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일취스님(철학박사)] 요즘 트로트가 대중 속에 깊이 파고들면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트로트를 많이 애창하고 있다. 그 노래 가운데 가수 노사연의 ‘만남’의 노래 한 구절을 음미해 보자.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우리의 바람이었어 잊기엔 너무한 나의 운명이었기에 바랄 것은 없지만 영원을 태우리~ (아래 줄임) 만남이란 여러 가지 형태로 이루어지지만 모두 운명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게다가 또 헤어지는 것조차 운명이라고 해야 할까. 하기야 인연 따라 만났다 인연 따라 헤어지는 것을 어떻게 말할 수 있겠냐만, 누구나 거역할 수 없는 법칙이기에 운명으로 돌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사람들은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되풀이하며 살아가고 있다. 예컨대 만남과 헤어짐 그 자체는 뜬구름 같아서 만났지만 언제 어떻게 헤어질지 모르는 묘연한 만남의 관계를 두고 그저 “정처 없이 꿈속을 걸어가는 나그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단지 인간 삶의 문제라기보다 어차피 만물의 생존 법칙에 해당하며, 자연의 순환이기 때문에 만남의 그 자체를 크게 부각하여 ‘천생연분(天生緣分)’이니 ‘지란지교(芝蘭之交)‘란 말이 어쩌면 모순일 수도
[우리문화신문=일취스님(철학박사)] 초봄부터 산과 들에는 갖가지 꽃들이 피고 진다. 시기에 따라 전국 곳곳에서는 꽃 잔치가 요란하다. 도심 길가에도 어느 한 곳 빈 데 없이 깔끔하게 다듬어진 꽃길이 행인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꽃과 사람! 꽃과 사람의 관계는 깊은 것임을 말해주는 것일까? 꽃이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인지, 사람이 꽃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물음에 답을 내리기가 묘연(杳然)할 지경이다. 하지만, 분명 사람이 꽃이 좋아 꽃을 탐하는 마음은 숨길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본다면 꽃의 처지에서는 꽃이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사실 꽃이 아름답게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환심을 사고, 사랑을 얻기 위해서 아름답게 핀다고 보기보다는, 꽃들은 그들만의 꿈을 가지고 독특한 세계를 꾸미며 생존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인간의 생각과 관계없이 그들만의 자유로운 세계에서 어느 곳 가리지 않고 다채로운 형상과 향기 그리고 아름다움을 뽐내며, 자연과 순응하며, 생명의 생존법칙에 따라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사람이 보고 안 보고 상관없이 ‘아름답다’, ‘추하다’라는 분별과 차별에도 휘말리지 않고 그 어느 곳에서나 다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