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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경제와 내포제시조, 말 붙임 형태가 서로 달라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533]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서울, 경기지방에 전승되어오는 경제(京制)와 충청지방의 내포제(內浦制) 평시조는 “노고지리” 부분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점, 경제는 낮은음으로 떨어진 다음 곧바로 제자리로 올라가지만, 내포제는 그대로 낮게 처리하는 점, 밑에서 위로 쳐들고 올라가지 않는다고 이야기하였다.

 

이번 주에는 또 다른 점을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떨어진 음을 서울, 경기지방의 시조처럼, 곧바로 위로 쳐들고 올라가지 않는 진행은 양반의 고장, 충청지역의 특징을 그대로 들어내 보이고있는 듯하다. 빠른 속도로 굴곡을 넣어 부르는 서민들의 민요보다는 변화 선율이 상대적으로 적은, 그러면서도 속도가 느긋한 시조창을 선호해 온 충청의 특징을 그대로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선율의 다양한 변화보다는 비교적 단순하게 처리하는 진행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결정적인 차이점으로는 가사 붙이는 박의 위치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아래의 <악보 1>은 평시조 “동창이 밝았느냐”의 중장이 시작되는 <소 치는> 부분이다. 경제와 내포제 공히 “소 치는” 3글자를 5박에 붙이는데, 이 부분의 말 붙이는 형태를 비교해 보면, 현저하게 다른 차이를 발견하게 된다.

 

<악보 1> 중장 <소치는…>

 

위 악보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경제에서는 제1박의 ‘소’, 제4박에서 ‘치느’, 제5박에서 마무리 하나, 내포제는 제1박에서 곧바로 ‘소치는’을 붙여낸 뒤, ‘으’ 모음을 잡고 나가다가 마지막 박에서 마무리한다. 이뿐 아니라 종장의 제1각, “재넘어” 부분에서도 경제와 내포제는 글자 붙임을 달리하고 있다.

 

특히, 가사 붙이는 형태가 심하게 다른 부분은 <악보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종장의 제2각“사래 긴 밭을” 부분이다.

 

악보2 <종장 제2각 “사래긴 밭”…>

 

위의 악보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경제는 ‘사래긴’을 제1~5박에 걸쳐 처리하는 반면, 내포제는 제1~3박 내에서 처리하는 점이 비교된다. 그리고 그다음의 글자 “밭”을 경제에서는 제6박에 붙여 제8박에서 마무리하지만, 내포제는 제4박에 붙여 나간다.

 

이처럼 내포제 시조는 가사의 뜻이 명료하도록 글자를 붙여 의미를 분명하게 하는 특징이 있다고 하겠다. 마지막 제8박에서 낮게 떨어진 ‘중(㑖)’ 음은 머리를 들고 올라가지 않는다. 이것은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다.

 

세 번째 차이점이라면 세청(細淸)창법의 유무이다.

 

아래의 <악보3>은 ‘아희 놈은’을 노래하는 중장의 제2각이다. 경제에서는 높은음으로 올라간 ‘황(潢)’ 음을 속소리로 처리하는 반면, 내포제에서는 아예 높은 음을 배제하여 속소리 창법을 쓰지 않는다.

 

악보를 보면 경제에서는 중(仲, Ab)으로 시작된 음이 제4박에서 높은 潢(eb)으로 올라가 변화를 나타내지만, 이 부분의 내포제는 潢으로 올라가지 않고 林(Bb)으로 진행하고 있다. 경제는 潢을 속소리, 곧 세청으로 처리하나 내포제는 올라가는 부분 없이, 仲을 올려 떠는 방법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 올려 떠는 부분을 내포제 악보에서는 아예 林(b♭)으로 올려 기보하고 있으나, 이는 기보상의 오기이고 실제로는 仲, 많이 올라가야 유빈(㽔-a)정도다)

 

 

다시 말해 내포제 시조에는 潢으로 올라가는 부분이 없으므로 자연스럽게 세청의 창법도 출현하지 않는 것이다. (다음 주에 계속)