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충청남도 서산만 간척 사업은 1980년 5월에 공사를 시작하였다. 당시만 해도 식량이 부족하던 시절이라 갯벌을 논으로 만들면 경제성이 있다고 보았다. 현대건설이 공사를 하던 중 1984년 2월에 방조제 공사의 마지막 물막이 단계에서 난관에 부딪혔다. 9m에 달하는 조수 간만의 차와 초당 8.2m의 빠른 유속으로 승용차만 한 바윗덩어리도 흔적 없이 떠내려가기 때문이었다. 이때 현대건설의 정주영 회장은 기상천외한 방법을 생각해 내었다. 정 회장은 23만 톤 급 폐유조선(길이 322m, 높이 27m)을 울산에서 끌고 와서 물을 가득 담아 가라앉혀 물막이 공사를 성공적으로 끝냈다. 고정 관념의 틀을 깨는 이 기발한 공법은 ‘정주영 공법’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건설계의 찬사를 받았다. 서산 간척지는 1986년 5월에 시범 영농을 개시했으며, 1995년 8월 14일 공사기간 15년 3개월이라는 대역사(大役事)를 마감했다. 정주영 회장은 1998년에 서산 간척지(현대그룹 서산농장)에서 기른 소 1,001마리를 몰고 판문점을 넘어 방북길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어릴 적 아버지가 소를 팔아서 갖고 있던 돈(70원)을 훔쳐 가출하여 사업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은 12월 29일(금)부터 12월 31일(일)까지 <세종의 노래 : 월인천강지곡>을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한국 공연예술의 비약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한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돌을 기려 선보이는 대형 칸타타(교성곡)로, 각 분야 으뜸 거장인 작곡가 겸 지휘자 박범훈, 연출가 손진책, 안무가 국수호가 의기투합한다. 세종이 직접 지은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을 바탕으로 한 이번 공연에는 3개 전속단체인 국립창극단ㆍ국립무용단ㆍ국립국악관현악단과 서양 오케스트라, 합창단 등 모두 313명 출연진이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장이 남산 시대를 연 지 50년이 되는 해를 기려 <세종의 노래 : 월인천강지곡>을 선보인다. 1950년 서울 태평로의 부민관(현 서울특별시의회 의사당) 자리에 창립된 국립극장은 대구ㆍ명동을 거쳐 1973년 10월 17일 남산 장충동으로 터를 옮겨 개관했다. 국립극장 남산 이전은 안정적인 공연장과 연습 공간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고, 분야별 국립예술단체의 태동과 완성도 높은 공연예술 작품의 탄생까지 이끌었다. <세종의 노래 : 월인천강지곡>은 국립극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88년 전(1935년) 오늘(11월 29일) 정인보(鄭寅普, 1893~모름) 선생이 동아일보에 기고한 논설 '오천년간(五千年間)의 조선의 얼'이 조선총독부에 압수되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일본은 내선일체를 목표로 민족말살정책에 몰두했지요. 정인보 선생은 총독부가 조선을 영구 지배할 목적으로 조선의 역사를 뿌리부터 왜곡하는 '조선반도사'를 편찬할 때 이에 맞서 '오천년간 조선의 얼'을 집필한 것입니다. 선생은 1912년 중국 상해로 건너가 신채호(申采浩)ㆍ박은식(朴殷植)ㆍ신규식(申圭植)ㆍ김규식(金奎植) 등과 함께 동제사(同濟社)를 조직, 교포의 정치적ㆍ문화적 계몽활동을 주도하며 광복운동을 하였지요. 그러다 부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귀국하였는데 나라 잃은 사람의 표시로 상복 또는 검은 양복과 검은 모자 차림으로 다녔으며 이 때문에 경찰에 불려 다녔습니다. 이후 동아일보, 시대일보의 논설위원으로 겨레 정기를 돋우는 논설을 펴며 민족계몽운동을 주도하였지요. 특히 조선역사 연구의 근본을 '단군임금 이래 5,000년 동안 맥맥히 흘러온 얼'에서 찾고 조선역사는 곧 배달겨레 '얼의 역사'임을 강조했으며, '국학'이라는 말을 처음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보리밥이나 잡곡밥은 먹지 않고 쌀밥만 먹었으니 그렇지.” “지적질” 전문가인 아내가 탁배기잔을 내려놓으며 일갈(一喝)했다. 우리는 종종 아내가 빚은 탁주 한 잔과 음악으로 산골살이의 고단함을 달래곤 하는데, 음악을 자주 듣다 보니 나도 모르게 내가 좋아하는 음악만 골라 듣게 된다. 그러다 보니 목록(레퍼토리)이 뻔하다. 추리고 추리기 때문이다. “판이 천장이나 만장이나 들을 게 없기는 매한가지”라 투덜대니까 아내가 놓칠새라 비수를 꽂은 것이다. 씹던 안주가 목에 걸리는 듯했다. 가슴에서 덜컥 소리가 나고 머리에서 “띵”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랬나? 내가 그렇게 되었나? 혈당을 낮춘답시고 현미밥을 주식으로 삼고 매식을 할 때도 보리밥집을 찾아 뒤지면서도 정작 음악은 “쌀밥”만 골라 들었구나. “이눔아야! 전깃세 생각도 쫌 하그라.” 음악실에는 이미 빈 소줏병 몇이 나뒹굴고 있었고 시각은 벌써 새벽 두 시를 넘고 있었다. 지금이나 그때나 나는 음악 없이는 술을 마시지 못한다. 대폿집에서 마시는 날에도 마지막은 늘 음악실에서 술자리를 마쳤다. 어느 업소에서 일하게 되더라도 그건 불문율이었다. 그러니 가는데 마다 주인들 인상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초대 수원유수 채제공(蔡濟恭, 1720~1799)을 배출한 평강 채씨 가문 문장가들의 문단 활동과 문집의 학술적ㆍ문화재적 값어치를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린다. 수원화성박물관은 12월 1일 낮 2시 박물관 영상교육실에서 ‘번암 채제공 가문의 문집 간행과 가치’를 주제로 2023년 수원화성박물관 학술대회를 연다. 수원유수부 승격 230돌 특별기획전 ‘평강 채씨 가문의 문장가들’과 연계해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평강 채씨 가문 대표 문장가들의 문집에 대한 값어치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학술대회는 4개 주제 발표로 진행된다. ‘번암 채제공의 선대 가계와 정치활동’(이근호 충남대 교수)에서는 평강 채씨 가문의 가계와 정치활동을 살펴보고, ‘근기 남인 문단에서 번암가 문학의 위상’(윤재환 단국대 교수)에서 가문의 대표적인 문장가들의 문단활동과 그 위상을 조명한다. ‘채팽윤의 문집 이본 검토 : 목판본 《희암집》, 《폐추》를 중심으로’(백승호 국민대 교수), ‘번암 채제공의 《번암집》 편찬 과정’(김문식 단국대 교수)을 주제로 한 발표가 이어진다. 한상우 아주대 교수, 이국진 강원대 교수, 장유승 성균관대 교수, 김세영 수원화성박물관 학예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장애무용에 집중된 기획과 제작을 거쳐 완성된 작품 레퍼토리 빛소리친구들무용단(대표 최영묵)은 11월 30일 한국예술종합학교 석관동 예술소극장에서 정기공연 <SPREAD THE LIGHT>를 공연한다. <SPREAD THE LIGHT>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을 대표하는 김삼진 원장의 ‘별주부전’과 전성재 교수의 ‘아니, 후회하지 않아’가 공연되며, 이 두 작품은 김삼진 원장과 전성재 교수가 직접 안무를 하며 빛소리친구들 무용단에 기증한 작품이다. 장애무용의 다양한 실험과 창작에 집중된 기획과 제작방식 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국제무대에서 활약을 펼친 작품으로 동시대 예술적 시각 공유 기증작 외에도 빛소리친구들과 2019년부터 업무협력을 이어오고 있는 스페인 세비야의 장애무용기관 단자모바일의 국제장애예술축제 에세나모바일에서 지난 9월 초청작으로 초연을 펼친 ‘움직이는 산’(안무 유선식)도 준비되어 있다. 무용단의 수석무용수 김정훈과 유선식 안무가가 공동출연하며 움직임을 대하는 관점과 태도에 대해 질문하는 과정을 스페인에 이어 한국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문화기술 영역을 선도하는 렉쳐 퍼포먼스 형태로 새로운 감각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한국공예ㆍ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장동광, 이하 공진원)은 2023년 KCDF 공예ㆍ디자인 공모전시 단체부문에 뽑힌 ‘제주옹기복원수눌음제’의 전시 《황금기 제주옹기의 복원》을 11월 29일부터 12월 18일까지 인사동 KCDF갤러리 1전시장(3층)에서 연다. 올해 공모전시 단체부문의 마지막 전시인 제주옹기복원수눌음제의 《황금기 제주옹기의 복원》은 제주옹기의 복원과 발전을 위해 여러 지역에서 모인 작가 22인이 참여하는 자리다. 도예가 황인성이 기획한 이번 전시는 제주옹기 특징의 현대적 적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고 제주옹기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조선 후기의 제작방식에 초점을 맞춰 연구한 결과물로 구성했다. 제주옹기는 조선 중기 이후 전라도 지방의 옹기 기술이 전해지며 화산지형인 제주도의 환경에 맞게 잿물을 바르지 않는 것이 큰 특징이다. 제주돌의 대부분인 현무암이나 유문암 같은 화산암은 화도가 낮아도 기공이 많아 열충격에 강하고 단열성이 좋아 돌가마를 제작하여 소성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화려한 장식 없이도 기능과 용도에 충실한 형태, 가마 안에서 형성되는 자연유로 인한 원시적 질감과 색감을 보이며 다른 지역의 옹기와 구별되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원장 김연수)은 전통한지 제작의 원천기술을 규명하고 문화유산의 보존처리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한지의 품질기준 연구를 위하여 고문헌과 지류문화유산, 한지 생산 공방 조사 결과를 담은 《문화재 복원용 한지의 품질기준 연구 종합보고서 –조사편-》을 펴냈다. 한지(韓紙)는 뛰어난 안정성과 보존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문화유산의 원형과 값어치를 회복하기 위한 보존처리와 보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재질에 대한 안정성과 보존성이 요구되는 전통재료다. 최근 문화유산 복원용 한지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한지 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국립문화재연구원에서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문화재 복원용 전통한지의 품질기준 연구’ 사업을 하여 전통한지의 제작기술을 과학적으로 규명하였으며, 그 결과를 토대로 문화재 보수ㆍ복원용 한지의 품질기준을 마련한 바 있다. 이번 보고서에는 지난 5년 동안 실시한 한지 관련 고문헌 조사 결과와 연구 동향 분석을 집약한 자료조사 내용을 담았으며, 현장조사는 보존처리 대상 지류문화유산의 과학적 조사와 분석, 국내 한지 생산 공방의 제조공정과 현황조사 결과를 중심으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황인호)는 12월 1일부터 매주 화~금요일 저녁 4시 신라월성연구센터(숭문대) 세미나실에서 자체 제작한 보드게임과 입체퍼즐을 활용하여 경주 월성의 발굴조사와 학술연구 성과를 흥미롭게 학습할 수 있는 문화유산 교육프로그램 ‘월성이랑 발굴교실’을 운영한다. * 운영 시간: 매주 화~금 / 저녁 4~5시(1시간 소요) / 주말 및 공휴일, 근로자의 날 휴무 * 신라월성연구센터(숭문대) : 경주시 놋전2길 24-43 * 월성이랑: ‘월성’+‘이랑’으로 국민과 함께 하는 월성 발굴조사를 의미하며, 신라 화랑의 젊고 활동적이며 진취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의 월성 교육ㆍ해설ㆍ홍보 전담팀 ‘월성이랑 발굴교실’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교육ㆍ해설ㆍ홍보팀인 ‘월성이랑’이 월성 발굴조사와 학술연구 성과를 흥미롭게 학습할 수 있도록 마련한 프로그램으로, 이번 교육과정은 신라 왕궁인 월성의 역사적 개요와 발굴조사 과정 등을 통해 월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학습을 할 수 있는 ‘유적이해’와, 월성 발굴조사 방법과 출토 유구, 유물 등을 소재로 제작된 입체퍼즐(화, 목 운영)과 보드게임(수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 이하 문체부)는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 이하 농식품부), 해양수산부(장관 조승환, 이하 해수부),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이영, 이하 중기부)와 함께 한류 콘텐츠의 전 세계적인 인기를 활용한 ‘관계부처 합동 한류마케팅 지원사업(이하 한류마케팅 사업)’으로 중소·영세기업 40개 제품의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 2022년에 처음 시작한 한류마케팅 사업은 해외에서 인기가 있는 드라마와 예능 등 케이(K)-콘텐츠에서 문화·콘텐츠, 농식품, 수산 식품, 브랜드케이(K) 제품 등 연관 산업 제품을 간접광고하고 홍보·마케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한류 콘텐츠가 소비재 산업의 수출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크지만, 중소·영세기업은 해외 진출에 대한 정보와 비용이 부족해 한류 콘텐츠와 연계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정부 부처가 한류마케팅 사업을 통해 간접광고와 해외 판촉, 온·오프라인 홍보 등을 지원해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견인하는 것이다. * 콘텐츠 수출 1억 달러 증가 시 관련 소비재 수출 1억 8천만 달러 증가 견인(’22년 수출입은행) 작년에 이어 올해도 범부처 협업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참여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