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딸의 49제
부정하지 않았다 꿈이라 여기지도 않았고 사실을 사실대로 인정했다
잊으려 하면 할수록 칸나의 선연함으로 오는 게 아픔인지라 천국에서 만날 거라는 자위도 하지 않았다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뒷모습이 닮은 아이 어디선가 들리는 듯한 목소리 체할 때 마다 따 달라던 작은 손
못 본체 하지 않았고 못 들은 체 하지 않았고 지우려 하지도 않았다
우린 늘 함께 한다 아침에 방문을 열면 그 자리에 추모공원엘 가도 그 자리에
만질 수는 없어도 멀리 갔다고 생각지 않고 대화를 나눈다
하지만 저 헬로키티 인형 밤색 피아노 앙증맞은 운동화 빼빼로 과자 제 손으로 접은 카네이션 사랑한다는 손 편지
진흙에 물이 스미어 늪이 되듯 늪에 물이 차서 호수가 되듯 쓰림의 앙금이 물 밖에서 보이지 않듯
그렇게 기억이라는 구더기가 살 속에서 어미를 파먹는 동안 마흔 여덟 날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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