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물수건으로 손을 닦은 뒤 술과 안주를 시키고 아가씨를 한 사람 불렀다. 술집아가씨들은 자주 자리를 옮긴다던데 4달 전에 만났던 미스 나가 아직 있을까? 약간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미스 나가 커튼을 열고 들어오다가 김 과장을 보더니 깜짝 놀랐다. 박 과장이 웃으며 말했다. “미스 나라고 했던가? 아가씨는 저 양반과 나 중에서 누가 더 좋은가? 좋은 사람 옆에 앉도록 해.” “두 분 다 좋은데 어떡하죠?” “김 과장이 너 보고 싶다고 여기 오자고 했는데 내가 양보해야지. 어이 웨이터! 아가씨 하나 더 보내. 영계면 더욱 좋고.” 조금 후에 예쁘장한 젊은 아가씨가 와서 박 과장 옆에 앉으며 자기 소개를 했다. “미스 정이에요” 박 과장은 여자의 심리를 잘 아는 남자였다. “아이고, 내가 여복이 있나 보네. 이런 절세미인을 만날 줄이야! 어쩐지 오늘 운세가 좋더라니까.” 곧 이어 마주앙과 마른 안주가 들어왔다. 김 과장이 입을 열었다. “나수련 씨. 내가 기억나나?” “그럼요, 지난 6월 17일에 들리셨잖아요.” “어떻게 날짜까지 기억해?” “일기장에 써 있는 걸요.” “일기를 써?” “매일은 못 쓰지만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서울시가 2026년까지 양자기술 산업생태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미래산업 경쟁력의 핵심기술로 손꼽히는 양자 기술의 파급력을 인지하고 산․학․연과 협력해 선제적인 대응을 시작한다. ‘양자과학기술(Quantum Science & Technology)’이란 양자역학적 특성(중첩, 얽힘 등)에 기반하여 혁신적인 양자컴퓨터(초고속, 시뮬레이션), 초신뢰 암호통신이나 초정밀 양자기기(센서, 계측) 등을 통해 미세암 검진, 원격탐지 레이다, 반도체 미세공정 등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서울에는 이미 양자기술, 연구 관련 전문인재, 기업 등이 집중되어 있으며, 바이오의료, 인공지능 등 산업별 두터운 창업생태계가 조성되어 있어, 서울은 양자기술 사업화를 위한 최적의 도시로 손꼽힌다. 국내 양자 연구 인력의 44%가 서울에 집중되어 있고, 양자 기업 80개 중 48개 기업이 서울에 있다. 양자 인터넷 개발 등 양자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14개 대학과 양자 기술의 핵심 연구기관인 KIST 등이 서울에 집적된 것은 물론 다양한 분야의 창업생태계(서울시 운영 창업지원시설 29개소)가 구축되어 있어 기술사업화, 확산성도 크다. 서울시가 미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1895년(고종 32) 오늘(11월 15일) 김홍집내각은 어른이 된 남자의 상투를 자르도록 단발령(斷髮令)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8월 20일 을미사변으로 명성황후가 처참하게 시해되어 반일의식이 한층 높아진 상태에서 단발령은 백성 사이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되었습니다. '신체발부(身體髮膚)는 수지부모(受之父母)라 불감훼상(不敢毁傷) 효지시야(孝之始也)라'라는 말은 공자(孔子)가 한 말로 “너의 몸과 터럭(털), 그리고 살갗은 모두 부모에게 물려받은 것이니 감히 손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니라.”라는 윤리의식이 뿌리 깊었던 유생들에게는 목숨을 내놓으라 한 것이나 다름없었던 것입니다. 고종과 태자가 압력에 못 이겨 상투를 잘랐지만, 학부대신 이도재(李道宰)는 명령을 따를 수 없다고 상소하고는 대신 직을 사임하였고, 당대 유림의 으뜸 인물 최익현 선생을 잡아 와 상투를 자르려 하자, 그는 “내 머리는 자를 수 있을지언정 머리털은 자를 수 없다.”라고 단발을 단호히 거부하였지요. 또 미처 피하지 못해 강제로 상투를 잘린 사람들은 상투를 주머니에 넣고 통곡했으며, 단발을 두려워하여 문을 걸어 잠그거나 지방으로 도망가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소장 최인화)와 궁능유적본부(본부장 직무대리 신성희)는 오는 11월 17일부터 11월 28일까지 한양대학교 박물관(서울 성동구)에서 (사)한국건축역사학회ㆍ(사)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ㆍ한양대학교 박물관과 함께 「한국전통건축 : 장인의 힘, 연장의 힘」 특별전을 함께 연다. 이번 특별전은 전통건축 분야의 장인과 도구에 관한 연구 성과를 종합하고, 그 값어치를 보존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특히, 일제강점기 등을 거치며 변형되는 등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전통건축 장인들의 도구 실물과 실제 사용 영상을 관람할 수 있으며, 외래 도구도 함께 전시하여 국내 도구와의 차이점도 확인할 수 있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전통건축 기술 연구’의 하나로 장인의 도구, 치목 기법 등에 대한 조사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번 특별전을 통해 대목이 사용하였던 대패, 톱, 자, 먹통, 자귀 등 모두 51종 92건의 도구를 소개하며,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영상과 삽화, 책자 등도 함께 전시한다. * 대목: 전통 목조 건축의 기술을 가진 목수로서, 건축물의 기획ㆍ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안형순)은 11월 24일 낮 1시 30분부터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서울 용산구)에서 ‘탈춤 전승의 다변화와 향유의 확산’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이번 학술대회는 지난해 12월 ‘한국의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오른 것을 계기로 탈춤의 보존ㆍ전승 현황을 파악하고, 창조적 계승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이다. 학술대회는 2부로 구성되며, 모두 5명의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탈춤 관련 연구자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탈춤 전승현장에서 탈춤의 미래를 고민해 온 전문 연희자들이 전승 활성화를 위한 현장의 고민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시간도 포함되어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제1부에서는 탈춤의 전승현황을 파악하고, 창작방법 등에서 다양한 변화를 찾기 위하여, ▲ 탈춤 전승현황 파악을 통한 전승 다변화 논의(김형근, 전북대학교)와 ▲ 선대 탈춤예인들의 ‘춤’ 연행방법을 기반으로 한 창작방법론 모색(박인수,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순으로 발표가 진행된다. 제2부에서는 전승현장의 다양한 사례연구를 통한 탈춤 향유층의 확산 방안을 논의한다. ▲ 인류무형유산 등재 이후 탈춤 전승과 세계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극장(극장장 박인건)은 2024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을 격려하기 위해 수험생 특별 이벤트를 마련했다. 수험표를 지참하고 3편의 공연을 예매할 경우, 50% 할인을 제공한다. 공연예술박물관전시를 단체로 관람하는 수험생들에게는 해설을 들려주고, 이 중 전시 관련 퀴즈를 많이 맞히는 참가자에게 기념품도 증정한다. 수험생 특별할인은 국립극장 기획공연 <나는 재미있는 낙타예요>(12월 6~10일/달오름)와 국립무용단 <묵향>(12월 14~17일/해오름), 국립극장 연말기획공연 <세종의 노래 : 월인천강지곡>(12월 29~31일/해오름) 세 작품에 적용된다. 좌석 등급 관계없이 50% 에누리 된 값으로 1인 1매 살 수 있으며 입장권 수령 시 수험표를 지참해야 한다. 에누리로 살 수 있는 것은 11월 17일부터 가능하다. ▲ 국립극장 기획 <나는 재미있는 낙타예요>는 앤 설리번과 헬렌 켈러의 특별한 여정을 그린 음악극으로 한글 자막과 음성 해설, 수어 통역이 제공되는 무장애(배리어프리, Barrier-free) 공연이다. 애니의 성장 과정에서 쌓아온 관계와 그로 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공예ㆍ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장동광, 이하 공진원)은 2023년 KCDF 공예ㆍ디자인 공모전시 신진작가 부문에 뽑힌 조민열의 개인전 《숨겨진 자연》을 11월 15일부터 12월 10일까지 인사동 KCDF 윈도우갤러리(1층 외부)에서 연다. 조민열 작가는 《숨겨진 자연》 전에서 청바지 천을 비롯한 다양한 옷감 소재들을 쌓고 깎아내면서 드러난 다양한 자연의 모습들을 확대해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산업사회 이후 누구나 평범하게 입어 온 청바지에서 자연을 발견한다. 익숙한 재료인 청바지를 차곡차곡 쌓고 접합하고 깎아내면서 우연함으로 만들어진 결이 나무의 결과 비슷하다고 보았다. 작가는 “나무를 깎기 전에는 그 속을 알 수 없듯 내가 만들어 낸 결 또한 우연적이지만 자연스럽다. 이러한 일상의 소재를 활용한 작업 과정에서 사물의 재료와 공예 관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다. 익숙한 재료에서 그 우연성이 만들어 낸 낯섦을 전달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공진원 오윤서 갤러리운영팀장은 ”작가 조민열은 대학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했으나 우연한 계기로 청바지를 작업 소재로 접하게 되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기존의 예술 표현 영역에서 익숙하게 활용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최영창)은 지난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고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추진하는 2023년도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의 하나인 ‘전통 한복 3D 데이터 사업’ 과제의 참여기관으로 뽑혔다. 이 사업은 스마트쿱이 주관하고 한국문화재재단, 노아에스앤씨, 이화여자대학교산학협력단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공동으로 참여했다. 한국문화재재단은 재단이 추진하고 있는 전통문화행사에 활용하고 있는 왕실 복식과 관복 1,000여 벌과 장신구 100여 점의 기초 데이터를 제공하여 3D 데이터를 확보한다. 또한, 국가무형문화재 침선장 구혜자 보유자의 작품 2백여 점도 함께 제공하여 콘텐츠의 범위를 넓혔다. 전통 복식의 데이터화는 별도의 전문 촬영장비가 설치된 스튜디오에서 진행한다. 2D 데이터는 복식을 360도 회전판에 부착하여 세 각도로 촬영하고, 3D 데이터는 모델이 착복한 상태에서 서있는 자세, 앉아있는 자세, 공수 자세* 등 세 가지 자세를 360도 촬영하여 생성한다. 모두 110만 장의 기초 데이터를 수집한 뒤 이미지 정제, 메타 데이터 작성, 3D 가공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인 인공지능 학습 모델을 만들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사장 김삼진)은 2019년 출시한 자기주도 학습 전통예술 교육교재 '우리앙상블'(이하 우앙)의 사용자 개선 요구사항을 반영한 업데이트 버전을 12월 공개한다. '우앙'은 국악합주, 국악이론, 궁중무용 등을 혼자서 학습할 수 있는 자기주도 학습 전통예술 교육교재다. 지역 예술계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는 충분한 악기편성이 되지 않아 국악 합주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우앙'에서 합주에 필요한 악기를 선택해 음원에 맞춰 혼자서도 합주 연습을 할 수 있다. 국악 이론 교육과 쉽게 접하고 배우기 어려운 춘앵전, 무산향 등의 궁중무용(정재)도 '우앙' 속 동영상 강의를 통해 쉽게 배울 수 있다. 이번 '우앙' 기능 개선 및 디자인 업데이트에는 링크블루(대표 이휘진)가 참여해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재생 속도, 챕터 구분 등 UX/UI를 대폭 개선했다. 특히 재단은 업데이트와 함께 '우앙'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도 선보일 계획이다. 첫 번째로 '음악동인 고물'이 '우앙'을 활용해 현악영산회상을 연주하는 홍보영상을 제작한다. 두 번째로 11월 16일(목) 얼트 일렉트로닉 듀오 '해파리'가 도심 속 휴식공간 트리비움에서 우앙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원장 김연수)은 국가기관 처음으로 문화유산 연구 분야에 특화된 광여기 루미네선스(OSL)를 이용한 연대측정 시스템(이하 ‘OSL 연대측정 시스템’)을 도입하여 문화유산 전 재질에 대한 연대측정 연구의 종합적 기반을 구축하였다. * 광여기 루미네선스(OSL, Optically Stimulated Luminescence) 연대측정: 시료가 빛에 노출되었을 때 발생하는 신호(루미네선스)를 이용한 연대측정 OSL 연대측정법은 고고시료나 유물에 포함된 광물(석영 또는 장석)에 축적된 방사선량을 통해 대상물질이 햇빛 또는 열에 마지막으로 노출된 이후 지난 시간을 밝힘으로써 연대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토기, 기와, 석재 등 무기질 문화유산의 제작연대 또는 축조시기를 밝히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고고학, 지질학 연구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동안 국립문화재연구원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 OSL 연대측정 장비를 이미 보유하고 있는 기관과 공동연구를 통해 토기의 소성 온도와 루미네선스 신호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등 연구 성과를 거둔 바 있으나, 문화유산 분야에서도 해당 장비를 이용한 연구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함에 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