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타오름달 보름 이제는 나이 쌓은 옛 푸름이 다 늙고 마음은 뜨겁고 높은 뜻은 맑고만 나노들 반지빠른 밸 어떻게 잡을까나 * 타오름달 : 8월 * 나노들 : 자손들 * 반지빠른 : 건방진 * 밸 : “배알”의 준말, 창자ㆍ속마음 광복날은 묽어져도 안 되고 바라져도 안 되고 모른 척 해서도 안 되고 슬쩍 지나가서도 아니 된 날이다. 특히 광복절엔 통일을 꿈꿔야 하는 것인데 적지 않은 겨레들이 다른 꿈을 꿈꾸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들 가을(立秋) 찾아 주니 반갑건만 올해도 슬프네 언제면 한 솥 밥 나누어 먹을까 가을아 박혀 섰거라 그래야 한 숨 쉬지 우리나라 가을철은 아주 좋은 시절이다. 그러나 한 쪽만 잘 살고 잘 먹는 것 보다 남북 두 쪽이 더불어 살면 몇 곱절 더 좋은 철이 될 것인데…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한 더위(大暑) 한더위 찾아오니 하늘이 낮아지고 매미소리 시끄럽고 벼이삭 익어간데 하늘은 하나이건만 쪼개진 채 울 믿나라 8월은 광복달이다. 그러니 만큼 남과 북이 더위도 추위도 굶주림도 함께 나누면 그것들이 다 덜해지고 힘은 솟고 좋은 슬기도 돋고 더 온 겨레가 푸짐하고도 곱게 살 것인데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불싸움 멈춤 세 해를 싸웠으니 온 땅이 엉망이라 내 뜻 아닌 싸움과 남 뜻인 멈춤이니 그래도 불쇠소리는 오늘껏 이어지고 * 불싸움 : 전쟁 * 불쇠소리 : 총소리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반 딧 불 그 불은 어디 가냐 내 맘은 여기 있고 희멀숙한 그 불은 뜨겁지가 않아서 이 밤은 내 손아귀에 온 밤을 가둘까나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매 하늘을 날면서 아래 보니 어떠느냐 고우냐 더러우냐 한 마디 들어 보자 우리도 네 등에 업혀 여기저기 보곺구나
[우리문화신문= 김리박 시조시인] 흰방울꽃(은방울꽃) 흔들면 참한 소리 바람 타고 들릴듯 오는 비를 함께 받아 꿈꾸워 볼까나 하이얀 흰새 빛깔은 아가씨 꿈이겠지
[우리문화신문= 김리박 시조시인] 거룩한 나라 어른 앗기신 안날 그날을 잊으련가 못된 그놈 안두희 얼과 몸 다 바치신 거룩한 쇠 아홉 님 한겨레 나라 어르신 꺼지잖는 큰 횃불 * 쇠 아홉 님 : 백범 김구 선생님 밝검 4282(예수 1949)해 6째달 26날, 우리 한겨레와 새 독립 나라 될 국부이기도 한 “대한민국 상해 임시 정부” 주석 백범 선생님께서 더럽고 추접하고 못된 안두희 놈한테 소중하고도 또 소중한 목숨이 앗기시었다. 이날을 우리 한겨레는 영원히 잊어서는 아니 되고 우리의 마음과 피와 살과 뼈 속에 고이 곱게 모셔서 사는 바로 그 삶이야 말로 이 한겨레의 참된 삶이고 세계로 나아가는 자랑찬 한겨레가 될 것이다.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장마 눈물인지 땀인지 아니 오면 가뭄이라 메 덮은 푸른 잎들 하늘땅을 모시누나 너희가 울고 흘러야 여름엔 벼 익으리 * 메 : 산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달팽이 보고만 있어도 부럽기만 하느나 집 업어 기어가니 보람찬 삶이겠지 네 있어 얘들 즐겁고 하늘이 사는 거다 * 얘들 : 아이들 ▲ 집 업어 기어가니 보람찬 삶이겠지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