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비극은 거울의 발명에서 비롯돼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인간의 비극은 거울의 발명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돌도끼 들고 사슴 쫓던 시대에는 거울이 있을 수 없었으니 기껏해야 고인 물에 자신을 비춰보는 것이 전부인지라 누구든 생김새에 대한 불만이 없었을 듯합니다. 청동기 시대에 이르러 인류는 구리거울을 갖게 됩니다. 구리합금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구리 동(銅), 거울 경(鏡) 자를 써서 동경(銅鏡)이라고 부르지요. 청동 거울의 뒷면에는 손으로 잡거나 매달 수 있도록 손잡이나 고리를 달았는데 이를 뉴(鈕)라고 합니다. 특히 지배층의 뉴는 여러 가지 섬세한 조각이나 기하학적 무늬로 장식되었지요. <다뉴세문경(多鈕細紋鏡)>은 고리가 많이 달리고 섬세한 조각이 있는 거울이란 뜻입니다. 박물관에 가면 먼 과거에 쓴 거울을 볼 수 있지요. 지금은 녹슬고 불투명하여 반사가 제대로 안 되어서 얼핏 거울의 기능을 할 수 없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 거울도 실제로 사용되던 당시에는 아주 매끈해서 사물을 잘 비추어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매끈하게 연마한 거울 면이 부식되고 긁히며 표면이 거칠어져 반사력이 떨어진 것뿐이지요. 그리고 거울의 앞부분은 매끈한 상태로 볼 것이 없
- 정운복 칼럼니스트
- 2024-09-24 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