 위태로운 현실 속에 우리가 서 있음을 보게 된다. 생존을 위한 경쟁, 상대적 박탈감을 기본값으로 하는 욕망의 프리즘 속에서 우리는 저마다 자신이 선 자리에서 고립된 개인으로 힘겨운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국립국악원은 예로부터 나라의 음악을 관장하고 전승해오는 국립 음악기관이다. 우리 음악을 올바르게 보존하고, 연구하고, 나아가 후학을 양성하여 계승하는 역할까지 해왔다. 또한 우리 전통음악의 많은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고음반은 상당히 중요한 자료이다. 악서, 악보, 의궤, 홀기 등 더 오래된 기록으로 당시의 음악과 연행을 살펴볼 수도 있지만, 실제 음악을 녹음할 수 있게 된 약 100년 전의 고음반은 우리 음악을 제대로 연구하고, 올바르게 지켜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소중한 기록이다. 국립국악원은 유성기음반 총 26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연구나 전시에 활용된 적은 많지 않다. 요즘 유성기가 흔치 않기 때문에 재생하거나 활용하는 것도 번거롭고, 다른 유물에 비해 시대가 오래되지 않아 그동안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장고에서 잠들어 있던 유성기음반을 꺼내어 직접 보고 함께 들어보려 한다. 유성기는 1900년 직후 한국에 유입되어 1920년대 전기 녹음을 통한 획기적인 음질 개선과 함께 그 전성기를 맞는다. 일본 음반회사에서 전기 녹음을 도입한 것은 1927년이며, 전기 녹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소리가 나거나 밖으로 나오는 것이 아닌, 안으로 들어가는 생각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문제가 안에서 응어리졌을 때 예술적으로 표출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덩어리》는 침목, 폐자재, 고철 등 목적을 다하고 버려진 재료들로 인물상, 군상을 제작하면서 재료의 물성과 가능성을 탐구해 온 작가 정현의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는 199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조형적 흐름과 함께 조각, 판화 드로잉, 아카이브를 포괄적으로 소개한다. 전시 제목 ‘덩어리’는 최소한의 개입으로 매체의 물성을 극대화하는 작가의 접근방식, 작품에서 두드러지게 발견되는 조형적 특징과 더불어 정현 작품의 재료가 고유 존재로서 살아내고 견뎌온 ‘덩어리진 시간’을 함의한다. 이는 하찮거나 쓸모를 다한, 그러나 시간과 경험의 결이 응축된 재료에 주목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비조각적 재료를 조각화하는 정현 특유의 작업세계를 함축적으로 조망하고자 함이다. 한국 현대 조각사에서 정현은 매우 독자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추상 표현의 물결이 일던 1980년대 한국 미술의 흐름과는 다소 동떨어진 곳에서 꾸준히 인체조각에 천착해 온 점이나 조각의 범주에서 통용되지 않던 것들을 조각화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서해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태안해안국립공원은 다양한 지질 환경을 갖춰 자연 학습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이곳의 가장 큰 지질학적 특징은 해안사구다. 해안의 모래가 바람에 밀려 조금씩 육지 쪽으로 이동하며 생긴 해안사구는 육지에서 볼 수 없는 경관과 특색 있는 식물 덕분에 생태적 중요성이 크다. 태안해안국립공원에는 크고 작은 해안사구 23개가 형성되었는데, 이를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곳이 태안해변길 5코스 ‘노을길’ 삼봉해변-기지포해변 구간이다. 갯완두, 갯쇠보리, 갯그령 같은 식물과 멸종 위기종 표범장지뱀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두리와 몽산포해변에도 해안사구가 있다. 국내 최초 민간 수목원인 천리포수목원, 떠들썩한 포구의 정취가 느껴지는 백사장항, 우리나라 3대 일몰 여행지로 손꼽히는 꽃지해변 등 태안의 명소가 봄 정취를 돋운다. 질 좋은 꽃게로 담근 간장게장, 개운한 국물이 일품인 우럭젓국도 여행을 풍성하게 해준다. 문의: 태안군청 문화체육관광과 041)670-2766, 태안해안국립공원 041)672-9737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AI가 모두에게 화두로 다가온 시대, 이제는 기계와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고민해야 할 때다. 이 책은 작가가 1년 동안 연재한 기획칼럼을 엮은 것으로,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다양한 각도에서 논의하고 성찰하고 있다. 인간과 기계를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해진 이 시대는 인간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첨단 기계사용에 의존하고 있는)인간도 기계’이며 ‘기계도 생명’으로 보아야 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을 초월하는 특이점이 오고 인간의 피조물인 로봇이 부모 품을 떠나 자기 증식을 하게 될 때 인류는 무엇에 자신의 생존과 미래를 기댈 것인가를 질문하며, 기계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고민할 것을 요청한다. 이 책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은 마지막 챕터로, 여기서 작가는 챗지피티(ChatGPT)를 자신의 벗으로 초대하여 함께 이야기를 주고받는 과정을 보여준다. 기계를 더 이상 단순한 도구로만 여길 수 없는 시대에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며 어떻게 기계와 공존할지를 깊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챗지피티의 추천사를 빌자면 “기술의 미래와 기계와의 관계에 대한 윤리적 영향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 이 책을 강력히
[우리문화신문=안승열 명리학도] 오래전 동방의 조상들은 세상의 뭇 존재들이 하늘과 땅의 기운으로 나고 죽음을 깨닫고 이로부터 태극ㆍ천간ㆍ지지ㆍ음양오행을 관념*하게 된다. 이들이 어우러진 명리학의 우주관은 다음과 같다. * 관념- 어떤 문제나 주제(主題)에 대해서 합리나 논리에 따라서 체계적으로 정리한 견해 태초의 세상은 시간도 공간도 없었다. 찰라의 순간에 무(無)의 균형이 깨지고 그 틈으로 천기(天氣- 우주의 기운)를 잉태한 만물의 씨앗이 태어난다. 곧이어 씨앗이 터지며 이 세상은 음기(陰氣)와 양기(陽氣)를 품은 삼라만상(森羅萬象)으로 가득 채워졌으니 그 시원(始原)인 씨앗은 선천(先天)의 존재, 삼라만상 이후는 후천(後天)의 존재로 분별하였다. 삼라만상의 존재들을 *천간(天干)과 *지지(地支)에 배속하고 이들을 다시 나무를 닮은 무리, 불을 닮은 무리, 흙을 닮은 무리, 쇠붙이를 닮은 무리 그리고 물을 닮은 무리로 구분하였으니 이로써 천지간의 모든 존재는 이 다섯 무리 가운데 하나에 속하게 되었다. * 천간 지지- 천간(天干)은 하늘에서 온 삼라만상의 기운으로 10종이며 지지(地支)는 천간이 땅으로 내려와 조합된 기운으로 12종이다. 이들이 명리학을 기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춘천을 대표하는 문인 김유정의 본관은 청풍입니다. 10대조가 대동법 시행에 크게 공헌한 명재상 김육이고, 9대조는 명성황후의 아버지인 청풍부원군 김우명입니다. 집안도 춘천에서는 꽤 명망 있고 부유한 지주였지요. 그런데 형 유근이 집안의 재산을 탕진하여 가난에 힘든 삶을 살았습니다. 병으로 인해 춘천으로 내려온 그는 들병이들과 어울리며 술에 빠져 살았다고 하지요. 김유정 대부분의 단편은 그 시절에 쓰입니다. 김유정은 박녹주라는 판소리 명창을 사랑했습니다. 이미 남편이 있었던 박녹주는 김유정을 받아 줄 수 없었지요. 요즘 스토커 수준으로 박녹주에게 애정을 갈구하고 편지와 혈서를 보내지만 사랑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김유정은 삶을 다할 때까지도 박녹주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29살로 요절했을 때 방안에는 '녹주, 너를 연모한다'라는 혈서가 벽에 붙어있었다고 하지요. ‘들병이’는 매춘부를 부르는 다른 이름입니다. 병을 들고 다니면서 잔술을 팔고, 뜻이 맞으면 매춘까지 이르는 비교적 천한 직업을 의미합니다. 먹고 살기도 힘들었던 삶이 팍팍했던 시절에는 자신의 의지와 다른 삶을 살아야 했던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고 그 애환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자신을 꼭 안아보세요” 누군가에게 이런 청을 받는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까? 사진가 김지연에게 이런 청을 받은 99명의 사람들은, 처음에는 뜬금없어 하다가 서서히 스스로를 안아주었다. 한 번도 안아본 적 없는 자기 자신이었다. 어떤 사람은 어색한 나머지 차마 꼭 그러안지 못했지만, ‘나’의 존재를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나는 누구와 손목을 잡거나 포옹하는 일에 익숙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은 자주 누군가를 포옹하게 된다. 내 마음을 다 전달할 수 없을 때 때론 몸으로 다가선다. 어느 날은 나 자신을 껴안아 보았다. 안쓰러움과 고마움과 서러움과 사랑하는 마음이 교차하면서 비로소 나를 이해하고 용서할 것 같았다. 그동안 나를 지탱해 주어서 고마웠다고.’ 작가가 지인들에게, 또는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자신을 안아보라’고 청한 이유다. 때는 느닷없이 맞닥뜨린 코로나 팬데믹의 긴 터널을 통과하던 시기였다. 만나는 사람들 모두가 저마다의 이유로 힘들고 지쳐 보였다. 2002년 <정미소> 개인전을 시작으로 <근대화상회>, <낡은 방>, <삼천원의 식사>, <남광주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익산박물관(관장 김울림)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전시홀 음악회>를 오는 16일 낮 2시 로비에서 연다. <전시홀 음악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선보이는 공연 프로그램으로, 박물관을 찾아주시는 관람객께 클래식의 아름다운 선율로 감동을 선사하고자 마련되었다. 올해는 모두 2회 예정되어 있으며,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초청 공연이 첫 번째로 진행된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1985년 국내 첫 민간 교향악단인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로 출발해 2001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단체로 지정되었다. 관현악은 물론 오페라ㆍ발레까지 아우르는 극장 오케스트라로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했으며, 2022년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로 이름을 바꿔 정체성을 강화하였다. 공연은 영화 음악의 거장 ‘히사이시조 곡 모음’과 ‘미녀와 야수 OST’, ‘겨울왕국 OST’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친숙한 영화 음악들을 선보일 예정이며, 흥미로운 해설까지 더해져 완성도 높은 공연이 될 예정이다. 관계자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공연을 관람하며 선물 같은 시간을 보내시기를 바란다.”라며, “오는 4월 28일까지 진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실력파 음악가 등용문 ㈜케이티앤지(KT&G, 사장 백복인)가 실력파 독립(인디) 음악가를 발굴해 지원하는 '2024 밴드 디스커버리' 참가 대상자를 오는 4월 12일까지 공개 모집한다. 올해로 15번째인 '밴드 디스커버리'는 ㈜케이티앤지 상상마당이 잠재력 있는 독립음악가 발굴과 지원을 위해 지난 2007년부터 진행해온 문화공헌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모두 89개 팀을 뽑아 기성 음악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상금과 싱글음반 제작, 공연 기회 제공 등 실질적인 혜택을 지원해 왔다. 이를 통해 4인조 유명 인디밴드인 쏜애플, 얼터니티브 록밴드 더베인 등 다수의 실력파 음악가들을 배출해내며, 신인 음악가의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공모는 단원 구성원 전원이 선보인지 2018년 이후이며, 자작곡을 3곡 이상 발표한 신인 음악가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서류 심사와 온라인 경연을 거쳐 뽑힌 2개 팀에는 팀당 상금 500만 원과 음반 제작비 등 역대 으뜸 수준인 모두 800만 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한다. 기성 음앆가 합동 공연과 상상마당이 기획하는 공연에 참여할 기회도 준다. '2024 밴드 디스커버리'의 자세한 정보와 접수 방법은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