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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변호사의 세상바라기

정상의 기쁨은 잠시, 힘든 과정 즐겨야

《꿈을 향해 거침없이 도전하라》, 엄홍길,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167]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엄홍길’이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히말라야 8,000m 14개 산을 오르고, 나아가 위성봉 얄룽캉, 로체샤르까지 더하여 히말라야 16좌를 오른 산악인 엄홍길! 그가 지난 6. 11. EBM 포럼의 강사로 와서 회원들에게 히말라야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회원들은 강연을 들으면서 엄홍길씨가 들려주는 16좌를 오르는 동안의 도전정신, 동료를 잃은 슬픔, 재미있는 에피소드 등에 같이 웃고, 같이 아파하였지요. 강연이 끝난 후 현장에서 엄홍길씨의 수필집 《꿈을 향해 거침없이 도전하라》를 샀습니다.

 

엄홍길씨는 히말라야 16좌에서 내려온 이후에 ‘엄홍길 휴먼재단’을 설립하여 가난한 나라 네팔에 학교를 세우고 병원을 지어주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젊은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산사나이가 단순히 산에만 눈길을 두지 않고, 이렇게 산 아래에서 따뜻한 휴먼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니, 엄홍길씨야말로 진정한 산사나이라고 하겠습니다. 머릿글인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사람은 오른다’에서 엄홍길씨가 그러한 휴먼정신으로 나아가게 된 동기에 대해 쓰고 있습니다.

 

 

8,000미터의 산을 서른여덟 번 오르면서 겪었던 수많은 위험과 고비를 생각하면, 사실 나는 죽은 목숨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히말라야는 왜 나를 살려서 돌려보내 준 것일까. 문득 세상으로 나가 무엇인가를 하라고 돌려보내 준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트만두를 떠나 비행기에 몸을 싣고 한국으로 돌아오는데 그 생각이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그렇군요. 히말라야는 엄홍길씨로 하여금 따뜻한 휴먼의 빛을 발하라고 세상으로 내보낸 것이군요. 책 제목은 ‘꿈을 향해 거침없이 도전하라’입니다. 히말라야 16좌를 오른 엄홍길만이 내걸 수 있는 제목이겠네요. 엄홍길씨는 ‘도전만이 우리를 살아있게 만들며, 끝없이 도전하는 세상에 절망은 없다’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엄홍길씨는 더욱더 중요한 것은 도전하여 정상에 ‘올랐다’라는 결과가 아니라 오르는 ‘과정’이라며 이렇게 말합니다.

 

과정은 언제나 힘들게 마련입니다. 그 힘든 과정을 즐겨야 합니다. 정상의 기쁨은 아주 잠시뿐입니다. 산은 나에게 바로 그런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마음속에서 수없이 불어오는 자만과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교만, 자아를 버리고 한 걸음 한 걸음씩 나를 올라야 한다는 가르침을.

 

그렇지요. 과정이 중요한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결과 지상주의는 반드시 고쳐져야 합니다. 결과만 좋으면 그 과정에 어떠한 탈법이나 불법이 저질러져도 눈 감는 세상은 바뀌어야 합니다. 사회가 이렇게 결과만 중시하니, 교육에서도 인성교육은 뒷전으로 가고, 어떻게 하든 일류로만 향하는 주입식 교육만 우선이지요. 그러니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입으로는 공정을 외치면서 뒤로는 엄마 찬스, 아빠 찬스를 써서 자기 자식은 앞서게 합니다.

 

책에서 엄홍길씨는 안나푸르나를 오르다가 추락하며 발목이 180도로 돌아간 일, 그럼에도 발목에 철심을 박고 10개월 만에 안나푸르나 재도전에 나선 이야기, 박무택 대원과 함께 칸첸중가를 오르다가 절벽 중간에서 밤을 새우며 자면 안 된다고 서로를 부르며 밤을 세운 이야기 등 본인 자신과 싸운 이야기, 본인 자신과 싸워야 할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불굴의 도전정신, 희망과 꿈과 용기를 젊은이들에게 그리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책을 보면서 저도 여러분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글이 너무 길어지니 여기서 멈추겠습니다. 마침 엄홍길씨가 책에서 저도 좋아하는 사무엘 울만의 시 ‘청춘’을 인용하고 있어, 저도 ‘청춘’을 읊조리며 퇴장합니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하나니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니라

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수성과 의지력

그리고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함을 뜻하나니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

그 탁월한 정신력을 뜻하나니

때로는 스무 살 청년보다 예순 살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네.

누구나 세월만으로 늙어가지 않고

이상을 잃어버릴 때 늙어가나니

 

세월은 피부의 주름을 늘리지만

열정을 가진 마음을 시들게 하진 못하지.

근심과 두려움, 자신감을 잃는 것이

우리 기백을 죽이고 마음을 시들게 하네.

 

그대가 젊어 있는 한

예순이건 열여섯이건 가슴 속에는

경이로움을 향한 동경과 아이처럼 왕성한 탐구심과

인생에서 기쁨을 얻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법.

 

그대와 나의 가슴 속에는 이심전심의 안테나가 있어

사람들과 신으로부터 아름다움과 희망.

기쁨, 용기, 힘의 영감을 받는 한

언제까지나 청춘일 수 있네.

영감이 끊기고

정신이 냉소의 눈(雪)에 덮이고

비탄의 얼음(氷)에 갇힐 때

그대는 스무 살이라도 늙은이가 되네

그러나 머리를 높이 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그대는 여든 살이어도 늘 푸른 청춘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