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상식에 맞게 결정하는 게 검사의 임무다.” “상식에 안 맞는 결정을 해놓고 ‘네가 법을 몰라서 그렇다’라는 식으로 말하면 안 된다.” "검찰의 일은 개인의 권한이나 권력이 아니라 헌법에 따라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책무다." "검사는 언제나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국민을 위해 '옳은 일'을 '올바른 방법'으로 수행해야 한다."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형사절차에는 작은 오류나 허점도 용납되지 않는다. 검사는 명실상부한 형사사법의 ‘프로페셔널(전문가)’이 돼야 한다.” "공직자는 어항 속의 물고기와 같이 모든 처신이 훤히 드러나는 삶을 살게 된다." "항상 스스로 돌아보고 어두운 방 안에 홀로 있어도 부끄러움이 없도록 마음을 다잡고 경계하며, 한순간의 가벼운 처신으로 국민 신뢰가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를 바란다." 법 앞에 예외, 특혜, 성역이 없다고 누누이 강조한 법조계 수장의 어록입니다. 한비자에 ‘법불아귀(法不阿貴)’라는 말이 나옵니다. "법은 권력에 아부하지 않는다."라는 말씀이지요. ‘승불요곡(繩不搖曲)’이란 말씀도 있지요 "먹줄은 나무가 굽었다고 해서 같이 휘어지지 않는다."라는 의미로 공정하게 판단하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광복절이 지났습니다. 광복은 1945년의 일이니 이제 79돌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선조들에게 부끄럽게도 올해의 광복절은 정부가 세종문화회관에서, 광복회는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치렀습니다. 역사 이래로 이렇게 행사를 나뉘어서 치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는데 말입니다. 우리나라는 일본에게 치욕적인 35년의 식민 지배 세월을 보냈습니다. 식민 통치를 일본처럼 혹독하고 잔인하게, 언어까지 빼앗은 국가 말살 정책을 편 나라는 없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많은 독립투사가 나라를 독립시키려고 헌신하고 목숨을 아끼지 않았지만 우리의 독립을 불러온 것은 안타깝게도 독립군의 무장봉기가 아니라 리틀보이와 팻맨으로 불리는 원자탄을 투하한 미국의 전쟁 승리 덕입니다. 그 결과로 분단과 신탁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따라서 친일파를 청산할 수 있는 기회를 잃었습니다. 지금도 독립유공자의 후손은 삼대가 굶고 친일파의 후손은 떵떵거리며 잘살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슬프게 다가옵니다. 대체로 식민지를 겪고 독립한 나라의 지폐에는 독립투사가 한 명쯤은 표지모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훌륭한 독립투사들이 참으로 많은데도 지폐의 표지에 독립투사가 한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서양에서는 어머니가 시집가는 딸에게 진주를 주는 풍습이 있습니다. 그 진주를 "Frozen Tears (얼어붙은 눈물)" 라고 부릅니다. 서양에서도 시집살이는 쉽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아마도 사랑하는 딸이 시집살이하다가 속상해할 때, 조개가 자기 안으로 들어온 모래로 인해 받는 고통을 이겨내고, 아름다운 진주가 된 것처럼, 잘 참고 견뎌 내라는 뜻일 것입니다. 모래가 조개 속으로 들어온다고 해서 모두 진주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깔깔한 모래알이 조개에 박히면 조개는 본능적으로 두 가지 가운데서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모래알을 무시하든지 받아들이든지 결정해야 하는 것이지요. 만약 무시하면 조개가 모래알 때문에 병들어 살이 썩기 시작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모래알 때문에 죽게 됩니다. 그리고 조개가 모래알을 받아들이면 조개는 "nacre(진주층)"이라는 물질을 만들어 몸속에 들어온 모래알을 계속해서 덮어 싸게 됩니다. 세월이 흐르면 영롱한 결정체가 되는데 이것이 바로 진주입니다. 우린 삶 속의 모래알을 시련이라고 부릅니다. 시련을 어떤 태도로 대하느냐 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동거춘래(冬去春來)입니다. 떠밀거나 고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조선시대의 형벌은 오형(五刑)으로 ‘태장도유사(笞杖徒流死)’입니다. 곧 회초리, 곤장, 징역, 유배, 사형이 그것이지요. 재산과 관련한 형벌이 없다는 것이 특이합니다. 우린 흔히 유배 생활을 매우 어려운 시간이라고 여기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어사 박문수가 신처수의 유배지를 방문했을 때의 기록입니다. "바로 신처수(申處洙)의 유배지로 갔다. 이곳은 생양역(生陽驛) 부근으로 관아에서 서로 마주 보이는 곳이다. 들판 가운데 있는 촌락은 쓸쓸한 데다 거처하는 방도 누추하고 으슥했다. 자리 오른쪽에는 책 몇 질이 놓였고 창문 바깥으로 학생 몇 명이 있었다. 이는 근심을 해소하고 번민을 떨쳐버리기 위한 것이다. 문 앞에 농민들이 일할 때 쓰는 농막 같은 누각이 있기에 물어보니 날이 너무 더우면 위에 올라가서 땀을 식힌다고 한다. 즉시 서로 손을 잡고 올라가 마주 앉아서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날이 저물어 관아로 돌아와 묵었다." 또한 이익필은 북정록에서 자신의 유배 생활을 기록했는데 "유배지는 덕원에서 50리다. 거처할 곳은 이미 서문 밖 김예길의 집으로 정해두었다고 한다. 그 집에 이르니 김예길이 절하며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온돌 문화는 우리나라의 아주 독특한 문화입니다. 바닥 난방을 중심으로 하는 주거문화의 한 형태로 한국인들이 기후 환경을 슬기롭게 활용한 삶의 방식이지요. 온돌은 다른 나라에서 보이지 않는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여서 2018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합니다. 옛 선조들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있을 때 비교적 높은 곳에 정자를 지었습니다. 정자는 자연을 감상하면서 한가로이 놀거나 휴식을 취하기 위하여 아담하게 지은 집으로 벽이 없고 기둥과 지붕만 있는 구조이지요. 우린 정자의 이름에 쓰이는 루와 각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루(樓)’는 주로 1층으로 하단이 뚫려있는 다락집 형태로 비교적 규모가 작고 ‘각(閣)’은 2층 이상으로 루보다 크고 웅장합니다. 서울 종로에 있는 보신각(普信閣)을 다르게 종루 또는 종각으로 불러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는데요. 굳이 따져보자면 종각(鐘閣)이 맞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정자에 온돌을 깐 건물은 두 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왕의 거처인 경복궁 안에 있는 향원정이지요. 향원정(香遠亭)은 향기가 멀리 간다는 의미로 주렴개의 애련설(愛蓮說)에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향원정은 주로 왕과 왕실 가족들의 휴식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유방을 도와 한나라가 천하를 통일하게 만든 일등 공신은 한신입니다. 무수한 공을 세워 유방에게 천하를 안겨주고 자신은 제(齊)왕과 초(楚)왕의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원래 항우의 군대에 입대했지만, 중용 받지 못합니다. 그리하여 항우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유방의 진영으로 발걸음을 옮기지요. 그는 생애가 화려한 만큼 많은 고사성어를 만들어 냅니다. ‘과하지욕((胯下之辱)’으로 불량배 가랑이 사이를 지나가는 치욕을 참아 목숨을 부지하고 초왕이 된 뒤에 그를 찾아내 용서하고 벼슬을 내렸다는 고사와 ‘일반천금(一飯千金)’으로 동네 아낙이 한신을 불쌍히 여겨 밥을 주면서 "당신에게 돌려받을 것은 생각도 안 한다."라고 했는데 후에 천금으로 보답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또 ‘사면초가(四面楚歌)’로 항우와의 마지막 결전인 해하 전투에서 항우를 사지로 몰아넣은 이야기와 함께 ‘다다익선(多多益善)’으로 유방과 군대의 운영을 두고 설전을 벌인 이야기가 남아 있습니다. 그는 마지막까지 유명한 말을 남깁니다. ‘토사구팽(兎死狗烹)’이 그것인데요. 토끼가 죽으면 토끼를 잡던 사냥개가 필요 없게 되어 주인이 삶아 먹는다는 뜻으로,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단군 이래로 지금의 사회처럼 정보가 넘치고 빠른 시절을 살아온 세대가 없습니다. 그런데 엊그제 일어난 실상을 우린 잘 파악하고 있을까요? 안타까운 일이지만 절대 알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린 스스로 현재 이 순간, 바로 여기에 살면서도 이 세상의 진상을 알지 못합니다. 현실은 복잡하고 인간사의 진실은 켜켜이 깔린 무지와 은폐의 장막에 가려져 있습니다. 어제 일어난 일의 진실을 밝히려 해도 수개월이나 수년이 걸리고, 때론 수십 년이 지나도 실상을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수두룩합니다. 죽어 묻힌 사람도 아니고 치매나 기억상실로 인지기능이 현저히 떨어진 사람도 아니고 권력의 중심부에서 떵떵거리며 위세를 떨치고 있는 현존 인간임에도 우린 그 진실을 파헤칠 수 없습니다. 마치 문이 수없이 많이 존재하는 철옹성 같아서 한 개의 문을 열면 또 다른 문이 막아서고 있지요. 진실은 하나이고 명확한데도 불구하고 관료들은 눈치 속에서 진실의 눈을 감아버립니다. 참 재미있는 세상입니다.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세상에서 어떤 사고가 일어나면 거의 관련된 영상이 존재합니다. 심지어 전쟁까지도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세상이니까요. 그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런치 데이트>는 미국에서 1989년 만들어진 흑백 단편영화입니다. "사람들이 붐비는 기차역에서 어느 백인 귀부인이 흑인과 부딪쳐 쇼핑백을 떨어뜨립니다. 쏟아져 나온 물건들을 주워 담느라 기차를 놓치고 말았지요. 하는 수 없이 주변 음식점에 가서 샐러드 한 접시를 주문하고 식탁에 자리 잡은 그녀는 포크를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을 깨닫습니다. 다시 주방으로 돌아가서 포크를 가지고 돌아옵니다. 그사이에 어떤 흑인이 자기 식탁에 앉아 샐러드를 먹고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녀는 화가 났지만, 포크를 들고 같이 샐러드를 먹습니다. 서로 한 포크씩 집어서 말이지요. 샐러드를 먹고 난 뒤 흑인이 커피를 두 잔 가져와 한 잔을 그녀에게 건넵니다. 커피를 마신 귀부인은 기차를 타러 갑니다. 허걱~~ 그만 쇼핑백을 놓고 온 것이었습니다. 급히 음식점으로 뛰어갔지만, 흑인도 쇼핑백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당황한 귀부인은 음식점 여기저기를 찾아보던 중에 아까 샐러드를 먹었던 곳 바로 뒤의 식탁에 손도 대지 않은 자기 샐러드 접시와 쇼핑백이 있는 것을 발견하지요. 귀부인은 자신이 자리를 잘못 잡은 탓에 흑인의 음식을 빼앗아 먹었고 커피도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금슬(琴瑟)은 거문고와 비파를 뜻합니다. 두 악기는 소리가 아주 잘 어울려서 듣기 좋습니다. 그러니 부부가 어울려 백년해로하는 것을 “금슬이 좋다.”라고 표현하지요. 일부일처제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혼례식 때 금슬이 좋다고 알려진 동물을 주고받습니다. 기러기가 그것인데요. 실제로 기러기는 금슬이 좋기로 유명합니다. 습성상 짝짓기를 처음으로 한 암수는 한쪽이 죽어도 다른 기러기와 짝짓기를 하지 않는 습성이 있다고 알려졌는데 실제로 기러기는 일부일처제긴 하지만 배우자가 죽으면 짝을 바꿉니다. 원앙도 부부금슬의 상징입니다. 일단 예쁘기도 하거니와 원앙금침이란 용어도 있으니, 부부지간에 사이가 좋음을 상징하지요. 그러나 실제로 수컷 원앙은 여러 마리의 암컷과 짝짓기를 합니다. 새끼를 키우는 것은 오로지 암컷의 몫이지요. 그러니 부부금슬과는 거리가 멉니다. 수컷이 바람둥이인 것은 삵 같은 무서운 포식자들 사이에 자손을 남겨야 하는 절대적 이유가 있기도 합니다. 원앙 수컷은 특유의 밝고 색채가 풍부한 장식깃 덕분에 유명합니다. 그런데 장식깃은 번식기에만 일시적으로 나타나고 번식기가 지나면 다 빠져서 암컷과 똑같은 모습으로 바뀝니다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우린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불도저 앞에서 학생들에게 삽을 잘 다루는 기술을 가르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아주 놀라운 세계가 눈앞에 있습니다. 이전에 경험해 보지도 못했고 상상하지도 못한 신세계지요. 그 중심엔 AI로 불리는 인공지능이 있습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학습하고 지식을 체계화시키며 미술가조차도 감탄하게 만드는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며 심지어 동영상까지 제작합니다. 10초만 나의 음성을 들려주어도 내 목소리를 똑같이 흉내 내고 ‘Deep Fake’는 우리 얼굴을 임의의 영상에 덧씌웁니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알 수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자동차가 스스로 굴러다니는 것은 이미 옛일이 되어버렸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똑똑한 기계가 출현해 있습니다. 지금도 드론은 사람을 죽이는 데 쓰여 전쟁의 ‘국면전환자(게임 체인저)’ 역할하고 있으니 전투 로봇을 만들지 못할 이유도 없습니다. 총을 맞아도 끄떡없고, 물속이나 불 속에서도 임무 수행이 가능하며 추위나 더위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배고픔을 호소하지도 않으며 24시간 초집중을 하고, 자동차처럼 빠르며 야간 투시 능력이 있고 온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