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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도 안 무서운 일본인의 벚꽃놀이

일본의 벚꽃놀이는 나라시대(奈良時代, 710~794) 때부터
[맛 있는 일본 이야기 543]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코로나19(일본에서는 ‘신형코로나바이러스’라 한다) 전염병과 싸우느라 전 세계가 지금 난리다. 우리나라만 해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하여 가능하면 사람들이 모이지 않도록 최대한 예방책을 쓰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웃나라 일본은 벚꽃놀이로 인산인해라는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그제(23일) 일요일, 도쿄의 벚꽃 명소인 우에노공원에는 벚꽃놀이(花見, 하나미)를 즐기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의 인파가 몰렸다. ‘BBC뉴스제팬’ 3월 23일자에서 간사이대학(関西大学) 미야모토(宮本勝浩) 교수는 “일본에서는 해마다 벚꽃 계절에 커다란 경제효과가 생긴다.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85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벚꽃놀이를 위해 일본을 찾았는데 이는 6,500억엔(한화 7조3,165억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이다”라고 했다.

 

 

외국인들이 벚꽃을 보러와서 올리는 수입만 큰 게 아니다. 내국인인 일본사람에게도 이 계절은 지갑을 쉽게 푸는 때기도 하다. 시즈오카대학(静岡大学)의 다케시타(竹下誠二郎) 교수는 “왜 벚꽃놀이가 일본에서 중요한가 하면 사람들이 소비를 적극적으로 하는 계절이 바로 이때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다케시다 교수 말마따나 일본인들에게 있어 벚꽃놀이는 서양인들의 바캉스 계절 못지않게 기다려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삼삼오오 가족 단위 또는 직장 동료들끼리 벚꽃 명소를 찾아 흐드러진 벚나무 아래 돗자리를 펴고 준비해온 음식과 술을 마시며 즐기는 모습은 오래된 전통문화다.

 

벚꽃놀이의 역사를 보면 나라시대(奈良時代, 710~794)로 거슬러 올라갈 뿐 아니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노래집인 《만엽집(万葉集), 8세기》에도 벚꽃 관련 시가 43수나 나올 정도로 일본인들은 고대로부터 벚꽃놀이를 즐겼다.

 

 

하지만, 지금 코로나19 문제로 도쿄도지사인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씨가 “제발 벚꽃놀이를 삼가달라”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돗자리 펴고 앉아서 노는 것만을 금할 뿐 벚꽃 명소 나들이는 여전히 즐기고 있는 상황이다.

 

꽃 좋아하는 것이야 뭐라 할 수 없지만, 지금 코로나19로 전염병이 창궐하여 전 세계적으로 비상이 걸렸는데 태연하게 벚꽃놀이 구경을 위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일본인들은 전염병으로부터 자유로울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