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밤 고요하자 산도 흔들림 없고
나 한가로워 진리의 정 펴나니
그 중에서도 뛰어난 멋은
백옥의 폭포 구슬 소리 날리다 – 월파대사, 산경치를 즉석에서 읊다-
월파대사(月波大師,1695~?)는 속성이 김씨이고, 15살에 출가했다. 부모의 만류에도 뿌리치고 묘향산으로 들어가 삼변(三卞) 스승을 은사로 삼았다. 그러나 1년이 채 안돼 아버지 상을 당해 귀가했다가 다시 산문으로 들어가 운봉화상(雲峰和尙)에게서 구족계를 받았다.
그 뒤 운봉, 혜월, 운파, 환암 스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아 이름을 날렸으며 30여 년간 교화에 힘썼다. 그러나 제자는 많이 두지 못했는데 이를 두고 “씨 뿌린 것은 많으나 거둬드릴 곡식이 적다. 이 또한 분수이니 한스러워해 무엇하랴”라는 뜻을 자신의 행장(行狀)에 남기고 있다.
월파대사는 월파집<月波集>을 남겼는데 이 문집에는 시 125편이 전해지고 있다.
힘겹게 오른 신선의 경계
자연풍경 어찌 쉽게 거두랴
언덕머리에 봄 그림자도 사라지고
하늘 끝에는 햇살이 떠 있다 –상원사의 경치 가운데-
동서남북으로 담담히 노니는 나그네
이름난 산 천만 층을 다 밟았다
종일토록 진경 찾아 돌아오는 길
훌훌히 발길에 맡긴 한가한 중(僧) -월저당 운에 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