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어제 밤은 초원에서 야영하였더니 기분이 좋았다. 모두 일찍 일어나 분주하게 아침을 먹고 떠날 준비를 하였다. 이번 답사에서는 이동식 화장실 텐트를 설치하여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출발 전 미팅에서 어제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운전사들에게 선두 차를 앞질러가지 말라고 하였다. 빨리 가다가 사막에서 헤어지면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있으므로 선두 차를 따라올 것을 강조하였다.
오늘 달려야 할 고비사막은 115km는 포장도로이고 285km는 비포장 구간으로 몽골의 진수인 고비사막을 즐길 수 있는 멋진 곳이다. 이 길은 칭기즈칸의 서역 정벌 길로 동서 교류의 장이며 문화의 이동로이다.
바얀홍고르 시내를 벗어나니 바로 비포장도로가 나왔다. 멀리서 대형 컨테이너 차량이 고비사막을 뚫고 먼지를 풀풀 날리며 달려오는 모습을 보니 고비에 진입하기도 전에 질렸다. 바로 옆에는 도로포장 공사를 하고 있었다. 4년 전에 왔을 때 알타이시 부근에만 포장이 되었는데 고비사막 연결도로가 수년 내로 포장이 완료될 것 같았다.
이 지역은 고비알타이 사막으로 여러 개의 저지대 호수가 있는데 우리 답사단은 그 가운데 제일 큰 버엉차강노르(BuunTsagaan)호 위쪽 길을 지나간다. 이 호수는 소금호수로 한가이산에서 발원하며, 호수의 둘레 69km, 하천 유역 둘레 1,000km, 유로 연장 300km로 큰 그릇같이 물을 담아내는 사막의 젖줄인데, 이 지역의 가뭄으로 바짝바짝 말랐다. 젖줄 같이 가늘게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무척 안타까웠다.
작은 하천이라도 건너갈 때는 조심해야만 한다. 소나기라도 오면 강이 범람하여 큰 사고로 이어진다. 버엉강 언덕에는 게르가 있고 농사용 트랙터가 여러 대 서 있었다. 지나는 차량이 강물에 빠졌을 때 꺼내 주는 역할인데 요즘은 가물어서 할 일이 없는 것 같았다.
몇 시간을 달려도 똑같은 풍경이 차창을 스쳐 지나갔다. 어디가 끝인지 모르는 대평원에 달리는 차량의 먼지만 보일 뿐, 고비사막이 얼마나 살기 어려운 곳인지, 가끔 보이던 게르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신기루와 싸우며 달리는데 모래 먼지가 엄청났다. 모든 생물이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늠름한 모습의 쌍봉낙타가 유유자적 무리 지어 다녔다.
비포장길을 10시간 정도 달려 사막의 바다를 통과하여 포장도로에 올라섰다. 무척 힘들지만 용기와 희망으로 사막을 건넜다. 바닥이 드러난 호수 여러 개를 보니 마음이 아팠다. 4년 만에 알타이시에 들어서니 감회가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