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걸견폐요’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는 ‘선악을 가리지 않고 자기 주인에게 충성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역사적으로 걸왕은 대표적인 폭군이고 요임금은 대표적인 성군입니다. 그런데 폭군인 걸왕이 기르는 개는 성군인 요임금을 보고 자지러지게 짖어댑니다. 그것은 개의 머리에 선악의 판단이 들어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직 자기 편이냐 아니냐를 근거로 단순하게 행동하는 것이지요. 요즘 세태에 참 맞는 성어인 것 같아서요. 자기 편이 아니면, 곧 자기와 의견이 다르면 옳고 그름을 떠나 막무가내로 물어뜯습니다. 우리 겨레가 쓰는 말은 자신의 의견을 고급스럽고 품격있게 표현할 수 있는 기능이 훌륭한데도 입에서 나오는 말마다 품격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멉니다. 물론 총과 칼로 하는 정치보다 말로 하는 정치가 그래도 온건하다는 것을 압니다. 우린 특정 나라의 언어를 저급영어라고 폄훼하곤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지도층이 말하는 언어를 보면 그런 비판을 해 온 것이 부끄러워집니다. 자신들의 이익에만 함몰되어 있으면서도 말은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겠습니다."라고 합니다. 차라리 "우리 당과 나의 이익에 부합되지 않아서요."라는 솔직함이 더 설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한문을 끌어들이지 않았던 시절, 우리 겨레는 땅덩이 위에서도 손꼽힐 만큼 앞선 문화를 일으키며 살았다. 비록 글자가 온전하지 못하여 경험을 쌓고 가르치는 일이 엉성했을지라도, 입말로 위아래 막힘없이 마음을 주고받으면서 하나로 어우러져 살기 좋은 세상을 일구어 이웃한 중국과 일본을 도우며 살았다. 이런 사실이 모두 우리나라 고고학의 발전에 발맞추어 알려진 터라 기껏 지난 삼사십 년 사이에 밝혀졌다. 이제까지 밝혀진 사실로만 보아도, 우리 겨레는 구석기 시대에 이미 대동강 언저리(검은모루, 60만 년 전)와 한탄강 언저리(전곡리, 26~7만 년 전)와 금강 언저리(석장리, 4~5만 년 전)에서 앞선 문화를 일구며 살았다. 무엇보다도 구석기 말엽인 일만 삼천 년 전에 세상에서 맨 처음으로 벼농사를 지었다는 사실이 충북 청원군 소로리에서 드러났다. 그것은 이제까지 세상에서 맨 먼저 벼농사를 지었다고 알려진 중국 양자강 언저리의 그것보다 삼천 년이나 앞서는 것이다. 게다가 청원군 두루봉 동굴에서는 죽은 사람에게 꽃을 바치며 장례를 치른 신앙생활의 자취까지 드러나, 구석기 시대에 이미 높은 문화를 누리며 살았던 사실도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