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일취스님(철학박사)] 길을 가는 사람을 붙들고 "당신은 왜 사나요?" 하고 묻는다면, 뜬금없는 질문에 누구나 질색하거나 어리둥절할 것이다. 그것도 각본에 짜인 문답이라면 몰라도 갑작스럽게 던진 말 한마디, 각자의 삶에 중요한 핵심이긴 하지만 실로 깊고도 난해해서 쉽게 답을 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온갖 답이 나올 법도 하다. 예를 들면, “태어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산다.” “잘 살고 잘 먹기 위해 산다.” “죽지 못해 산다. “소풍 가듯 산다.” “애(자식)들 때문에 산다.” “한 편의 연극처럼 즐기며 산다.” “그저 물 흐르듯 바람같이 산다.” “산다는 것이 대수냐, 되는대로 살면 되지” “숨 쉬고 있으니까 산다, 숨 끊어지면 죽는 것이고.” 등등 무성한 답이 예상된다. 생각해 보면 “왜 사느냐?”에 대한 이렇다 할 정답이 없을 것 같고, “숨 쉬고 있으니까 산다.”라는 말에 제일 마음이 간다. 호홀지간(毫忽之間)이라고 했다. 누구나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모호한 상태에서 숨이 끊어지면 그날로 삶을 마감하는 것이 당연지사일 것이다. 늙어 자연사(自然死)하는 죽음이나 병들어 죽는 상황을 빼고, 요즘 텔레비전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醉客執羅衫(취객집라삼) 취하신 손님이 명주 저고리 옷자락을 잡으니 羅衫隨手裂(나삼수수열) 손길을 따라 명주 저고리 소리를 내며 찢어졌군요. 不惜一羅衫(불석일라삼) 명주 저고리 하나쯤이야 아깝지 않지만, 但恐恩情絶(단공은정절) 임이 주신 은정까지도 찢어졌을까 그게 두려워요. 이는 황진이ㆍ허난설헌과 함께 조선 3대 여류시인의 하나로 불리는 매창(李梅窓, 1573-1610)이 지은 <취하신 님께[贈醉客]>라는 제목의 한시다. 취한 손님은 매창의 비단 적삼을 잡아당기고 매창이 살짝 몸을 틀자 고운 적삼이 쭉 찢어져 버렸다. 적삼이 찢겼으니, 매창이 이만저만 속상한 게 아니었을 거다. 그러나 “비단 적삼 한 벌이야 아깝지 않으나, 은정도 따라 끊어질까 두렵다.”란 시를 읊을 뿐이다. 참으로 슬기로운 표현을 담아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고 있음이다. 매창은 전북 부안의 명기(名妓)로 한시 70여 수와 시조 1수를 남겼으며 시와 가무에도 능했을 뿐 아니라 정절의 여인으로 부안 지방에서 400여 년 동안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매창은 천민 출신으로 뛰어난 시인이었던 유희경과의 가슴 시린 사랑은 물론 유희경의 벗 허균과의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산림청(청장 남성현)은 달마다 대표 임산물의 효능과 효과, 조리법 등을 소개하여 임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올바른 임산물 구매를 안내하는 ‘이달의 임산물’ 시리즈를 추진하고 있다. ‘이달의 임산물’ 시리즈는 산림청 블로그에서 만나 볼 수 있다. 12월 이달의 임산물 주인공은 ‘옻나무’다. 옻을 옻나무 열매로 잘못 알기도 하는데, 옻나무 표피에 칼로 상처를 내 나오는 수액이 옻이다. 옻나무 수액은 처음 나올 때는 회색이지만 말리면 검붉은색으로 변한다. 옻은 예로부터 나전칠기를 제조할 때나 가구의 도료로 이용됐다. 이 밖에 특수접착제, 비행기ㆍ배 도료로도 쓰인다. 옻나무는 약용과 식용으로도 사용되는데, 약재로 쓰일 때는 수액과 나무껍질, 뿌리껍질 등을 이용하고 식용으로는 옻나무 순을 두릅과 비슷하게 나물로 무치거나 장아찌, 부침, 튀김 등으로도 많이 먹는다. 옻은 위장병의 주요 원인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라균을 죽이는 작용을 한다. 위가 약한 사람이 옻닭을 먹으면 위가 좋아지며 면역력도 증가해 장운동이 활발하지 못한 사람에게 좋은 약재라고 한다. 또한,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어 여성들의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무월경, 변비 등에도 좋다.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환경부는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대기환경보전법’,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자연환경보전법’ 등 5개 환경법안이 12월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먼저,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은 미세먼지 배출저감 관리를 위해 초미세먼지(PM2.5) 월평균 농도가 심화하는 그해 12월 1일부터 이듬해 3월 31일까지의 기간,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 공공기관 등이 운영하는 공공배출시설에 대해 미세먼지 배출 저감조치를 시행하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적용해 왔다. 그러나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 전후로도 지역별 초미세먼지 농도의 차이가 발생하고, 민간배출시설의 저감조치*는 의무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등 실질적인 미세먼지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기에 일부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 * 발전, 제철, 석유화학 등 대형사업장과 일부 중ㆍ소규모 사업장이 자발적 협약을 통해 고농도 미세먼지 기간 저감대책에 참여 중 이에, 법률 개정을 통해 지역민의 건강 피해나 경제 영향 등을 고려하여, 시도지사가 필요 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을 연장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해가 떠오르는 고장 동해는 1980년 삼척군 북평읍과 명주군 묵호읍이 통합되며 신설된 도시다. 송구영신의 시기가 다가오면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이 모여든다. 최근 동해의 여러 관광지 가운데 2021년 6월 묵호등대와 월소택지 사이 도째비골에 조성된 스카이밸리와 해랑전망대가 눈길을 끈다. 도째비는 도깨비의 사투리다. 도째비골스카이밸리는 높이 59m 스카이워크, 도째비골해랑전망대는 길이 85m 해상 보도 교량으로, 푸른 바다를 감상하는 동시에 다양하고 이색적인 체험 시설을 즐길 수 있다. 도째비골스카이밸리&해랑전망대는 어린이와 장애인, 노약자 등 이동 약자도 유아차나 휠체어를 타고 출입할 수 있도록 무장애 경사로를 설치하고, 장애인 화장실과 주차장을 마련했다. 시각장애인은 안내견 동반 입장이 가능하다. 이런 점을 두루 인정받아 ‘2023~2024 한국 관광 100선’에 들었다. 1970년대 호황을 누린 묵호의 생활상을 담화(談畫)로 만나는 논골담길, 국내외 곳곳에서 수집한 연필 3000여 종이 있는 우리나라 최초 연필뮤지엄, 두타산과 청옥산의 비경을 한자리에서 즐기는 동해 무릉계곡(명승)은 이 지역의 보물 같은 유산이다. 무구한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본격적으로 추워지는 12월, 서울식물원에서는 한겨울에도 따뜻하고 이색적인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2023년 12월 9일(토)부터 2024년 2월까지 서울식물원 전시온실 및 주제정원 일대에서 식물들과 조형물을 활용한 전시를 진행한다. 전시온실 입구부터 열기구 조형물과 어우러진 난초 기둥을 시작으로 열대관 관람동선을 따라 열대․아열대 지역에 서식하는 꽃이 크고 화려한 다양한 난초를 만날 수 있다. 특히 난초의 여왕으로 불리는 카틀레야를 비롯하여 팔레놉시스, 심비디움, 파피오페딜룸, 반다 등 화려한 모양과 색상의 열대난초 20여 종을 전시한다. 동남아지역의 전통공예품과 열대난초를 활용한 포토존에서는 이국적인 경관과 함께 아름다운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수많은 난초로 조성된 난초터널에서는 다채로운 색상과 함께 풍부한 난초향을 경험할 수 있다. 전시온실 지중해관으로 들어서면 생기있고 화려한 겨울장식과 더불어 꽃분수, 포인세티아 꽃트리 등 크리스마스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식물연출과 포토존으로 식물원을 찾는 시민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고자 한다. 야외 주제정원도 겨울을 맞이하며 옷을 갈아입었다. 순록과 선물상자가 담긴 수레로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아래 문체부) 유인촌 장관은 12월 8일(금) 오전, 광주 전일빌딩245에서 옛 전남도청 복원지킴이 어머니들을 만나 옛 전남도청 복원 과정과 이후 운영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유인촌 장관은 지난 10월 20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을 방문해 옛 전남도청 복원지킴이 어머니들을 처음 만나 옛 전남도청의 충실한 원형복원 이행을 약속한 이후 이번에 두 번째로 만났다. 이번 간담회에는 복원지킴이 어머니 14명과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 송윤석 단장 등 관계자 20여 명이 함께했다. 복원지킴이 어머니들은 “지난 10월에 이어 다시 찾아준 것만으로도 옛 전남도청 복원사업이 잘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 복원 이후에 운영이 잘 될 수 있도록 장관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유인촌 장관은 “향후 옛 전남도청이 복원되면 국내외 관광객에게 역사의 현장으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원 과정과 복원 이후 옛 전남도청의 운영에 대해 관심을 계속 기울이겠다.”라고 밝혔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어제(12월 8일) 저녁 7시 30분 서울 홍대 근처 ‘가온스테이지’에서는 <철의 원소 기호 ‘Fe’>라는 이름을 단 세계양금협회 한국지부 회장 윤은화의 4번째 공연이 열렸다. 이번 공연은 2023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 선정 프로젝트로 주최ㆍ주관 윤은화, 기획 설현주(국설당 대표), 서울특별시ㆍ서울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제작되었다. 피아노의 먼 친척뻘이며, 국악기 가운데 유일하게 쇠줄을 쓰는 악기 양금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공연이다. 객석을 가득 메운 것은 물론 서서 보는 사람들까지 제법 있었고, 연인끼리 또는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 출동하여 공연은 관객들의 흥분으로 시작되었다. 공연은 먼저 윤은화가 작곡한 ‘오로라’로 윤은화는 양금과 운라를 함께 연주한다. 취타대를 더욱 화려하게 해주는 ‘운라’는 보통 공연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악기인데 이날 공연에서 새로운 시도로 화려한 날개를 다는 것이다. 양금처럼 철로 만든 악기 운라와 양금을 함께 연주하며 두 악기의 대화를 표현하는 모습이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두 번째 곡은 윤은화는 항아리(Udu) 드럼의 정주리, 핸드팬의 조현과 함께 ‘안개의 유희(Pla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역을 대표하는 오페라단인 (사)경상오페라단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추진하는 2023년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예술지원 사업 창작의발표 공모에 뽑혀 오는 12월13일(수), 14일(목) 저녁 7시 30분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마당극 오페라 <말뚝이 가라사대>를 이틀 동안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어린이 청소년을 주요 관객으로 하며 경남지역 초ㆍ중ㆍ고 학생들에게 학습과 즐거움을 동시에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되었다. <말뚝이 가라사대>는 경남지역 대표 문인이자 시인인 이달균 작가의 시조집을 각색한 대본에 경남지역 중견 작곡가 전욱용이 곡을 붙여 만들어졌으며, 우리나라 전통 가면극 소재인 말뚝이와 해학적인 내용의 양반전을 소재로 국악적인 작곡기법과 서양 작곡기법을 접목하여 창작되었다. 이 작품은 서양 오페라와 우리나라 마당극을 적절히 융합하여 각각의 문화를 비교 체험할 수 있는 훌륭한 교육의 마당이 됨과 동시에 교과서 내 고전문학에서 단순히 학습하던 양반전과 가면 마당극 말뚝이 공연을 실제로 관람함으로써 체험 교육을 통한 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관람의 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황금빛 탈을 쓴 그 사람 방울 채찍 손에 들고 귀신 부리네. 빨리 뛰다가 천천히 걸으며 추는 춤은 봉황이 너울너울 나는 듯하구나. 9세기에 최치원(崔致遠)이 지은 <대면(代面)>이라는 시입니다. 특정한 인물이나 동물을 형상화한 탈 곧 가면을 쓰고 나와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전통연극을 우리는 탈놀이, 탈춤, 탈놀음이라고 부르는데 처용무, 북청사자놀음, 은율탈춤, 오광대놀이, 송파(양주, 퇴계원)산대놀이, 하회별신굿탈놀이 따위가 있습니다. 위 최치원의 시로 미루어 보면 이미 신라시대에 탈놀이를 즐겼음을 알 수 있지요. 그런데 그 이전 신석기시대 유적인 부산 동삼동에서 나온 조개탈과 강원도 양구에서 출토된 흙으로 빚은 탈이 있고, 고구려 안악 3호 무덤 벽화에도 탈춤 추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보아 탈놀이의 역사는 무척이나 오래된 듯합니다. 다만 신라 때의 처용무처럼 오래전의 탈놀이는 주로 귀신을 쫓기 위한 것이었지만 조선시대 이후 전승된 탈놀이들은 “탈 잡는 일”을 하는 것들입니다. 백성은 지배층인 양반들에게 탈 잡을 일이 많았지만 대놓고 탈을 잡으면 바로 보복 곧 “뒤탈”을 당할 것이기에 탈을 써서 지배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