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서포 김만중이 지은 《서포만필(西浦漫筆)》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진실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각각 그 말에 따라 리듬을 갖춘다면, 똑같이 천지를 감동하게 하고 귀신과 통할 수 있는 것이지 중국만 그런 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시문은 자기 말을 내버려두고 다른 나라 말을 배워서 표현한 것이니 설사 아주 비슷하다 하더라도 이는 단지 앵무새가 사람의 말을 하는 것과 같다." 곧 "한국 사람이 한자로 글을 쓰는 것은 앵무새가 사람 말을 하는 것과 같다”라고 주장하는 것이지요. 그 당시는 한자 세대여서 한자가 한글보다 편했기 때문이었겠지만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의 정서를 우리글로 표현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기억>에는 교사가 스스로 사고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말을 제 생각인 양 말하고 다니는 애들을 앵무새에 빗대어 비판합니다. 한편으로 공감이 가면서도 요즘 애들만이 그런 게 아니라 나 또한 앵무새가 아니었는가를 반성합니다. 앵무새의 말은 소통의 수단으로 쓰일 수 없습니다. 그저 어디선가 들려온 말을 따라 하며 의미 없는 반복적인 소리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생각할
[우리문화신문=일취스님(철학박사)] 앵무새는 신기하게 사람 말을 곧잘 따라 한다. 하지만 진정 사람들의 의사전달에 대한 의미와 뜻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기나 하는 걸까? 앵무새는 사람의 말을 따라 하므로 말 잘하는 사람을 흔히 앵무새 같다고 한다. 자기 주관 없이 말을 한다거나, 지조 없이 남의 말에 이끌려 그대로 조잘대는 경우를 이른다. 또한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라는 말이 있다. 이 역시 ‘말이 무성하여 일을 그르치는 경우’에 쓰는 말이다. 선인들은 말을 적게 하고 실속 있는 말을 챙기라 했다. 그런데도 세상엔 자기 주관이 분명하지 않거나, 정체성이 없는 말을 앵무새처럼 옮겨 악성 뜬소문으로 확산시키는 일에 가담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 것은 말의 의미나 진실을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지껄이고 보자는 심리에 기인한다. 말이 많으면 혼탁하고 어지러워지지만 사노라면 말로써 승부를 가려야 하는 경우도 더러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상대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말로 기선제압을 하려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런데도 떠벌리는 사람을 만나면 뒤돌아서서 “입만 살았네, 물에 빠지면 입만 둥둥 떠다니겠다, 말 못 하고 죽은 귀신은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