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2022년에 《한일 근대인물 기행》 책을 냈던 고교동기 박경민이 이번에 《일본의 근대사 왜곡은 언제 시작되는가》라는 책을 냈습니다. 《한일 근대인물 기행》이 근대를 살다 간 한일의 대표적인 인물 39인의 삶을 통하여 한일 근대사를 들여다본 것이라면, 이번에 낸 책 《일본의 근대사 왜곡은 언제 시작되는가》는 고종 시대의 두 사건을 통하여 그 당시 일제의 치밀한 조선 침략을 들여다본 책입니다. 경술국치 때까지 일제의 조선 침략 사건이 많겠지만, 경민이는 그 가운데에서도 강화도 조약으로 조선이 일본에 의해 강제로 개항하게 된 당시의 경위를 1편으로 다루었고, 청일전쟁 직전에 일제가 벌인 교활한 침략을 2편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표지 그림을 보니 높은 파도 아래에 고종이 천진난만하게 앉아있는 것이 파도가 금방이라도 고종을 집어삼킬 듯합니다. 이는 고교동기 신일용이 그려준 것으로, 일용이는 일본의 풍속화가 가츠시카 호쿠사이(1760 ~ 1849)의 대표작품 후가쿠 36경 가운데 하나인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를 토대로 그렸습니다. 후가쿠 36경은 다양한 지점에서 후지산을 놓고 그린 그림입니다. 일용이는 일제에 의해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내 고향 춘천에는 원래 대나무가 자라지 않았습니다. 그건 순전히 기온의 영향이지요. 지구가 따뜻해지는 바람에 지금은 종종 대나무가 보입니다.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한데…. 인류의 미래를 생각하면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미래를 미리 당겨와서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대나무 가운데서 가장 우수한 종으로는 ‘모죽’을 꼽습니다. 이 나무는 씨앗을 심으면 5년 동안 싹이 트지 않습니다. 아무리 거름을 많이 하고 물을 풍족하게 주어도 나무는 싹을 틔울 생각을 하지 않지요. 하지만 5년이 지나면 갑자기 죽순이 돋아서 하루에 80센티씩 성장하여 30미터까지 자라지요. 씨앗은 도대체 5년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만약 대나무가 뿌리 없이 30미터를 자란다면 생명을 담보할 수 없게 됩니다. 대나무는 5년 동안 뿌리 성장에 신경을 써서 견고하게 내실을 다지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 준비 과정이 끝나야 싹을 틔워 성장에 성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누리호를 통해 우주 강국으로 발돋움하였습니다. 그 시작은 1990년이었고 2008년 나로호를 2023년에는 누리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습니다.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들은 대부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해녀들이 바닷가로 달려가 바다에 좁쌀을 뿌렸어. 칠머리 바다 밭에 풍년을 비는 거야. “영등할마님, 전복씨, 소라씨, 미역씨 드렴수다. 가시는 길에 씨 뿌려 줭 바글바글 나게 해 줍서.” 영이도 작은 손을 모아 엄마처럼 빌었어. “영등할마님, 씨 많이 뿌려 주세요!” 바닷가 사람들에게 행운은 꼭 필요한 것이었다. 거센 풍랑이 이는 제주에서는 더욱 그랬다. 제주는 안녕을 기원하는 의식이 유난히 발달한 곳이다. 비바람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 조금이라도 무탈한 귀환을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지은이 강난숙이 쓴 이 책, 《칠머리당 영등굿》은 많은 이들에게 생소할 영등굿을 따뜻한 그림과 동화로 보여준다. 이 그림책을 읽으면 칠머리당 영등굿이 어떤 것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제주 해녀들은 해마다 음력 2월이 되면 비바람의 신인 ‘영등신’을 맞이하고 보내는 잔치를 여는데, 이 잔치를 ‘영등굿’이라고 한다. 음력 2월 1일에 제주로 들어와 섬을 한 바퀴 둘러보고 2월 15일에 떠난다. 짧게 다녀가는 신이지만, 제주 사람들은 영등신을 ‘영등할마님’이라 부르며 각별하게 여겼다. 특히 해녀들에게 영등신은 더욱 특별한 존재였다. 비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신영복 선생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지난 금요일(1월 15일) 밤에 선생님께서 돌아가셨다는 문자를 받고 순간 멈칫하였습니다. 그 일주일 전에 선생님의 건강이 위중하셔서 예정된 동계특강이 취소되었다는 문자를 받았을 때만 하여도, 그래도 다시 자리를 털고 일어나실 줄 알았는데 끝내 머나먼 길을 가셨네요. 아직은 저희 후학들이 선생님께 배워야 할 것이 많은데...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수의 삶을 살다가 1988년 광복절에 다시 세상의 빛을 보신 분, 감옥에 있는 동안 엽서나 휴지에 깨알같이 쓴 글을 모아 출간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셨던 분. - 신영복 선생님을 기억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이를 먼저 떠올리실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저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정작 제가 먼저 선생님의 세계를 접한 것은 《나의 동양고전 독법, 강의》 책부터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는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육군사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다가 구속되어 20년을 감옥에서 살고 나온 사람이, 각종 동양고전을 이렇게 깊이 있게 강의하다니! 그런데 그런 사람의 머리에 담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박 진사는 집에 붙일 이름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 고민을 계속하던 어느 날, 박 진사는 고려시대 마지막 충신이었던 조상님 박문수 할아버지를 모신 사당에 다녀왔단다. 박진사는 사당에 걸려 있는 시를 읊조리다가 번뜩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옳지! 우리 집 이름을 박문수 할아버지께서 쓰신 이 시에서 한 글자씩 따서 지어야겠다. 꿈과 마음을 담은 집, 몽심재로다!” 호랑이 머리를 닮아 호두산으로 불린 산, 그 아래 옹기종기 모여 살았던 죽산 박씨 문중에 박동식이라는 큰 부자가 살았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박 진사라고 불렀다. 박 진사가 꿈과 마음을 담아 오래도록 살 집을 지으니, 그것이 남원에 있는 ‘몽심재’다. 몽심재는 조선 후기에 지어져 지금도 전라북도 대표 양반집으로 남아있다. 알면 알수록 가족과 이웃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스며있고, 찾아오는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기로 이름나 영호남 선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김양오가 쓴 책, 《꿈과 마음이 담긴 집 몽심재》는 몽심재의 구석구석을 따뜻한 색연필 그림과 함께 보여준다. 글쓴이 김양오는 대학을 졸업한 뒤 아동 문학과 글쓰기를 공부하고 25년 만에 역사 동화 작가의 길에 들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고등학교 동기 김종채의 책 《민주화에서 통일까지》를 읽었습니다. 제가 고교 동기들이 쓴 책 가운데 학술서적 또는 전문서적이 아닌 대중용 책들은 대부분 읽어보았는데, 이번 책은 특별합니다. 이번 책은 종채의 유고집입니다. 이 말은 책을 쓴 김종채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얘기겠지요? 예! 맞습니다. 종채는 2022년 5월 14일 서울대 사회대평론 편집실 모임 선후배들과 같이 남산을 오르다가 뇌졸중으로 쓰러졌는데, 끝내 일어나지 못하고 같은 해 9. 13. 사망하였습니다. 이 책은 종채를 아끼는 친구, 선후배들이 종채의 유고를 모아 책으로 펴낸 것입니다. 단순히 종채의 글만 들어가 있는 것은 아니고, 마지막 4부에는 종채를 그리워하는 이들의 추모글도 실려 있습니다. 그리고 유고집이다 보니 학술논문이나 수필 등을 가리지 않고 종채의 글이 모두 실려 있습니다. 유고집 발간에 핵심 역할을 한 사회대평론 편집실 모임의 박순성은 서문에서 펴내는 취지를 이렇게 말합니다. “민주화와 통일이라는 한국 사회의 문제로부터 환경과 평화라는 지구촌 전체의 문제까지 고민하면서 사회의 진보적 변화를 끊임없이 모색했던 그의 삶은 쉼 없는 학문적 정진과 실천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퇴계 이황 선생은 그 학문의 깊이에 비하여 여복이 참으로 없었던 사람입니다. 첫째 부인은 21살에 얻은 김해 허씨인데 27살에 병으로 사별합니다. 퇴계가 30살이 될 무렵, 퇴계가 사는 안동으로 문신 권질(權礩)이 유배되어 옵니다. 홀로 사는 퇴계에게 그는 이런 부탁을 하지요. “자네 말일세. 나한테 딸아이가 하나 있네. 그 애가 본디는 괜찮았으나, 사화(士禍)로 인해 정신 줄을 놓아 좀 부족한 아이일세 가장 믿을 만한 이는 자네뿐이니, 제발 거두어 주게.” 그리하여 퇴계는 좀 모자란 권 씨를 두 번째 부인으로 맞이합니다. 어느 날 퇴계는 할아버지의 제사를 치르기 위해 큰형님 집으로 갑니다. 제사상을 차리는 데 갑자기 배 하나가 방바닥으로 굴러떨어졌습니다. 퇴계의 부인 권 씨가 떨어진 배를 얼른 치마 속에 감춥니다. 권 씨는 큰 동서에게 혼나지만, 퇴계는 개의치 않았습니다. 퇴계는 부인 권 씨를 불러 "왜 그러셨소."라고 묻습니다. "먹고 싶어서요." 조선 예법의 대가였지만 퇴계는 배를 손수 깎아 부인에게 먹여 주었다고 합니다. 또 하루는 권 씨가 흰 두루마기를 다림질하다가 조금 태우고서는, 하필 붉은 옷감을 대고 기웠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환경학자는 여러 가지로 설명하겠지만, “친환경적으로 산다”라는 것을 쉽게 표현하면 자원과 에너지의 소비를 최소화하는 삶을 말한다. 요즘 지구 차원에서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인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 UN에서는 ‘탄소 중립’을 목표로 제시하였다. 이러한 탄소중립은 모든 인류가 자원과 에너지의 소비를 현재보다 줄여야 달성할 수 있다. 자원과 에너지의 사용을 줄이자는 목적의 사회 운동으로서 ‘아나바다’가 있다. 아나바다는 1997년 11월, 우리나라가 IMF 외환위기기로 인해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울 때 나타난 사회 운동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기업들이 쓰러지고, 자영업자들이 파산하고, 실업자가 쏟아져 나오고, 물가는 치솟고, 많은 사람이 희망을 잃고 자살하는 상황에 부닥치게 되었다. 대한민국 독립 이후 최대 경제 위기에 처하게 되자 종교계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하나의 방안으로서 아나바다 운동을 시작하였다. 아나바다는 물건을 아껴 쓰고 나누어 쓰고 바꾸어 쓰고 다시 쓰자는 사회 운동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아껴 쓰기: 물건을 사기 전에 꼭 필요한지, 대체할 방법은 없는지 등을 생각해서 최소로 사자는 것이다.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분과 바늘 여섯을 사서 보내오. 집에도 다녀가지 못하니 이런 민망한 일이 어디 있을까요. 울고 갑니다. 어머니 잘 모시고 아기 잘 기르시오. 내년 가을에나 나오고자 하오. 안부가 궁금합니다. 집에 가서 어머님이랑 아이랑 다 반가이 보고 가고자 했는데, 장수가 혼자만 집에 가고 나는 못 가게 해서 다녀가지 못합니다. 가지 말라고 하는 것을 구태여 가면 병조에서 회덕골로 사람을 보내 귀양살이를 시킨다 하니, 이런 민망한 일이 어디 있을까요.” 2011년 대전 안정 나씨 문중의 무덤을 이장하다가 발견한 한글편지인데, 김영조 소장님은 《한국인이 알아야 할 한국문화 이야기》에 이 편지도 올렸습니다. 이 편지는 조선 전기 군관 나신걸(1461~1524)이 근무지가 갑자기 북쪽 변방으로 변경되면서 고향에 있는 아내 신창 맹 씨에게 쓴 겁니다. 한글이 반포된 지 44년 뒤의 한글편지로 현존하는 한글 편지 가운데 가장 오래된 한글 편지입니다. 보통 ‘조선 시대의 한글 편지’하면 여인네들이 쓴 편지가 먼저 떠오르는데, - 나의 편견인가? -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글 편지가 남자가 쓴 것이라니 더 눈에 띄네요. 이뿐만 아니라 기록에 나오는 가장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인생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는 사람. 이것이 아마 인생 지도자[Leader]의 정의일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인생의 지도자다. 자기 인생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은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그러나 자신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 특히 한 나라를 이끌어야 하는 임금이라면 어떨까? 자신의 결정에 나라의 흥망이 결정되고, 수백만 명의 목숨이 달려 있다면? 결정의 무게는 무거울 것이고, 수시로 두려울 것이다. 역사 속 그들도 그랬다. 앞서 그들이 내렸던 결정, 고뇌, 번민을 분석한 이 책, 《인생 리더》의 지은이 강관수는 역사 인문 리더십 강의 때 자주 소개하는 지도자의 조건과 요소를 열여덟 가지 주제로 나누어 제시한다. 1장 ‘역사가 들려주는 리더의 조건’에서는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고대역사와 배경지식을 담았다. 2장부터 18장까지는 지도력의 유형을 성군, 애민, 혁신, 전략, 조직관리, 참여지향, 포용, 인내, 보필 등으로 나누어 공자, 세종, 영조, 정조, 이순신 등 역사적 인물의 사례를 통해 지도자가 갖춰야 할 품성과 역량을 보여준다. 예시로 분석한 인물들은 모두 한국 역사나 중국ㆍ일본 역사 속 인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