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올림픽, 월드컵, 유엔총회까지 세계는 우리나라를 한결같이 '코리아(Korea)'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를 '대한민국(大韓民國) 국민'이라 말합니다. 이 둘의 틈은 그저 부르는 이름이 다른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누구이며 어떻게 불리고 싶은지에 대한 정체성의 문제를 드러내는 '언어적 비상사태'라고 생각합니다. 광복 80돌을 맞은 오늘, 우리의 공식적인 나라이름인 '대한민국'을 두고 왜 천 년 전 사라진 왕조의 이름에서 온 '코리아'로 불려야 하는지 바탕스러운 물음(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잘 아시다시피 '코리아'라는 이름의 역사는 918년에 세운 고려(高麗) 왕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무렵 고려는 벽란도를 통해 아라비아 상인들과 활발히 교역했고, 이들에 의해 '고려'라는 이름이 실크로드를 따라 서방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뒤 포르투갈, 프랑스 등 유럽 상인과 선교사들이 이 이름을 'Corea' 또는 'Corée'로 표기했고, 근대에 이르러 영국과 미국에 의해 철자가 'Korea'로 굳어졌습니다. 곧, '코리아'는 우리가 세계를 향해 내세운 이름이 아니라, 외부 세계가 자신들의 편의에 따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다가오는 8월 15일은 우리 겨레가 일제의 억눌림에서 벗어나 나라의 주권을 되찾은 지 어느덧 여든 해를 맞는 '광복(光復) 80돌'이라는 참으로 잊지 못할 날입니다. 이 뜻깊은 날을 앞두고, 저는 여러분께 조심스럽게 하나 여쭙고 싶습니다. 우리가 해마다 기리는 '광복'이 과연 무슨 뜻인지, 그리고 무엇을 되새겨 보아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아마 많은 분들이 ‘광복’이라고 하면 '일제로부터 해방된 날',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 독립한 날' 정도로 짐작하실 겁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본디 뜻을 선뜻 답하기는 쉽지 않다고 느끼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광복은 '빛을(光) 되찾다(復)'는 뜻을 지닌 아름다운 한자말입니다. 이름과 말, 글과 문화까지 모든 것을 빼앗겨 어둠과도 같았던 35년의 일제 강점기를 끝내고, 마침내 '나라의 주권'이라는 밝은 빛을 되찾았다는 뜻이 담긴, 더없이 시적이면서도 무게 있는 낱말입니다. 하지만 바로 이 즈음에 우리가 오랫동안 애써 얼굴을 돌려 마주치지 않으려 했던 것이 숨어있습니다. 온 겨레가 가장 기뻐해야 할 날을 기리는 이름조차,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 뜻을 한 번에 헤아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