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UFO는 우리말로는 ‘비행접시’ 또는 ‘미확인 비행물체’ (Unidentified Flying Object)라고 말한다. UFO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이상한 모양의 비행체 사진을 증거로 제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에 경기도 가평군에서 문화일보 사진기자가 찍은 UFO의 생생한 사진이 공개됐다. 그러나 UFO라고 주장하는 사진은 많지만, 사진에 찍힌 물체가 실제로 지구에 착륙했거나 파편이라도 남은 흔적은 아직 발견된 적은 없다. 1952년 7월 미국의 워싱턴 D.C. 공항 근처에서 목격자의 진술과 일련의 레이더 탐지 결과가 일치하였다. 그러자 미국 정부는 공학자, 기상학자, 물리학자, 천문학자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만들어 UFO의 존재 여부를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는 극비로 분류되어 한동안 공개되지 않아 많은 사람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나중에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목격한 것의 90%는 미지의 물체와 빛의 반사가 작용한 현상이라고 밝혀졌다. 곧 인공위성, 유성, 오로라, 기상관측기구, 비행기, 새떼, 풍선, 탐조등, 구름의 사진을 UFO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일부는 기상학적 조건이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공자는 논어에서 이런 말씀을 남깁니다. 오도(吾道)는 일이관지(一以貫之)니라 곧 "나의 도(道)는 한 가지로 일관된 것이다." 모든 사물에는 이름이 있습니다. 물론 인간의 필요에 따라 붙여 놓은 사회적 약속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사물의 이름은 숱한 세월을 거친 지혜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그 일관성이 이름을 낳은 것이지요. 우린 일관성 하면 늘푸른나무 곧 소나무와 잣나무의 푸름을, 낙락장송의 멋스러움을 떠올리지요. 세한도는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에서 고독한 귀양살이를 할 때 자신을 잊지 않고 찾아준 제자 이상적이 고마워서 그려준 그림입니다. 그리고 《논어》의 ‘歲寒然後 知松栢之後凋’를 그림 귀퉁이에 적어 두었지요. "세월이 추워진 연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푸르름을 안다." 사람도 어려움을 당했을 때 진정한 친구를 구별할 수 있다고 하지요. 세상인심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사람이 성공하고 부유하게 살 때는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지만 실패하고 가난해지고, 귀양을 떠나게 되면 외면하게 마련입니다. 세한도를 그린 추사 김정희는 물론 대단한 사람이지만 어쩌면 스승에 대해 일관성 있는 태도를 보인 제자 이상적이 더 대단한 사람일지도 모릅니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중학교 2학년이던 1967년 내가 살던 충주의 거리에는 위의 사진과 같은 <가쓰므>라는 영화 광고 포스터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뭔가 엄청난 사건이 있었던 것 같은 배경이고 70밀리 대형 스크린이라 하니 궁금하기는 했지만, 당시 영화를 마음 놓고 볼 형편이 안 돼 아쉬운 영화로만 남아있었다. 그러다가 직장인 KBS에서 런던주재특파원을 하면서 영국인들의 세계진출 과정을 들여다보다가 찰스 조지 고든(1833~1885)이란 장군을 알게 됐다. 그런데 이 사람이 죽은 곳이 수단의 하르툼(Khartoum)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다시 보니 이게 그 영화의 제목이 말하는 <가쓰므>가 아닌가? 어떻게 하르툼을 이렇게 일본식으로 표기하였는지 씁쓸한 적이 있었다. (더욱 우스운 것은 3년 뒤 비디오테이프로 다시 나왔을 때는 제목이 '카슘공방전'이었음을 언론인 임철순 씨의 글을 통해 알게 됐다. 엉뚱하기는 이 제목도 마찬가지이다. 영어의 T가 SH로 표기된 것을 처음 본다) 1967년 국내 개봉된 이 작품은 이집트(배후에 영국이 있지만)의 지배를 받는 아프리카 수단 사람들의 독립투쟁을 다룬 70mm 대작 전쟁영화다. "총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우리 모두 대한민국의 꽃은 무궁화임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꽃~♪♬♪”을 불렀고, 무엇보다도 애국가 가사에 ‘무궁화 삼천리’가 나오니까요. 그런데 왜 무궁화가 나라꽃(國花)인지 생각해보신 적 있습니까? 사실 무궁화는 공식적으로 나라꽃으로 지정된 것도 아닙니다. 강효백 경희대 법무대학원 교수가 ‘무궁화가 왜 나라꽃인가?’라는 의문을 품고 파고들어 《두 얼굴의 무궁화》라는 책을 펴냈습니다. 강 교수는 전 세계의 나라꽃을 조사해보니, 세계 각국은 나라꽃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5가지 특성을 보유했거나, 보유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합니다. ⓵ 지리성 : 원산종 또는 자생지가 분포하고 있거나 국토 대부분 지역에서 재배가 가능한 꽃 ⓶ 민주성 : 위에서 아래로의 일방적 지정이 아닌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여 선정한 꽃 ⓷ 역사성 : 예로부터 그 나라의 신화, 역사, 문학과 예술에 중요한 지위와 역할을 차지한 꽃 ⓸ 접근성 : 국민 대다수가 좋아하고 국민 일상생활에 쉽게 접할 수 있는 꽃 ⓹ 상징성 : 나라와 겨레의 특징과 전통을 대표할 수 있는 꽃이거나 세계적으로 희귀한 특산종 그런데 강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조선 왕실은 아이를 어떻게 길렀을까? 조선 왕실에 태어난 아이는 특별했다. 왕조시대에 임금의 핏줄로 태어난 것부터가 특별한 일이거니와, 특히 왕위를 이어갈 ‘원자’로 태어난 아이는 그 출생의 무게가 다를 수밖에 없었다. 한 나라의 존망이 그 아이가 어떤 어른으로 성장하느냐에 달려 있기에, 왕실에서는 자녀교육에 모든 정성을 쏟았다. 그러나 그 정성이 반드시 아이의 행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세 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조기교육’은 그저 뛰어놀고 싶을 나이의 아이들에겐 상당히 가혹한 것이었다. 물론 특별한 자질이 있는 경우에는 공부로 가득 찬 일과를 즐기기도 했지만, 대체로 버거운 일상이었다. 신명호가 쓴 책, 《조선 왕실의 자녀교육법》은 조선 왕실의 태교부터 육아, 청소년 시기의 갈등 해결 방법까지 자녀교육의 모든 면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사람을 낳고 기르는 일에 ‘이렇게까지’ 정성을 쏟았나 싶어질 정도로 열과 성을 다했던 조선 왕실을 보면 나라를 이끌어가는 집안에 면면히 흐르는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진다. (p.243)좌의정 채제공: 회의를 시작한 지 이미 두어 시간이 지났는데도 원자는 마치 심어 놓은 나무처럼 단정하게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퇴계 친필로 된 묘갈문 비석이 있어요” 파주 쪽 아는 친구가 이런 말을 한다. 퇴계는 경북 안동 사람이어서 고향 쪽에는 많은 글씨를 남기셨지만, 퇴계의 친필 묘갈문이 파주땅에 비석으로 있다니. 부쩍 궁금증이 일어나서 어디에 있냐고 하니 파주시 파주읍 향양리에 있단다. “거기에 왜 있지요?” 하고 다시 물으니, “아 묘갈이 있는 곳은 성수침이란 분의 묘소이고, 그분은 성혼의 아버지인데 그 옆에 나란히 묘소가 있어요”라고 한다. 성혼(成渾)이라면 호를 우계(牛溪)라고 하는 유명한 성리학자이신데 그 아버지가 성수침(成守琛)이구나. 그런데 거기에 퇴계가 쓴 친필 묘갈이 비석으로 있단 말인가? 곧 가서 보자고 하니 저녁 무렵에 안내를 해준다. 과연, 향양리라는 곳, 약간의 야산을 끼고 언덕을 따라서 조성된 꽤 넓은 묘역에 들어가니 비각이 눈에 들어온다. 비각 안에는 사람 키보다 큰 두 개의 비석이 있다. 오른쪽에 있는 것은 성혼의 신도비(종이품 이상의 벼슬아치의 무덤이 있는 근처의 길가에 세우던 비석)고, 왼쪽의 것이 성수침 선생의 묘갈비이다. 팔작지붕형의 가첨석(加檐石, 빗돌 위에 덮어 얹는 지붕 모양으로 된 돌), 비신(碑身),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아프리카에서 농장을 경영하던 백인 부부가 있었습니다. 농장을 떠나던 날 일하던 흑인 하녀의 딸이 이별 선물을 주었습니다. 벌판에서 주운 광채 나는 큰 돌이었지요. 고향으로 돌아간 여자는 그것이 세계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임을 알았고 하루아침에 백만장자가 되었습니다. 여인은 흑인 소녀를 기억하고 싸구려 인형을 사서 보냅니다. 흑인 소녀는 그 인형과 더불어 행복했습니다. 매일 인형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나이 들어 그 인형을 딸에게 주었습니다. 그 딸도 인형과 더불어 행복했습니다. 그것은 사랑하는 어머니의 인생 그 자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부자가 된 백인 여자는 돈 때문에 자식들과 불화를 겪게 되었고 돈을 노리는 온갖 사람들 때문에 고통 속에서 살다가 죽었습니다. 자식들도 많은 유산을 상속받았지만, 돈으로 인한 고통에서 해방되지 못했습니다. 아름다운 꽃은 꺾으라고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아름답지요. 그건 소유하지 않은 풍경이 아름다운 것과도 같습니다. 우린 평생 무언가 소유를 염원하며 살아갑니다. 늘어가는 것에 안온하고 줄어드는 것에 불안해합니다. 하지만 적당한 수준에서 만족할 수 있어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p.6)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던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조각가 김종영의 생가는 <고향의 봄> 동요의 노랫말에 나오는 ‘울긋불긋 꽃대궐’ 이다. 경상남도 창원시 소답동, 지금도 ‘새터마을 소답꽃집’으로 불리는 그 집이다. 한국 조각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한국의 대표적인 추상 조각가, 김종영은 이렇게 아름다운 집에서 태어났다. 조은정 작가가 쓴 이 책, 《생각을 새긴 조각가, 김종영》은 한국 조각계의 거목인 김종영의 삶을 보여주는 ‘어린이미술관’ 시리즈 가운데 한 편이다. 이 ‘어린이미술관’ 시리즈는 ‘온 가족이 보는 예술책’답게,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볼 수 있을 정도로 쉽고도 알차게 내용을 담아냈다. 김종영의 증조부 김영규는 조선이 강제로 합방되자 관직을 그만두고 고향에 은거했다. 그리고 1915년, 증손자 김종영이 아버지 김기호와 어머니 이정실의 5남매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린 종영은 집안 어른들이 가르쳐주는 대로 사랑방에서 글씨를 쓰고 난초와 대나무를 그리며 자랐다. 열여섯 살이 되던 1930년, 일본인이 세운 학교가 아닌 민족재단에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고교동기 채백 교수가 쓴 책 《민족지의 신화》를 보았습니다. 채 교수는 오랫동안 부산대 교수로 근무하다 2022년 8월 정년퇴임 하였습니다. 내가 부산에 근무할 때 동기들 모임으로 가끔 만났던 채 교수가 책을 냈다고 하니 반가운 마음에 책을 사두었었지요. 하지만 그동안 앞선 자기 차례를 주장하는 책들을 먼저 보다가 얼마 전에야 이 책을 보았네요. 아참! 책이 세상에 나올 무렵에는 채 교수는 명예교수로 물러나 있었네요. 그동안 교수 정년퇴임은 선배들 이야기이지 우리에게는 아직 미래의 일인 걸로 치부했는데, 어느새 지난해, 올해에 걸쳐 동기들이 다 강단을 떠납니다. 한 친구는 늘 학교 연구실로 향하던 발길이 어느 순간 멈추니, 우울증이 왔었다고도 하더군요. 저도 정년으로 작년에 제가 근무하는 사무실 업무에서는 은퇴하였지만, 그래도 변호사로서의 업무는 계속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출근하면 기록 보고, 소속 변호사가 써온 서면도 검토해야 하며 재판에도 나가야 하니, 아직은 뒷방 신세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거~ <《민족지의 신화》 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얘기가 엉뚱한 길로 빠져들었네요. 채 교수는 머리말을 이렇게 시작합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작은 구멍을 통해 원근법에 따라 채색 또는 제작된 축소된 경치를 볼 수 있는 기계장치를 ‘요지경’이라고 부릅니다. 알쏭달쏭하고 묘한 세상을 비유적으로 요지경이라고 하기도 하지요. 요지경인 세상입니다. 요즘은 꽃들이 아무 순서 없이 마구 피어납니다. 기후변화 때문에 순서의 계열성이 깨진 까닭이지요. 어쩌면 요즘은 우리가 기대어 살아왔던 많은 것들이 위협을 받고 질서가 흔들린 재난 시대라고 규정할 수 있습니다. 봄이 가고 여름이 오는데 이유는 없습니다. 그저 자연의 섭리에 따라, 자연의 질서에 따라 흘러가는 것뿐이지요. 그 위대한 자연의 질서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이 자연의 희생이 따릅니다. 하지만, 개발과 보전이라는 명제 앞에 중용이 종요롭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됩니다. 춘추시대를 살았던 공자는 "낚시질은 하되 그물질은 하지 않았으며 주살질은 하되 잠자는 새는 쏘지 않았다고 합니다.“ ※ 주살질 : 화살로 짐승을 쏘아 잡는 일 우린 경제를 앞세워 많은 것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비좁은 축사에서 사육되는 가축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으며 필요 이상으로 많이 잡고자 하는 욕망을 감추지 않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