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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중고제 판소리의 거장 ‘국창 이동백전(展)’ 9월 4일 개막

충남 서천서 한 달간 … 이동백의 삶과 예술 조망

 

   
▲ 중고제 판소리의 거장 ‘국창 이동백’


[한국문화신문=김호심 기자]  근대 5명창이자 중고제 판소리의 거장인 이동백(1866~1949)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전시회 ‘국창 이동백전’이 오는 9월 4일부터 10월 3일까지 충남 서천군 장항문화예술창작공간(옛 미곡창고)에서 열린다.

 국창 이동백은 조선 말기에 유복자로 태어나 백부 밑에서 자랐다. 험난한 고생 끝에 득음하여 20대 중반에 명성을 얻어 전국을 누비고 다녔다. 고종황제는 그의 소리를 특히 사랑하여 통정대부의 관직을 내렸다.

그는 명리에 연연하지 않고 변화된 사회에서 공연예술가의 길을 제시했고, 전통적 공연물을 창조적으로 재해석했으며, 이러한 노력이 제도화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했다. 근대 판소리사에서 ‘창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정립하고 수많은 공연을 통해 판소리의 대중화에 앞장서온 판소리 명창이다. 1930년대에는 ‘조선 성악연구회’를 창립해 체계적인 판소리 연구와 후진 양성에 진력했다.


   
▲ 일축조선소리판 춘향전전집 광고-1926.12.3


큰 체구와 풍부한 성량으로 이름이 높았던 이동백은 <심청가>와 <적벽가>를 잘 불렀고 특히 <새타령>으로 많은 인기를 누렸다. 암컷과 수컷의 미세한 음색까지도 세심하게 구별해 묘사할 정도로 기량이 뛰어났는데, 실제로 당시 유성기 음반을 들어보면 그가 얼마나 큰 인기를 얻었을지 짐작할 수 있다.

 판소리는 유네스코가 인정한 인류무형문화유산이지만, 일반인은 판소리의 소리제가 서편제·동편제·중고제 등 다양하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영화로 알려진 서편제는 그나마 행복한 편이다. 또한, 전남 구례에서는 서편제 소리축제가, 전남 보성에서는 동편제 소리축제가 각각 열려 명맥을 잇고 있다.


   
▲ 폴리돌 새타령-1936년


충남 서천 지역은 중고제 판소리의 요람이라 할 수 있다. 중고제는 충청·경기지역을 배경으로 발전한 판소리이며 서편제와 동편제 이전의 자연을 닮은 소리로 평가받는다. 근대 5명창(김창환, 송만갑, 이동백, 김창룡, 정정렬)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이동백과 김창룡은 모두 서천 출신으로 중고제 명창이다. 하지만 이러한 전통에도 불구하고 소리축제 하나 열리지 못하고 있다. 잊혀진 소리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전시회는 국창 이동백의 판소리에 대한 업적과 예인 정신을 되돌아보고 중고제 판소리를 복원할 목적으로 기획됐다. 이런 취지에 공감한 인형극단 ‘또봄’, 장항미디어센터 등 지역 문화예술단체가 이번 전시회에 기꺼이 힘을 보탰다.


   
▲ 서천군 종천면 이동백 소리길

서천군 관계자는 “판소리가 우리만의 문화유산이 아니라 유네스코가 지정한 인류무형문화유산인 만큼 그것을 현재 우리의 삶으로 체험하게 하는 일은 인류에 이바지하는 길”이라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중고제 전통을 알리고 복원하려는 생각을 나누고자 한다”고 밝혔다.

 개막일(9월 4일)에는 중고제 판소리 공연이 펼쳐진다. 무료 관람이다. 자세한 정보는 장항문화예술창작공간(041-956-3161)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