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관장 박찬식)은 역사자료총서 7집으로, 2022년 이창훈 씨로부터 기증받은 18~20세기 제주 대포리 고부이씨 집안 소장 고문서 160여 점을 탈초*・번역한 《고문서에 담긴 조선후기 제주인의 삶》을 펴냈다. * 탈초 : 초서로 된 글씨를 읽기 쉬운 필체로 바꿔 씀 문건별로 발급자와 수취자를 따져 공문서와 사문서를 구분했으며, 이를 주제별로 묶어 작성된 시기순으로 정리했다. 공문서에는 녹봉이 정해지지 않은 관직자를 임명하면서 발급한 ‘차첩(差帖)’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이를 통해 대포리 마을 내 고부 이씨 문중의 주요 인물에 대한 관직 이력 양상을 살필 수 있다. 사문서로는 개인의 경제활동을 규명할 수 있는 명문(明文, 사리를 명백히 밝힌 글)ㆍ표문(表文, 임금에게 표로 올리던 글)ㆍ불망기(不忘記, 잊지 않기 위해서 적어 놓은 글) 등의 재산매매문서와 함께 도허문(都許文)ㆍ화회문(和會文)ㆍ깃급문[衿給文] 등의 재산상속문서가 다수 실려 있다. 그 밖에 관청에 올리는 진정서인 소지(所志)와 호구 기록을 담은 호구단자(戶口單子) 및 준호구(准戶口) 등 다양한 종류의 문서가 포함돼 있다. 해당 책자는 오는 12월 29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한국양봉협회와 함께 허니데이*인 12월 21일 서울 호서직업전문학교에서 ‘제3회 양봉요리 경연대회’ 본선을 열고 수상작을 가렸다. * 농촌진흥청과 한국양봉협회는 꿀을 뜻하는 영어 ‘허니(honey)’가 사랑하는 이를 부르는 애칭으로도 이용된다는 점에 착안해 둘이 하나 된다는 의미를 담아 12월 21일을 ‘허니데이’라고 이름 붙임. 올해 3회째를 맞은 양봉요리 경연대회는 농촌진흥청이 양봉 산물을 널리 알리고 나아가 식품 원료로 쓰임새가 다양한 양봉 산물을 홍보하고자 2021년부터 한국양봉협회와 공동으로 열고 있다. 이번 경연대회 참가 신청은 9월 1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양봉요리 경연대회 누리집(honeyday-cook.com)에서 받았다. 예선에는 모두 45팀이 참가했으며, 조리법과 요리 사진을 1차 심사해 요리 부문 7팀, 후식 부문 6팀 등 모두 13팀이 본선에 올랐다. 올해 대회는 지난해와 달리 요리 부문과 후식 부문으로 경연 부문을 나눠 전문성을 살렸으며, 이에 걸맞게 수준 높은 요리들이 많이 출품됐다. 송혜영 곤충요리 전문가 등 5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출품작을 시식한 뒤 요리의 맛과 창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내 대표 미디어아트 기업 커즈(대표 진실)가 올해 2회를 맞은 서울미디어아트위크(SMAW)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쇼 ‘성탄절 빛의 환상(Christmas Light Fantasia)’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12월 19일부터 25일까지 삼성역 무역센터 일대에서 열리는 SMAW에서 커즈는 날마다 17:30, 18:30, 19:30, 20:30, 21:30에 시작해 4분 동안 진행되는 시즌쇼를 통해 참여자들에게 환상적인 시청각 경험을 선사한다. ‘성탄절 빛의 환상’은 천상의 종이 지상으로 내려와 지상의 크리스마스를 여행하고 다시 천상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를 아나몰픽 기법(관객들의 몰입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축소되거나 확대되는 기법)으로 실감 나게 표현한 작품이다. 종이 찬란한 금빛에 휩싸이며 별빛으로 변하는 장면, 다양한 크리스마스용품이 춤추는 장면 등이 아름답게 연출돼 있다. 커즈의 크리스마스 시즌쇼는 아나몰픽과 라이팅 인스톨레이션(끝을 알 수 없는 어둠 속 반짝이는 빛으로 우주를 연상하게 하는 기법)을 연동한 매체예술(미디어아)트 쇼로 구성돼 있어 참여자들에게 환상적인 시청각적 경험을 선사하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즐길 수 있는 특별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여자국수 최정 9단이 하림배 프로여자국수전 통산 여섯 번째 정상에 올랐다. 22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8기 하림배 프로여자국수전 결승3번기 최종국에서 최정 9단이 김채영 8단에게 235수 만에 흑 불계승하며 종합전적 2-1로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앞서 14일 열린 1국에서 최정 9단이 187수 만에 흑 불계승하며 선취점을 가져갔고, 15일 2국에서는 김채영 8단이 209수 만에 흑 불계승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최정 9단은 22기 대회에서 첫 결승에 올라 이번 대회까지 7년 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22기부터 25기까지 우승하며 대회 처음 4연패를 달성했고, 26기 대회에서 오유진 9단에게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전기 대회에서 우승컵 재탈환에 성공한 최정 9단은 이번 대회에서 또다시 우승했다. 최정 9단은 “오늘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는데 이겨서 더욱 기쁘다. 오늘이 올해 마지막 대국이었는데 승리해 홀가분하다”라면서 “얼마 전 해성배에서 지면서 괴롭긴 했지만, 대결을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여자국수전 결승에 최대한 집중하려고 했고 좋은 결과가 됐다”라는 소감을 말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곡성 섬진강기차마을에서는 겨울철을 맞이해 오는 23일부터 '겨울놀이터'를 개장해 눈썰매장, 얼음 봅슬레이, 컬링장을 무료로 운영할 계획이다. 새해 2월 25일까지 휴장일 없이 무료로 운영하는 겨울 체험시설로 다양한 활동을 통해 남녀노소 전율과 낭만을 맘껏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지난 2일부터 '불멍*하며 고구마, 가래떡 구워먹기 체험'을 주말과 공휴일 하루 2회 무료로 운영하고 있으며, 내일 23일부터 25일까지 아침 10시부터 저녁 5시 사이 어린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트리 풍선모자를 매회 10개씩 선물로 주는 크리스마스 잔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불멍타임 보이는 라디오' DJ가 전하는 노래와 사연을 듣는 치유 시간과 크리스마스트리 사진마당 조성으로 마음 설레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 곡성 섬진강기차마을 관계자는 "올겨울은 곡성 섬진강기차마을에서 가족과 연인과 친구와 함께 놀고 치유하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가시길 바란다. 앞으로도 다양한 행사를 통해 언제나 기대되고 설레는 여행지로서 섬진강기차마을을 선보이겠다"라고 말했다. * 불멍 : 주로 캠핑 등에서, 장작불을 피워 놓고 불꽃의 움직임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안 부 - 김시천 때로는 안부를 묻고 산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안부를 물어오는 사람이 어딘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그럴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사람 속에 묻혀 살면서 사람이 목마른 이 팍팍한 세상에 누군가 나의 안부를 물어준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럽고 가슴 떨리는 일인지 사람에게는 사람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걸 깨우치며 산다는 건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나는 오늘 내가 아는 사람들의 안부를 일일이 묻고 싶다 “고모님께서 새해는 숙병(宿病)이 다 쾌차(快差)하셨다 하니 기뻐하옵나이다.” 이 글은 숙종임금이 고모인 숙희공주에게 보낸 편지에 들어있는 내용이다. 숙종은 고모의 오랜 병이 완치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숙병이 쾌차했다 하니 기쁩니다.”라며 아직 병중이건만 이미 병이 다 나은 것처럼 표현했다. 그런가 하면 정조 때 사람 한경(漢經)은 하진백(河鎭伯) 집안사람들에게 문안 편지를 보냈는데 하진백이 과거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가을에 있을 과거에서 급제했다며 미리 축하의 덕담을 보내고 있다. 이 밖에 명성왕후(明聖王后, 현종 비)가 셋째 딸인 명안공주(明安公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언젠가 박 과장이 이렇게 말하던 것이 생각났다. “김 과장은 여자에 너무 약한 것 같아. 술집 아가씨는 술집에서 술을 따르면 되는 것이요. 괜히 그 이상을 기대하는 것은 격에 안 맞는 일이라고나 할까? 달리 말하면 어리석은 짓이요. 술집에서 만난 아가씨에게 절대로 정(情)이나 명함을 주어서는 안 돼요. 나중에 괜히 귀찮아지지요.” 그러나 이 아가씨는 예외일지도 모른다. 박 과장의 경험에서 나온 조언은 존중하지만, 세상에 예외 없는 법칙은 또 없지 않은가? 어쩌면 이 아가씨는 비록 뿌리는 진흙 속에 내리고 있지만 심성은 더럽혀지지 않은 깨끗한 한 송이 연꽃일지도 모른다. 여러 가지 생각이 오갔다. 술을 한 잔 더 마신 뒤 김 과장이 말했다. “수련이, 술집 아가씨에게는 정을 주지 말라는 말을 알고 있지만 나는 수련이를 그저 술 따르며 웃음을 파는 보통 여자로는 보고 싶지 않아. 어리석은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저도 선생님을 보통 손님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대개 손님들은 저희들을 뭐라고 할까요. 노리갯감이나 감정이 없는 물건처럼 대하거든요. 그러나 선생님은 달랐죠.” 말없이 듣고 있던 김 과장이 말을 이었다. “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서울 마포의 밤이 사시사철 빛으로 반짝이게 됐다. 마포구(박강수 구청장)가 홍대 레드로드를 비롯한 주요 관광 상권의 특색을 살리는 빛거리 조성에 나섰다. 마포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진 게재를 즐기는 MZ세대의 취향을 반영, 빛 조형물을 활용한 빛거리로 차별화된 볼거리를 제공하고 관광을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에 조성되는 빛거리는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장소별 경관과 주제에 맞는 조명 시설을 해, 한 해 내내 관리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설치 구역은 홍대 레드로드 R1∼R2, R5∼R6 구간과 먹거리로 유명한 용강동, 도화동, 경의선숲길과 인접한 대흥동과 연남동, MZ세대가 즐겨 찾는 망리단길이다. 특히 한 해 외국인 관광객이 52만 명에 육박하는 홍대 레드로드 R5∼R6 구간에는 화려한 스트링 전구 장식과 함께 시계탑 조형물을 제작해, 2024년 새해 전야제 '레드로드 초읽기(카운트다운)' 행사에 활용한다. 마포구 관계자는 "빛거리가 상시 운영되기 때문에 낮에도 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강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견고하게 설치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레드로드 R5∼R6을 비롯한 설치 구역 모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24절기의 스물두째이며 명절로 지내기도 했던 ‘동지(冬至)’입니다. 민간에서는 동지를 흔히 ‘아세(亞歲)’ 곧 ‘작은설’이라 하였는데 ‘해’의 부활이라는 큰 뜻을 지니고 있어서 설 다음가는 작은설로 대접하는 것이지요. 이런 생각은 오늘날에도 여전해서 ‘동지첨치(冬至添齒)’ 곧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또는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동지는 날씨가 춥고 밤이 길어 호랑이가 교미한다고 하여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고도 부릅니다. 동지의 특별한 풍속을 보면 다가오는 새해를 잘 계획하라는 뜻으로 달력을 선물하는데 더위를 잘 견디라는 뜻으로 부채를 선물하는 단오 풍속과 함께 “하선동력(夏扇冬曆)”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동지의 또 다른 풍속에는 며느리들이 시어머니나 시할머니에게 버선을 지어 선물하는 “동지헌말(冬至獻襪)”이란 아름다운 풍속도 있었습니다. 이날 새 버선을 신고 길어지는 해그림자를 밟으면 수명이 길어진다고도 믿었지요. 그런데 이날 가장 보편적으로 지내는 풍속은 팥죽을 쑤어 먹는 일일 것입니다. 특히 지방에 따라서는 동지에 팥죽을 쑤어 솔가지에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에 있는 「하동 칠불사 아자방 온돌」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다. 지리산 반야봉 남쪽 자락에 있는 칠불사(七佛寺)는 대한불교조계종 13교구 본사인 쌍계사(雙溪寺)의 말사(末寺)로, 1세기 무렵 가락국(駕洛國) 김수로왕(金首露王)의 일곱 왕자가 출가하여 성불하였던 암자인 칠불암(七佛庵)이 이어진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 본사(本寺): 한 종파(宗派)에 딸린 절을 통할(統轄)하는 큰절 * 말사(末寺): 본사의 관리를 받는 작은 절, 또는 본사에서 갈라져 나온 절 칠불사 경내에는 이른바, ‘아자방(亞字房)’으로 불리는 독특한 형태의 선방(禪房)이 있는데, 이는 스님들이 벽을 향해 수행할 수 있도록 방 안 네 귀퉁이를 바닥면보다 한 단 높게 구성함으로써 ‘亞’ 모양의 아자형(亞字型) 방 전체에 구들을 놓아 만든 온돌방이다. * 선방(禪房):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행인 참선(參禪)을 하는 방 아자방 온돌은 신라 때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지며, 2017년 진행된 발굴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고려시대의 유물(기와 조각, 기단석*, 확돌* 등)과 함께 기타 여러 기록 자료에 의하면 아자방 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